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은밀한 성 이야기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11.04 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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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꽃할매 “늙어도 하고 싶다”

[일요시사=사회팀] 전체 인구 중 노인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2019년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사회적 소수집단이었던 노인들이 다수집단으로 옮겨가며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나이를 잊은 ‘젊은 노인’들의 아름다운 성을 들여다봤다.




지금 노인은 예전의 노인과 다르다. 요즘 노인들은 노년의 삶을 단순한 수명 연장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삶의 질’과 ‘행복’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사랑과 성생활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비아그라 등 약물에 의지하는 경우는 이제 흔한 모습이다.

노인의 성
‘봉인해제’

노인들의 세상이 업그레이드 됐다. 세파에 주름을 속일 수는 없을지언정 마음만은 청춘인 꽃할배, 꽃할매들이 점점 늘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죽어도 좋아>가 상영된 뒤 많은 사람들이 노인의 성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영화가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처럼 청춘 못지않은 할배, 할매들의 <섹스앤더시티>가 현실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노인들의 규칙적 성생활은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노인 남성은 고환과 음경의 위축이 방지돼 전립선 질환이 예방된다고 한다. 노인 여성은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노화도 방지되고 자신감도 높아지며 심폐기능까지 좋아지고 면역기능도 상승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만병통치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보건복지부가 전국의 65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성생활을 한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66%. 노인 3명 중 2명 이상이 지속적인 성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할배, 할매들의 섹스라이프는 대략 10여 년전 까지만 해도 당사자나 주변에서 숨기고 싶었던 부분이다. 당시 노인의 성문제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단어가 탑골공원이나 호수공원(일산) 등을 근거지로 활동한 일명 ‘박카스 아줌마’였다. 이는 노인의 성을 비로소 사회 문제로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노인의 성 관련 범죄와 성병 증가와 같은 문제, 그리고 건강한 노인의 성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지게 됐다.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유혹하는 박카스 아줌마 부대는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노인들의 로맨스는 훨씬 더 다각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사랑이 꽃피는 장소는 ‘사회복지관’이다. 갈 곳이 없어 노인정, 복덕방 혹은 기원 그도 아니면 공원 같은 장소를 배회해야 했던 노인들은 이제는 갈 곳이 너무 많아 고민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노인 아닌 노인들이 증가했다. 할배·할매라고 불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 꽃노년들의 문화 활동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동시에 연애사업도 진행된다. 그 시작은 지역 사회복지관이다.

한 사회복지관 의무실에 근무하는 간호사에 따르면, 어느 정도 여유롭고 팔팔한 노인들의 일상은 대부분 복지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특히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복지관으로 모이면서 노인 집단도 자연스럽게 서열화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해진다. 노인들도 서로 외모와 능력을 따지며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부에는 늘 실세가 있어 실세 눈 밖에 나면 복지관에서 팽 당하기 일쑤다.

사회복지관 클래스의 선택권은 거의 꽃할매들의 전권이다. 잘 생기고 유머러스한 할배들은 환영을 받지만 조건이 부실한 할배들은 집단 중심에서 소외된다. 즉 꽃할매들의 눈 밖에 나도 복지관에서 제대로 기를 펼 수 없다. 진정한 실세는 이 꽃할매들인 것이다.

노인들이 사회복지관에 모이는 이유는 우리 사회 어느 곳보다 동년배가 많고, 노년층 맞춤형 프로그램과 의료시설과 문화시설, 건강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지역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거동할 힘만 있으면 무리해서라도 사회복지관을 찾는 이유다.

그리고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주어지는 사회복지 혜택인 대중교통 무임승차는 노인들에게 또 다른 축복이다. 아침시간 지하철 1호선은 노인들 천지다. 천안, 춘천 등 노인들은 어디든 가고 본다. 이제는 미리 지역정보를 알아내 축제마당 나들이를 즐기는 게 요즘 노인들의 추세다.

이러한 장거리 축제 나들이는 대부분 짝을 지어 간다. 그리고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한 사회복지관 의무실에 근무하는 간호사에 따르면 복지관 내 의무실에 유별난 처방전을 받으러 오는 노인들이 있다고 한다. 바로 발기부전촉진제다. 본래 심장질환 혈관 치료제로 개발된 약의 용도에 맞게 병명을 그럴듯하게 대고는 “비아그라를 처방해 달라”고 당당하게 말한다는 것.

