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패션쇼 뺨치는 여자골프 ‘갈라 디너파티’ 속으로~

멋지게 보여서 나쁠 건 없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달 16일. 영종도 하얏트호텔에서 ‘갈라 디너’ 파티가 열렸다. 프로골프대회는 본대회에 앞서 전야제 성격의 파티를 여는데 이 자리에는 출전 선수는 물론 대회 스폰서와 프로암에 참가했던 VIP가 모두 모인다.

 

파티의 하이라이트는 선수들의 의상이다. 일주일 내내 폴로셔츠와 바지, 치마를 입고 생활하는 선수들은 이날만큼은 자신이 입고 싶은 옷으로 한껏 멋을 낸다. 레드카펫을 밟는 여배우처럼 치열한 스타일 경쟁이 벌어진다.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은 “프로암 파티는 선수들이 가장 예쁘게 하고 오려는 곳이다. 할리우드 스타처럼 신경 쓰는 선수가 많다”고 했다.

여자 골퍼들의 치열한 스타일 경쟁

선수들의 스타일에는 나름의 공식이 있다. 미국·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를 돌며 대회를 치르는 선수들은 각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에 맞춰 옷을 입는 데 가장 신경을 쓴다. 파티문화에 익숙한 서양에서는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오프 숄더 의상이 눈에 띄게 많지만, 아시아 대회에 출전할 때는 옷차림이 단정해진다. 하나·외환 챔피언십 갈라 디너에서 출전선수 78명 중 30명에게 베스트 드레서에 대해 물어봤다.
1위는 폴라 크리머(27·미국)였다. 크리머는 전체의 3분의1인 10표를 얻었다. 최근 미국의 한 온라인 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에서 LPGA투어의 섹시골퍼 1위로도 뽑힌 크리머는 몸매에 대한 자신감이 강하다. 패션에 대한 관심도 많아 “하루에도 몇 차례씩 옷을 갈아입는다. 프로골퍼가 안 됐다면 패션 관련 일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머는 대회장에 드레스용 트렁크를 따로 들고 다니면서 여러 벌의 드레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입는다고 했다. 평소 팔과 어깨는 물론 다리가 시원하게 드러나는 파격적인 의상을 즐기지만 이날은 몸에 달라붙는 보랏빛 원피스에 단정하게 묶은 헤어 스타일로 동료 선수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희영은 5표를 받아 2위에 올랐다. 박희영은 세련된 하늘색 민소매 원피스와 은색 하이힐로 우아한 멋을 냈다. 파랑, 주황, 녹색 같은 튀는 색깔의 골프웨어를 즐겨 입는 박희영은 프로암 파티 때도 튀는 스타일을 즐긴다.

지난주 열린 사임다비 말레이시아 프로암 파티에서는 가슴과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오프 숄더에 허벅지 밑으로 속이 훤히 보이는 시스루룩 스커트를 입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박희영은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옷을 입는다. 골프웨어는 아무리 여성스럽게 입어도 보이시해 보이기 때문에 프로암 파티 때 평소 입어보고 싶었던 여성스러운 옷을 다 시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3위는 나란히 3표를 받은 서희경(27·하이트진로)과 나탈리 걸비스(30·미국)였다. 한국 투어 활동 시절 ‘필드의 패션모델’로 불린 서희경은 필드 밖에서도 패션감각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희경을 베스트 드레서로 뽑은 폴라 크리머는 “서희경은 파티 분위기에 맞는 옷을 적절히 선택해 분위기를 살린다”고 했다. 서희경은 이날 S라인이 돋보이는 새빨간 드레스에 까만 에나멜 하이힐을 신고 강렬한 시선을 받았다.

