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성추문 낙마' 이참 전 한국관관공사 사장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11.18 14:13:18
  • 댓글 0개

파란 눈서 흐른 눈물은…억울? 참회?

[일요시사=사회팀]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이 전격 사퇴했다. 일본 성인업소에서 마사지를 받았다는 성접대 의혹을 받고 물러난 것. 그는 논란 속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조직에 가해지는 압박과 부담을 감안해 사퇴했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이참 전 사장이 자신을 둘러싼 성접대 의혹에 대해 “성접대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지난 15일, 사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 전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관광공사에서 사임식을 열고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성접대 논란 속
끝내 사퇴…

이 전 사장이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외부 용역업체로부터 일본에서 퇴폐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결국 사퇴했다. 이 전 사장과 일본 여행에 동행한 관광공사 용역업체 임원 인 이모씨는 자신의 안내로 일행이 도쿄 요시와라 소재 퇴폐 업소인 ‘소프랜드(Soap Land)’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1인당 75만원의 여행비용도 일본 현지 관광업체에서 부담했다고 폭로했다.

이 전 사장 측은 보도에서 언급된 여행은 “이참 사장이 설 연휴를 이용해 평소 잘 아는 지인들과 함께 휴가 차 일본 여행을 간 것”이라며 “현지 경비는 각각 일정액을 부담해 공동 집행했고 현지 테마파크 인근 명소를 둘러보는 것이 주요 일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광공사는 이 전 사장이 소프랜드를 갔는지 안 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전 사장이 일본을 간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본에서 퇴폐업소를 방문했는지가 중요한데 정작 이 부분은 해명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공사는 사건 최초 제보자인 이모씨가 관광공사 측과 사업 협력이 무산되자 이 전 사장을 음해하려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관광공사는 자료에서 “제보자로 언급된 이모씨가 관광공사와의 협력 사업이 중지되자  일방적으로 허위사실을 제보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모씨가 운영했던 협력 회사는 관광공사 무인 정보 안내시스템인 ‘키오스크’의 시스템 개발과 운영을 맡았었다. 2010년부터 23곳의 키오스크를 운영하며 관광공사 5억원, 해당 지방자치단체 1억5000억원 등 총 6억5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그러나 키오스크는 올해 초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현재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모씨는 이 과정에서 관광공사에 추가 용역비로 1억5000만원을 청구했지만 거절 당하자 최근 해당 팀장을 사기죄로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이 전 사장은 “2012년 연초 개인휴가를 내고 오랫동안 친분이 있던 지인과 함께 일본으로 온천여행을 다녀왔다. 여기에는 공사의 무인 안내 키오스크 사업 용역을 맡은 협력회사 임원(언론 제보자)이 동행했으며 현지 키오스크 업체 사람들을 만나는 일정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오스크를 활용해 공사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겠다고 봤기 때문에 자리를 함께 했다. 내 의욕도 강했고, 잘해나갈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협력회사 관계자와 동행했다”는 것이다.

또 “여행 중 일본 업체로부터 정당하지 못한 대접을 받은 바 없고 논란이 되고 있는 장소도 제보자가 말하는 ‘소프랜드’가 아닌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곳임을 확인한 후 저녁식사 전 간단한 휴식을 위해 방문했다. 요금 역시 제보자의 주장처럼 큰 금액이 아니었으며 회비를 가지고 있던 지인이 지출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본 퇴폐업소 출입 성접대 의혹 제기
“마사지만…”결백 주장하다 결국 사퇴