65세 이상 3명 중 2명 성생활
10명 중 3명 이성친구와 성관계
파트너 없으면 성매매로 욕구 해소

할배들은 처방받은 비아그라를 얻은 뒤, 전철을 타고 멀리 떠나 현지에 조달한다고 한다. 일명 ‘비아그라 셔틀’이다. 이렇게 비아그라를 얻은 할배들은 사회복지관에 출석해 비아그라를 자랑삼아 과시한다. 놀라운 건 90대 노인도 비아그라를 애타게 찾는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90대 노인들도 은밀하게 성생활을 즐긴다. 마음에 드는 노인끼리 여관에 들어가 원나잇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

한 노인주거복지시설(실버타운) 관계자를 통해 들은 말이다. 봄볕이 따뜻한 어느 날, 50대 여성인 원장은 데이트를 하기 위해 외출하는 81세 남자 어르신께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와 함께 몇 마디를 덧붙였다. “좋은 데서 맛있는 것 잡수시고 오세요. 여자분이 싫다는데 억지로 여관 같은 데 가진 마시고요.”

노인은 말없이 웃는 얼굴로 외출했다. 그런데 한 달쯤 후 그 노인은 원장에게 찾아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때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나를 남자로 인정해 준 것만으로도 한동안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행복했다”고.

2년 전 아내와 사별한 후 둘째 아들 내외와 함께 사는 여든 살 A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A씨는 교회에서 알게 된 78세의 할머니와 가끔 만나는 사이인데 하루는 둘째 아들이 정색을 하곤 그에게 말했다. “아버지, 비아그라가 필요하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요즘 가짜 비아그라가 많아서 잘못 쓰면 큰일 난대요. 그리고 할머니와 관계를 할 때는 꼭 할머니의 의사를 먼저 물어보셔야 해요.”

A씨는 둘째 아들이 그런 말을 할 때 눈물이 핑 돈다고 했다. 큰아들 부부가 매사에 자신을 가르치려 드는 건 너무 가소로웠는데 둘째 아들이 해주는 성교육은 고맙기도 하고 비아그라처럼 힘이 나게 한다고도 말했다.

90대 노인도
비아그라 찾는다

노인의 성생활 실태에 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62.8%의 남성노인과 24.8%의 여성노인이 현재 성생활을 하고 있었다. 또한 성욕구 대처행동은 통제적 유형이 표현적 유형보다 우세했으며, 성행동 예측 요인으로 연령과 배우자 유무, 성지식과 성태도, 교육수준, 스트레스 수준 등이 확인됐다. 30.8%의 노인은 성생활에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건강문제와 배우자의 부재가 노인의 성생활을 저해하는 요인이었다.

서울대병원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66∼71세 노인 가운데 성욕이 없다고 대답한 사람은 20% 미만이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60세 이상 여성의 과반수가 성생활을 계속한다고 대답했다. 경기도의 어느 도시에서는 노인 10명 가운데 3명이 이성친구와 성관계를 가진다고 했다. 파트너가 없는 남성 노인 가운데 상당수는 매춘을 통해 성적 욕구를 해소한다는 조사 보고도 있다.

그런데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가 노인들의 성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노인이 늘어난 것이다. 종로3가역 근처 한 비뇨기과 원장은 “성병은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종묘광장공원 일대 좌판에서나 박카스 아줌마들이 파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잘못 먹으면 돌이킬 수 없는 신체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원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노인들의 불법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경찰과 종로구는 2000년대 초 대대적인 박카스 아줌마 단속에 나섰지만, 노인들의 불법 성매매 행태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종묘광장관리사무소의 불법 성매매 적발 건수도 2009년 34건, 2010년 54건, 2011년 132건으로 줄어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나이도 많은 박카스 아줌마들은 다른 직업을 찾기 힘들어 단속에 쫓기면서도 끊임없이 공원에 나온다”며 “단속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도시 뿐만이 아니다. 요즘에는 가짜 비아그라가 농촌 재래시장에까지 밀고 들어와 아무것도 모르는 농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약물에 의지해서라도…제2의 인생 즐겨
복지관 돌며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 받아

비아그라는 제품 자체가 진품이라 해도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도 먹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제품의 진의조차 알 수 없는 것들을 들고 다니며 농촌 재래시장에서 가짜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자들이 있다. 농촌은 할배·할매들이 가장 많이 사는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할배들은 호기심에 이런 약을 사서 무작정 먹었다가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한다.

