뮌헨으로 떠나는 여행

“이 가을 맥주에 한 번 취해볼까”

‘맥주의 도시’로 잘 알려진 뮌헨은 남부 독일에 위치한 바바리안 주의 주도로 BMW 자동차의 랜드 마크이기도 하며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3개의 오케스트라와 50여 개의 박물관 그리고 70여 개의 갤러리가 있는 문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또한 뮌헨에서 자동차로 1~2시간이면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모차르트의 출생지인 잘츠부르크,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있는 퓌센, 그리고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츄크슈비체까지 손쉽게 갈 수 있어 이곳에 머무르면서 다른 지역까지 여행하기 편리하다. 올가을 세계 제1의 맥주축제가 열리는 뮌헨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뮌헨에서 첫 번째로 꼭 들려야 할 곳이 바로 마리엔 광장이다. 이곳은 뮌헨의 구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한 광장으로 신시청사를 비롯한 여러 관광명소가 몰려있는 곳이다.

관광명소 몰려있는
‘마리엔 광장’

광장 주변으로 고급 백화점뿐만 아니라 저렴한 로컬 식료품 가게 그리고 비어가든이 위치해 있다. 저녁 6시가 넘으면 직장인들이나 연인들이 삼삼오오 이곳으로 모여들어 시원한 맥주를 한 잔씩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리엔 광장  신시청사·프라우엔 교회·빅투알리엔 시장 등
BMW  월드차에 관련한 최신 엔진기술까지 선보이고 있어



또한 마리엔 광장은 뮌헨에서 옛 역사를 잘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광장 앞에 고딕양식의 신시청사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시계탑이 있는데 신시청사의 시계탑 인형 춤은 뮌헨의 또 하나의 즐거운 볼거리 이다.

오전 11시와 정오가 되면 약 10분 동안 인형 춤이 시작되어 이 시간쯤 되면 마리엔 광장은 잠시 동안 사람들로 북적거리게 된다. 마리엔 광장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볼거리가 바로 프라우엔 교회이다.

똑같은 첨탑 두 개가 돔 모양의 지붕으로 마치 쌍둥이처럼 나란히 서있어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건축물이다. 두 개의 첨탑이 그냥 보기엔 같은 높이처럼 보이지만 북탑과 남탑의 높이가 각각 99m와 100m로 1m 차이가 난다. 이곳에 올라가면 마리엔 광장과 뮌헨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리엔 광장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뮌헨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인 빅투알리엔 시장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신선한 이 지역 특산물과 과일, 야채 그리고 독일 전통 소시지 등 식재료를 값싸게 살 수 있는 시장이다. 식재료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손으로 만든 공예품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구입할 수도 있다. 마켓 오픈 시간은 월요일에서 토요일 저녁 8시까지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기술 박물관
‘독일 박물관’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잊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 바로 독일 박물관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한해 140만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뮌헨의 명소인 이곳은 요트, 풍차, 산업용 로봇, 비행기 등 놀랄 만한 과학기술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기술 박물관이다. 주제에 따라 층별로 전시되어 있으며 방문객들은 독일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품들을 직접 만지고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과학이라는 주제에 관한 전시물을 직접 보고 만지면서 그 원리를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8세에서 12세의 아이들을 위한 에너지 테크놀러지, 채광, 알타미라 동굴 등 다양한 주제로 투어가 따로 제공되고 있으며 6~8주 전에 미리 예약하면 투어도 가능하다.

랜드 마크로 자리 잡은
‘BMW 월드’

뮌헨 도시하면 바로 빠질 수 없는 관광 명소가 BMW 월드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이곳은 BMW 차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전시에서부터 차에 관련한 최신 엔진기술까지 선보이고 있으며 또한 차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차량 딜리버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BMW 월드 건물 옆에 있는 BMW 박물관은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8년 6월에 재오픈했다.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전체 면적이 1000m²에서 5000m² 이상의 규모로 확대되어 현재 120여 대의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추크슈비체산  오스트리아와 뮌헨의 경계선에 위치
옥토버페스트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약 2주간 열려