이어 “현직에 있으면서 이 사실을 명확히 입증하고 법적인 절차를 밟아 심히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고 싶고 그럴 자신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로 인해 우리 공사 조직에 가해지는 압박과 부담이 대단히 커 보이고 이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 전 사장은 “한국관광공사 수장으로서 관광산업, 그리고 조직을 위해 이제 물러나고자 한다. 아쉬움을 곱씹으며 차분히 생각해봤지만 이것이 최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퇴임식 후 미소로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 전 사장은 지난 2009년에 관광공사 사장으로 취임해 작년, 3년 임기에서 연임에 성공한 뒤 지난 7월까지 사장이 정해지지 않아 사장직을 지속해 왔다. 관광공사 측은 “이참 사장 취임 이래 당시 781만명이던 외래관광객이 올해 1250만명(예정)으로 60%가 증가했고, 숙박시설 확충, 관광벤처 사업, 프리미엄 여행상품 개발, 현장 중심 창의 마케팅 등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차기 사장 선임은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모형태로 진행하면 최소 2개월 정도가 걸릴 예정이다. 관광공사는 강기홍 부사장이 직무를 대행한다.

민주당은 이 전 사장 사퇴와 관련해 “혹시 논공행상용 자리재배치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지난 15일 이 전 사장 사퇴와 관련 서면 브리핑을 통해 “공공기관장에게 도덕성과 자질의 문제가 드러난다면 물러나야 마땅하지만 국민들은 유독 대선공신 논공행상 논란이 한창인 이때에 포스코, KT에 이어 한국관관공사 사장과 관련해서도 느닷없는 사고와 사퇴행렬이 이어지고 있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혹시 공공기관 인사 전반에 대한 대선 논공행상과 자리 나눠먹기 차원의 자리재배치가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는 국민적 의구심과 일련의 사퇴행렬이 깊은 연관을 갖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에 또 어떤 공기업과 ‘좋은 자리’의 사장들이 논란 속에 물러나게 될까.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은 박근혜정부에서 벌어지는 아귀다툼에 주름살 하나 늘어날 뿐”이라고 비판했다.

고개 숙인 이참
불명예 퇴임

이 전 사장이 관광공사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차기 사장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일본 퇴폐업소 출입 의혹으로 불명예스러운 퇴임을 했지만 재직 중 외래관광객 1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한국 관광 산업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특히 2009년 7월 취임 후 4년3개월 동안 역대 공기업 최장수 사장으로 재직해 왔기에 차기 사장직에 더욱 관심이 높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현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대략 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이름이 거론된 이는 유명 연예인 출신인 쟈니 윤(본명 윤종승)이다. 1936년생인 그는 올해 77세로 올 초 이미 ‘내정설’이 흘러나왔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의 재외선거대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다만 관광 분야 경험이 전무한 것이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 또한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차기 인선 작업이 늦어지면서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서 귀화한 뒤 방송 활약
MB 눈에 들어 ‘최장수 사장’


곽영진 문화체육관광부 전 1차관과 권경상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도 꾸준히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업무 연관성만 놓고 본다면 두 후보가 가장 유력하다. 곽 전 차관은 문화관광부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것이 강점.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도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점도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권경상 총장 또한 문체부 관광국장을 역임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걸린다. 최근 정부는 공기업 사장에 관료 출신을 배제한다고 방침을 굳힌 후 후보군에서 제외됐다는 소문이다.

업계 출신으로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와 강우현 남이섬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공직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관광공사 내부 승진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내부 승진으로 사장직에 오른 예가 없지만 업계와 내부 사정에 밝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종합일간지 출신 여행전문기자도 후보군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 관계자는 “먼저 이참 사장이 불명예 사퇴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후보인선은 한국관광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덕망있는 분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푸른 눈의
귀화 한국인