비아그라는 진품이라고 해도 사람에 따라서 두통이나 소화불량 같은 부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물며 물건의 진품 여부도 알지 못함은 물론이고, 그 속에 어떤 나쁜 화학적 성분이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것을 속아서 구입해 먹었다가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비아그라가 마냥 나쁘다는 건 아니다. 20세기 말에 태어난 비아그라는 성기능 질환 치료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약으로 평가된다. 부끄러운 일로만 여겨지던 성기능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심장 질환 예방에도 기여했다.

짝퉁 제품에
숨넘어갈 수도

노년이 외로운 까닭은 삶을 서서히 떠나보내고 죽음을 친구로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배우자가 떠나고 친구가 떠날 때마다 느끼는 외로움. 몸은 아직도 건강해 일도 하고 이성 친구도 사귀고 싶은데 노망이라 여겨질까 두려워 마음을 닫아건다.

그러나 언젠가 서울의 번화가는 노인들로 북적거릴 것이다. 지금 그곳을 메우는 젊은이들이 노년기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과감하게 진한 애정 표현을 나누던 한창 때처럼 길거리에서 사랑을 나누는 노인 커플을 어렵지 않게 만날 날도 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성적 욕구와 탈선의 주체에서 노인은 빠져 있다. 어쩌면 잘못된 사회적 통념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노인들이 자주 모이는 공원이나 산 주변에는 성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공원 등을 찾는 노인들에게 한 달에 1번 무료 건강 검진을 실시한 결과 주 치료 질병은 만성 퇴행성 질환과 소모성 질환 그리고 배뇨통 등 요도염 증상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많았던 것.

그 결과 주로 성적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임균성 및 비임균성 요도염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검사자의 10% 이상 발견되었으며 일부는 매독으로 의심되는 결과를 보였다.

일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80대 후반의 남성 노인의 34%가 불규칙하지만 아직도 성생활을 시도하고 있으며 70대 후반 중 55%, 60대 전반 65%, 60대 후반 남성 노인의 79%가 지속적인 성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여성은 70대 이상의 36%가, 60대 후반은 44%, 60대 전반은 61%가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여러 연구가 있지만 결론은 비슷하다.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성생활 빈도는 감소하지만 성생활은 여전히 삶의 한 부분이며 30∼70% 정도의 노인이 규칙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노년기 성생활의 필요성을 “노인도 성적 욕구가 있고 신체적으로도 성생활이 가능하므로 사회가 그에 대한 지원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노인의 ‘성적 기능’을 보다 강조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노화’라는 생체변화에 의해 억압되고 무시당하는 ‘권리’를 소홀히 하게 될 위험이 크다. 쉽게 말해 생물학적인 성과 성 능력만을 강조하게 되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성적 권리와 인격으로서의 성은 관심을 벗어날 소지가 있다는 말이다.

성생활 통해
존재감 확인

이런 의미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경제력이다. 노인의 성 역시 경제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 건강하고 경제력 있는 노인은 그래도 배우자나 이성 친구를 사귈 수 있지만 가난한 노인들은 성의 사각지대에 있다. 이런 현상은 성별에 관계없이 나타나지만 남성 노인의 경제력이 여성의 그것보다 더 매력적이고 가치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금욕을 강요할 수 없는 것처럼 가난하다고 해서 성을 가까이 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 성을 권리와 인격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노인들은 성생활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고 삶의 즐거움을 느낀다. 성은 신체를 통한 자기 표현방법이며 사람이 살아있음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표식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은 단순한 성 관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다양한 교류, 교감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노년기의 성생활은 삶의 질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광호 기자<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비아그라 순기능
잘만 쓰면 축복의 약

비아그라는 산악인이나 나이든 골퍼나 등산가에게는 필수약품이다. 히말라야 같은 고산 등반 시에 생기는 고산병(산소결핍 폐울혈)을 예방하고 완화시켜 주는 명약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보통 사람도 5000m 급의 히말라야에 부부동반으로 많이들 별 탈 없이 다녀온다. 한국처럼 겨울이 있고 높은 산이 많으며 나이든 등산가나 골퍼가 많은 나라에는 겨울나들이, 등산, 골프 시에 소량의 비아그라는 심장이나 뇌혈관 사고방지에 도움이 된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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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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