BMW 박물관은 BMW 브랜드의 오래된 역사와 감동적인 순간을 나타내고 있다. BMW 박물관, 차량 딜리버리 센터를 갖춘 통합 커뮤니케이션 공간인 BMW 월드 그리고 BMW 본사 건물이 어우러져 소규모의 도시를 형성한 랜드 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BMW 월드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텐트 모양의 독특한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올림픽 경기장이다. 1972년 하계 올림픽을 대비하여 만들어졌으며 지금은 레저 스포츠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곳은 루프 클라임과 줄에 몸을 지탱해서 내려오는 아브세일링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제공되고 있어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운 장소가 될 것이다. 올림픽 파크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올림픽 타워이다.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면 뮌헨 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펼쳐져 그동안 여행 다녔던 곳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디즈니랜드 성의 모델
‘노이슈반슈타인 성’


뮌헨 여행 중이라면 시내에서 다소 떨어져 있더라도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가 있다. 뮌헨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1시간 4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퓌센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랜드 성을 지을 때 모델로 삼았을 정도로 매우 아름답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루드비히 2세 시대 때 가장 유명한 성으로 1869년에 착공되어 1896년에 완성되었는데 이 성이 완성되기 전 루드비히 2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잠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 성의 주인이기도 하였으며 직접 성을 디자인하기도 했었던 루드비히 2세는 바그너의 오페라를 좋아해 그 주제로 그려진 수많은 벽화가 남겨져 있다. 또한 이 성은 알프스 산맥 동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경관이 매우 아름답기까지 하여 최고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경험
‘추크슈비체 산’

뮌헨에서 남쪽으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추크슈비체 산 또한 꼭 잊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다. 이 산의 높이는 2964m로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케이블카와 등산열차를 타고 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올라가는 동안 케이블카에서 보는 눈에 덮인 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정상에 오르게 되면 날씨가 허락하는 한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그리고 스위스의 수천 개에 이르는 산봉우리를 볼 수 있다. 여름에도 눈과 얼음을 볼 수 있는 추크슈비체 산은 오스트리아와 뮌헨의 두 나라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어 산의 중간이 뮌헨과 오스트리아 국경으로 나뉘어져 있어 몇 발자국 차이로 국경을 넘나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세계 제1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는 1년 내내 각 지방의 특색에 맞춰 전국에 걸친 맥주 축제가 열리는데 그중에서도 축제 기간 중 1000여 개의 고유 민속 행사가 개최되는 세계적 관광 명소인 뮌헨 맥주축제가 가장 유명하다.

뮌헨은 역사를 자랑하는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등 6개의 맥주회사가 소재하는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이 뮌헨에서 매년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약 2주간에 걸쳐 가을 수확에 감사하는 옥토버페스트라는 세계 제1의 맥주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1810년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 루드비히와 작센의 테레사 공주와의 결혼을 축하한 경마 모임에서 비롯됐다.

현재는 기타 유럽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매년 약 600여 만 명의 맥주 애호가가 축제 기간 중 모이며, 이 기간 중 소비되는 맥주는 약 500만 리터(생맥주 500㏄로 1000만 잔), 닭은 65만 마리, 소시지는 110만 톤이나 되는 세계 제1의 맥주 축제가 됐다.

대회장이 되는 테레지아 구릉에는 맥주 회사가 설치한 대형 텐트들이 있는데 그 안에는 남녀, 인종 구분 없이 수백 명,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항상 만원을 이루며 멈추는 것을 잊어버린 듯한 민속 연주 밴드와 더불어 1000㏄짜리 저그에 맥주를 가득 채우고 어깨동무도 하고, 쭉 늘어서서 기차놀이도 하며 한마음이 되어 마음껏 맥주를 즐기다가 밴드의 리더가 건배를 선창하면 일제히 서서 저그를 높게 들고 건배를 하기도 하는 등 맥주를 매개로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며 도취하곤 한다.

그리고 텐트 주변에는 각종 이벤트를 위한 가설 무대, 위락 시설 등이 설치되어서 어른과 어린이, 세계 각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 어우러져 가을의 수확을 기뻐하는 맥주 축제가 열린다.