독일인인 이 전 사장은 한국에서 성공한 귀화 외국인의 표상으로 꼽힌다. 본명은 베른하르트 크반트(Bernhard Quandt)로, 독일 라인란트필츠 바트크로이츠나흐 출신이다. 그는 독일 구텐베르크 대학에서 불문학과 신학을 전공하고 미국 트리니티 신학대학에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8년 통일교 관련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뒤 한국의 매력에 푹 빠졌고, 한국에 정착했다. 1980년 교육방송 독일어 강의를 시작으로, KBS 1TV <지구촌 파노라마>의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며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1982년에는 통일교에서 만난 한국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고, 1986년에 한국으로 귀화해 ‘독일 이씨’의 시조가 됐다. 독일인 남자로는 첫 번째, 유럽인 통틀어 스물다섯 번째였다. 귀화 당시에는 나라 ‘한’, 도울 ‘우’를 써 ‘이한우’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현재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이후 그는 하일(로버트 할리), 이다도시 등과 함께 대표 외국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외국인 배우 시대’의 문을 열었다. 1994년 KBS 인기 드라마 <딸부잣집>에 권차령과 결혼하는 외국인 남편 칼로마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1995년엔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을 수상했다.

그 뒤에도 MBC <제5공화국>,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천국의 계단> 등 굵직굵직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지금의 샘 해밍턴과 같은 큰 인기를 누렸다.

리포터와 CF모델 등으로도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연예인인 동시에 대학교수, 경영인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 공직 사회에 발을 딛기 시작했다. 2001년엔 한국사회에 참여한다는 뜻으로 참여할 ‘참’을 써 ‘이참’이란 이름으로 다시 개명했다.

차기 사장은…쟈니 윤 등 거론

그의 정치활동은 같은 소망교회 장로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변에서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던 시기에 서울시 홍보대사와 ‘아리수(서울시 수돗물)’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2007년 대선 당시에는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회 특별보좌관으로 이 전 대통령을 도왔다.

2008년 총선 때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하기도 했다. 2009년 7월 대한민국 공기업 최초로 한국관광공사에 외국계 한국인 사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그가 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되자 ‘고소영’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 사장의 영입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변화? 낙하산?
엇갈리는 평가

‘관광’이라는 분야의 특성상 3년은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 짧은 시간이지만 그는 취임 후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놨다. 임기 기간 내 외국인 관광객 수가 매년 11∼13%의 ‘두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 2011년엔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외국어에 능통하고, 색다른 시각에서 한국을 바라볼 수 있는 점도 이 전 사장의 장점으로 꼽혔다. 올해 초에는 대학생이 가장 닮고 싶은 CEO ‘공기업’ 부문 1위에 오르며 주목받기도 했다.

반면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는 떨쳐내지 못했다. 관광공사가 2011년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가장 하위의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지난해 그가 연임에 성공하자 안팎에서 비판이 일었다. 당시 관광공사 1층 로비에는 경영진을 성토하는 노동조합의 대자보가 몇 달째 붙어 있기도 했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4대강 홍보에는 지난 2011년보다 446% 증가한 30억원을 지출한 반면 한류관광에는 불과 8억원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4대강사업이 MB정부의 대표적인 국책사업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전 대통령과 이 사장의 친밀도는 상당하다는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그는 3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에까지 성공하면서 ‘귀화 1호 공기업’ 사장이라는 수식어 외에도 다양한 타이틀을 달게 됐다. 1973년 관광공사법 개정으로 총재 체제에서 사장 체제로 바뀐 후 40년간 역대 한국관광공사 사장 가운데 3년 기본 임기를 채운 전례는 이 사장을 포함해 단 3명뿐이다.

이 전 사장은 특히 역대 사장 중 유일하게 1년 추가 연임까지 채운 사장으로 모두 4년3개월 넘게 ‘최장수 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는 기록도 세웠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관광공사를 포함한 공공기관의 후속 인사가 미뤄지면서 올해 7월29일로 추가 임기가 끝난 상태지만 최근까지 사장직을 수행해왔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이참은?]

▲독일 출생
▲구텐버그대 불문학, 신학과 학사
▲트리니티대 대학원 성서상담학 석사
▲한독상공회의소 이사
▲해성 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문화관광부 한국방문의해 추진위원
▲참스마트 대표이사
▲빅웰 회장
▲KTF 사외이사
▲기아자동차 고문
▲기획예산처 혁신 자문위원
▲예일회계법인 고문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회 특보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