서희경·걸비스 공동 3위


크리머와 함께 LPGA투어를 대표하는 미국의 섹시골퍼로 꼽히는 걸비스는 이날 평소의 섹시한 이미지를 벗고 노출이 전혀 없는 의상을 입었다. 호피무늬의 귀여운 원피스와 베이지색 구두로 가을 분위기를 냈다. 그러나 누드화보를 즐겨 찍는 섹시한 이미지가 너무 부각된 탓인지 박희영과 산드라 갈(28·독일) 등으로부터 표를 받는 데 그쳤다.
‘8등신 미녀’ 산드라 갈은 2표를 얻어 5위에 올랐다. 183㎝의 키에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인 갈은 코스 안에서 몸에 쫙 달라붙는 짧은 팬츠와 민소매 셔츠를 트레이드마크처럼 입는다. 그녀는 코스 밖에서도 긴 팔다리와 각선미가 드러나는 옷을 즐긴다. 갈은 “사람들은 나를 섹시한 이미지로 보는 경향이 많지만 사실 우아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나 갈은 이날 빨간색 미니원피스와 빨간 립스틱, 빨간 매니큐어로 코디해 우아하기보다는 섹시했다.
한국 선수들도 이제 파티 문화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프로암 이후 골프웨어 복장 그대로 참석하는 ‘한국식 프로암 파티 문화’에 익숙했던 선수들은 미국 진출 초기 프로암 파티에서 촌스러운 스타일로 통했다. 티셔츠에 면바지 같은 파티와 격이 맞지 않는 옷을 입거나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과 과한 헤어스타일링으로 비웃음을 받았다.
 

프로선수 패션만큼은 KLPGA > LPGA
한국 선수들, 단정한 스타일이 대세

10㎝가 넘는 하이힐을 신고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하지만 이제는 몸에 맞지 않는 옷과 스타일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과하지 않은 옷을 골라 입는다. 신지애(25·미래에셋)와 최나연(26·SK텔레콤), 지은희(27·한화)는 단정한 바지 정장 스타일을 즐긴다. 모자부터 신발까지 올 블랙으로 코디한 신지애는 “날씬해 보이는 검은색 옷을 좋아한다. 튀지 않는 색과 스타일이기 때문에 모자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다”고 했다. 신지애는 2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암 파티 때 치마와 12㎝짜리 킬힐을 신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편안하고 무난한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최나연도 지난해까지 가끔 치마를 입었지만 올해는 바지만 고집하고 있다. 최나연은 “치마도 입고 굽이 10㎝ 넘는 구두도 신어봤는데 너무 불편했고 다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 섹시한 스타일보다는 모범생 스타일이 나한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신발이나 안경, 클러치백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박인비(25·KB금융그룹)와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은 단정한 치마 정장을 즐겨 입는다. 가을 느낌이 짙은 자주색 니트 원피스를 입은 유소연은 “옷에 관심이 많아 프로암 때마다 그날의 의상콘셉트를 정하고 입는다. 방문하는 도시나 국가, 계절 등에 맞춰 컬러나 스타일을 생각하고 쇼핑도 자주 한다”고 했다. 박인비는 “튀는 스타일을 안 좋아해 검은색과 파란색 옷이 많다. 단정하면서도 무난한 옷을 즐겨 입는 편”이라고 말했다.
요즘 여자대회장에서는 같은 한국 선수라도 LPGA투어 소속 선수인지, KLPGA투어 소속 선수인지 사진기자와 카메라맨은 멀리서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판단 근거는 두 가지라고 한다. 첫째는 LPGA투어 선수들은 KLPGA투어 소속 선수보다 경기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고, 둘째는 KLPGA투어 소속 선수들의 패션이 훨씬 멋지다는 것이다. 원색의 옷, 진한 메이크업, 짧은 치마로 무장한 ‘필드의 패션모델’은 대부분 KLPGA투어 소속 선수였다.

옷은 잘 입었지만 성적은 정반대

KLPGA와 LPGA투어를 모두 경험한 이일희(볼빅)는 “개인차가 있지만 두 투어의 패션 차이도 크다. LPGA에서는 이동거리가 긴 데다 한 번 삐끗하면 컷오프 당하는 전쟁터라 99.9%의 에너지를 골프에 쏟는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이동 거리가 짧고 분위기상 패션을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분위기란 예뻐야 좋은 조건으로 스폰서 등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선 실력보다 외모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얘기다.
멋지게 보여서 나쁠 건 없다. 카메라맨들은 “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보다 K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가 패션이 좋아 화면도 잘 받는다”고 말했다.
경기 결과는 패션과 반비례했다. 이날 언더파를 친 32명 중 KLPGA 소속 선수는 4명이었다. 참가자 78명 중 KLPGA 소속 프로가 16명인 것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다.
털털한 반바지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경기에 나오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오후 1시(경기 전 외모)에 주목받는 것보다 오후 6시(경기결과)에 주목받아야 하는 게 선수”라고 말했다.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력이라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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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