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올 가을 필드 패션트렌드 엿보기

오색단풍 가을그린 느낌 아니까 “이렇 게 입어봐~”

가을, 빚을 내서라도 골프를 하라고 할 만큼 라운드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 왔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고 낮에는 여전히 햇볕이 뜨겁다. 그래서 옷 입기에 더욱 어중간한 계절이기도 하다. 어떻게 입어야 멋을 내면서도 플레이 컨디션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윤여진 타이틀리스트어패럴 디자인 실장은 “일교차가 심한 간절기에는 미드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착장이 제격”이라고 조언한다. 미드레이어가 바로 니트와 바람막이, 재킷 등 베이스 레이어나 아우터 사이에 입는 옷들이다. 다시 말해 기능성 긴팔 소매 옷이다. 방풍과 방수 기능으로 어떤 기후에서도 편안함과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보온 효과를 위해 안쪽에는 기모 소재나 바람막이가 덧대져 있기도 하다. 색상과 디자인도 다채로워져 다양한 스타일 연출도 가능하다.

기능성 의류

타이틀리스트에서는 남성의 경우 스트레치성이 뛰어나고 착용감이 좋은 ‘풀업재킷’을 추천했다. 쉽게 입고 벗을 수 있고, 구김이 적은 소재라 활용도가 높다. 여성에게는 ‘테크니트 카디건’이 제격이다. 얇지만 보온 기능을 더해 편안하다. 스윙할 때 턱에 지퍼가 걸리지 않도록 사선으로 설계한 지퍼가 독특하다. 남녀 모두 하의는 제품 안쪽으로 기모 처리가 된 홑겹의 바지나 스커트를 매치해 가을스타일을 완성한다.
아디다스골프 역시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아디퓨어’는 점퍼 지퍼를 안쪽으로 숨겨 깔끔한 아웃라인을 연출했다. ‘퍼포먼스’ 라인은 요즘처럼 다양한 날씨 변화에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방수와 발수, 방풍 기능을 갖춘 ‘클라이마프루프’ 소재가 특징이다. 패션을 뽐내고 싶다면 ‘패션 퍼포먼스’ 라인을 선택하면 된다. 과감한 패턴과 비비드한 컬러가 가을 필드를 화사하게 만들어 준다.
나이키골프는 방수와 방풍기능을 높인 특수 소재 ‘스톰 핏’을 강조하고 있다. 가을용 ‘하이퍼 어답트’ 재킷은 스톰 핏의 외피에 라미네이트로 가공한 특수 니트소재를 안감으로 사용한 이중구조가 핵심이다. 무봉재 기술이 적용된 안감과 심실링 처리된 솔기 부분이 바늘땀에 의한 수분 침투 가능성까지 차단했다. 안감에는 부분적으로 통기성이 좋은 메시 소재를 넣어 땀을 빨리 말려준다.
그렇다면 가을 필드에 나가기 전에 자신의 패션을 챙겨보는 센스를 발휘해보면 어떨까.
올 시즌은 체크 패턴이 가미된 컬러풀한 색상의 트렌디한 골프웨어가 주목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기존과 차별된 체크 대세, 패셔니스타 비법
스윙 때 옷 마찰음 없는 신소재 등 고기능 눈길

▲가을 남자라면 ‘톤 다운 된’ 컬러=이번 시즌 골프웨어는 레드가 강세다. 톤 다운된 레드 컬러가 돋보이는 점퍼는 차분한 듯 세련된 느낌으로 이지적인 가을 남성 골퍼를 만들어 준다. 또 가을 대표 컬러로 사랑받는 그레이와 블랙 컬러 또한 보다 차분해지고 고급스러워졌다. 별 다른 패턴이나 프린트를 가미하지 않아 모던한 멋이 느껴지는 집업 스웨터는 스웨이드 패치로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고조시킨다. 톤 다운된 골프웨어 아우터와 스웨터는 일상생활에서 수트 혹은 캐주얼 룩에 믹스매치하기 용이해 실용성까지 갖췄다.

 


▲세련된 그녀라면 ‘패턴’=세련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여성 골퍼의 가을 필드룩은 패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체크와 스트라이프 등 다양한 패턴이 눈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클래식한 느낌의 타탄체크는 트렌드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빅사이즈의 타탄체크가 경쾌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미니 큐롯(치마바지)은 다양해진 디자인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가을 필드 위 필수 아이템 니트 풀오버에도 패턴 디테일이 빠지지 않는다. 완장 포인트 패턴이 트렌디한 니트 풀오버는 필드 위에선 차가워진 바람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주고, 일상에선 청바지와 매치해 편안하면서 여성스러운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1석 2조 아이템이다.
플레이보이골프 관계자는 “레드 컬러와 체크 패턴 골프웨어는 착용 시 클래식한 느낌과 트렌디한 감각을 동시에 선보일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 “가을철 골프웨어는 보온성이 뛰어난 제품을 레이어드 해 착용하는 것이 쌀쌀해진 날씨에도 즐겁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이다”고 전했다.
1년 중 가장 골프 치기 좋다는 가을. 가을 라운드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은 스코어뿐만이 아니다. 1년 중 가장 멋 내기 좋은 시기도 가을이기 때문이다. 멋스러운 복장으로 손해 볼 일이 없기는 필드에서도 마찬가지. 성의 있는 옷차림으로 동반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도 놓쳐서는 안될 에티켓이다. 10월 들자마자 선선한 기운이 자리잡은 올 가을, 골프의류 업계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바쁘다. 업체들의 ‘신상’ 콘셉트를 대결구도로 정리해봤다.

▲클래식 VS 클래식=체크무늬는 가을 의류의 클래식. 사실 체크복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골프장이다.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체크무늬를 입고 라운드하는 장면은 골퍼라면 누구나 그려보는 그림이다.
마스터스통상이 수입·판매하는 블랙앤화이트와 LG패션의 헤지스골프가 체크무늬를 올 가을 콘셉트로 잡았다. 물론 친근하게 봐온 체크와는 차별화를 선언했다. 블랙앤화이트는 스코틀랜드 의류업체 킨록앤더슨과의 콜래보레이션(협업)을 통해 고풍스러워진 체크를 내놓았다. 헤지스골프는 깅엄체크부터 타탄·아가일·하운드투스·페어아일체크까지 무늬별로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과학 VS 과학=멋도 좋지만 기능성 없이는 골프의류를 논할 수 없다. 최고의 골프의류는 스윙 때 전혀 불편함이 없어야 하는 법. 골프의류의 과학은 아디다스골프와 나이키골프·타이틀리스트의 대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타이틀리스트가 올 3월 의류사업을 시작하면서 아디다스골프와 나이키골프의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아디다스골프는 의류를 아예 ‘내 몸을 위한 장비(equipment)’로 부른다. 움직일 때 옷의 마찰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한 ‘듀얼브리드 재킷’이 대표적. 나이키골프의 ‘하이퍼어댑트 스톰핏 재킷’은 내외피의 소재를 달리해 스윙의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배려했다. 이 제품 안감에는 재봉선도 없다.

보온성도 중요

타이틀리스트의 키워드는 ‘동체패턴’이다. 한 옷에서도 몸의 부분마다 소재가 짜여 있는 모양(패턴)에 변화를 줬다. 이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 바로 ‘베이스 레이어.’ 각각의 근육에 각기 다른 압박이 가해져 필요한 곳에만 힘을 모아준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의류는 갈수록 일반의류와의 경계를 허물어가는 추세”라며 “디자인은 일반의류를 따르면서도 아웃도어 의류처럼 고기능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올 가을 골프의류의 흐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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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