<뮌헨여행정보>

▶뮌헨으로 가는 길=인천에서 독일 뮌헨까지는 루프한자 독일 항공이 월, 화, 수, 금, 토, 일 주 6회 직항운항을 하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11시간 40분이다. 또한 부산에서도 인천을 경유하여 독일 뮌헨까지 화, 금, 일 주 3회 직항운항을 하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14시간 5분이다.
핀에어를 타고 헬싱키를 거쳐 뮌헨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핀에어는 주 4회 인천-헬싱키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기후와 복장=한국과 같이 사계절의 구분이 명확하다. 1년 내내 건조하기 때문에 여름이라도 얇은 스웨터나 재킷을 준비해야 좋다.
▶시차=한국이 8시간 빠르지만 3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일요일까지는 서머타임을 적용하여 7시간 빠르다.
<자료제공=뮌헨 관광청 한국 사무소(02)777-9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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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이 가장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외환 혐의’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핵심이다. 일부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특검은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게 윤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게 ‘V(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확보한 군 장교 녹취록의 일부 내용이다. 조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조 특검팀은 이 녹취록 외에도 외환 혐의 입증이 가능한 다수의 물적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다. 잃어버린 무인기 조 특검팀은 지난해 10월과 12월 소형 정찰 드론 2대가 사라졌다는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 보고서를 확보했다. 조 특검팀이 확보한 국방부 감사관실 보고서는 지난달 말 작성됐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지난해 10월15일과 12월19일 각각 백령도와 속초 대대에서 소형 정찰 드론 기체 2대를 잃어버려 찾지 못했다며 그 사유를 ‘원인 미상’이라고 기록한 게 핵심이다. 드론 소실 시점은 같은 해 10월 북한 외무성이 한국 무인기가 삐라(대북 전단)를 살포했다고 발표한 시기(10월 3·9·10일)와 11월 초 북한 함경남도 차호 잠수함 기지로 드론을 보냈다는 군 내부 제보 시점과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은 “차호 잠수함 기지까지 (드론을) 간신히 보낼 수 있었다”며 “매뉴얼 제원상 (최대 항속거리가) 500㎞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군 현역 장교 증언을 확보했다. 보고서에서 국방부 산하 국립과학연구소가 드론사에 무상 증여한 소형 정찰 드론 중 고장나거나 소실된 것은 총 8대다. 이 중 2대는 2023년 10월 ‘원인 미상 엔진 정지’ ‘공기 속도 센서 결함’ 등으로 고장 사유가 기록돼있다. 지난해 1월과 6월, 10월 무인기 파손 역시 구체적인 사유가 적혀있다. 11월7일 난기류와 강풍 때문에 추락한 드론은 속초·양양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월15일, 12월19일 잃어버린 드론은 회수하지 못했고 사유 역시 ‘원인 미상’ 처리됐다. 군수품관리법에 따라 무인기가 소실되면 그 이유 등을 정확히 기록해 국방부에 신고해야 한다. 특검팀은 드론 2기 소실 경위와 사후 조사가 부실한 이유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국방부 감사관실은 평양·연천 등에서 발견된 드론과 동일 기종을 지난 1월22일 전수조사했다. 백령도는 북한이 지난해 10월19일 평양에서 ‘추락한 드론’의 동체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륙 지점이라고 발표한 곳이다. 윤 “평양에 무인기 보내라” 지시 의혹 특검 “V가 북 반응 좋아해” 녹취 확보 국방부는 드론사 예하 김포·백령도·연천·속초 가운데 백령도 대대는 방문 조사를 하지 않고 유선 조사만 했다고 한다. 장부에 기록된 내용과 재고 상황이 정확한지 현장에서 실물을 확인한 다른 부대와 달리 백령도는 보고받은 사진을 바탕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드론사 관계자를 소환해 ‘북풍 몰이’ 목적으로 평양 등에 드론을 보냈는지 여부와 소실 배경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앞서 ‘평양 드론 침투’ 의혹과 관련 “김용대 사령관이 V(윤 전 대통령) 지시다. 국방부와 합참 모르게 해야 된다(고 했다)” “삐라(전단) 살포도 해야 하고, 불안감 조성을 위해 일부러 (드론을) 노출할 필요가 있었다”는 내용의 현역 장교 녹취록을 확보했다. 녹취록엔 당시 북한의 위협적 반응에 “VIP와 장관이 박수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녹취록에는 “(무인기를) 의도적으로 (북한에) 노출할 생각이 있었지만 떨어뜨릴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무인기가 개조되면서) 기체 불안정성 때문에 추락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품고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비행 자체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체 성능 자체가 안 되어서 손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했다. 군 측은 지금까지 평양 드론 침투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또 군은 작전에 사용된 드론 추락을 염려하기도 했다. 본래 설계와 다르게 자체 개조됐기 때문이라는 게 부 의원실의 판단이다. 외환 혐의 규명 필요 부 의원실이 지난 5월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북 전단 무인기 비교 분석’ 자료는, 북한에 떨어진 무인기와 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에 납품한 무인기와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충격 방지를 위한 ‘랜딩폼’ 부품이 빠지고 전단 살포를 위한 전단통이 개조돼 붙어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애초 전단 살포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무인기 구조를 변경하면서 기체가 불안정해져, 전단 살포 시 추락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무인기는 소음이 너무 커서 군사작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환 혐의는 지금까지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조사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지난 1일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 정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드론사 간부들이 줄소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팀은 드론 평양 침투 외에도 외환 행위 고소·고발 사건과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충돌을 야기하려고 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결국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통해 꼬리가 잡힌 ‘북풍 공작’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경찰이 노 전 사령관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수첩에는 비상계엄 당시 ‘수거(체포)’해야 할 명단이 적혔고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 시키는 방안” 등이 담겼다. 또 수첩에는 북한과의 접촉 방법도 “비공식 방법, 무엇을 내어줄 것인가, 접촉 시 보안 대책은?”이라고 구체적으로 적혔다.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원점 타격’으로 전쟁 상황을 연출해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0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김용현 전 장관이 ‘북한 오물 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 합동참모본부 지통실(지휘통제실)에 직접 내려가서 지휘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급박한 계획 변경 비상계엄 선포 뒤 노 전 사령관이 지휘하는 수사2단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직원 조사 임무를 맡기로 했던 김봉규 정보사 대령도 지난해 11월2일 경기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노씨가 “비상계엄 관련해서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고 “언론에 특별한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말,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게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 하루 전날을 콕 집어 조기 귀국을 종용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두 인물의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계엄 9일 전이던 지난해 11월24일 일요일,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때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자신이 곧 해외 출장을 간다는 사실을 알렸다. 문 전 사령관은 같은 해 11월25일부터 29일까지 대만 출장이 예정돼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노 전 사령관이 흥분하면서 화를 냈다. 그는 문 전 사령관에게 “이 중요한 시기에 무슨 해외 출장을 가느냐”며 “출장을 당장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문 전 사령관은 황당해하며 “이미 약속된 일”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노 전 사령관은 “늦어도 수요일 밤까지는 귀국하라”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수요일 밤’은 11월27일이다. 하루 뒤인 28일은 북한이 33번째 오물 풍선을 부양한 날이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실제 귀국 비행기표를 11월27일 수요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기상 악화 등의 변수가 생기며 이날 귀국하지 못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북한 오물 풍선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무렵, 정보사 대령들에게 ‘오물 풍선 원점 타격’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도 확인된다. 김 대령은 검찰 조사에서 “노상원 전 사령관도 오물 풍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며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내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해야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방첩사, 비상계엄 당일까지 위기감 고조 합참, 북 원점 타격·대응 김 지시 거부 지난해 11월 초, 노 전 사령관은 김 대령과 문 전 사령관을 안산 상록수역으로 불러 앞서 지시한 인원 선발이 다 됐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이때도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리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하고 지원 세력을 타격할 수 있어서 너희가 임무 수행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이 같은 계획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의 32번째 오물 풍선 부양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17일 지상작전사령부에 “오물 풍선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시 경고 사격을 하고, 북한이 화기 도발을 하면 지체 없이 원점을 타격하도록 대응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수처는 박모 방첩사 대령의 진술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재학 방첩사 대령의 검찰 진술에도 “상황이 위중하니 부대에 위치해 있으라”는 얘기를 사령부로부터 들었다. 그는 “그전까지 북한 오물 풍선이 30여회 정도 떴는데, 그날따라 이상했다. 오물 풍선이 국지전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 사령관이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지난달 군사 재판에서 북한 오물 풍선 대응과 연결된 ‘국지전 시나리오’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3일 법원에 출석해 “그때 상황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12월 1~2일쯤 사령관 되는 군인들이 가장 걱정한 건 북한 쓰레기 풍선이었다”며 “방첩사령관으로서 쓰레기 풍선에서 삐라가 떨어지는데 그걸 수거해 분석하는 게 방첩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군들은 북한 오물 풍선 때문에 뭔 일 터지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이 태반이었고, 걱정스러워서 (장군들과) 통화를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합참은 김 전 장관이 내린 경고 사격 지시에 소극적인 입장이었고, 오히려 다른 방식을 김 전 장관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내부의 이 같은 기류는 합참에 파견된 박 대령을 통해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됐다. 국지전 도발했다 반면 여 전 사령관은 북한 오물 풍선 대응 지침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방첩사 내부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12·3 내란 사태 당일에는 “적 오물 풍선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라며 주요 간부들에게 준비 태세 확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