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다시 뛰는 KPGA ‘다이내믹 코리안 투어’

“팬들과 스폰서를 다시 남자필드로!”

여성의 사회적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지만 프로스포츠에서만큼은 전세계적으로 남성스포츠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축구, 농구, 배구 등 프로종목에서 여성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하지만 프로골프는 예외다. 최근 들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대회개수나 상금규모면에서 남자프로골프(KPGA)를 능가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KLPGA투어 대회는 26개(총 상금 171억원)인데 비해 KPGA는 14개(112억)에 불과하다. 미국과 유럽투어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남자프로선수들은 종종 “여자들의 기세에 눌려 먹고 살기도 힘들다”고 푸념하곤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KPGA가 제2의 도약을 다짐하고 나섰다. 협회는 남자프로 대회를 떠난 팬들과 스폰서들을 다시 모으기 위해 ‘다시 뛰는 KPGA’와 ‘다이내믹 코리안 투어(Dynamic Korean Tour)’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선수들도 이 같은 캐치프레이즈가 담긴 배지를 모자에 달고 경기에 출전하면서 동참하고 있다.

제2 도약 다짐 선수들도 동참

▲프로암 참가자에게 감사카드=KPGA는 본 대회에 앞서 프로암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로 하여금 함께 경기를 한 아마추어 동반자를 위해 원포인트 레슨과 감사카드를 쓰게 하고 있다. 사실 남자프로대회에 스폰서가 외면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프로암대회를 꼽는 경향이 있다.
여자선수들은 프로암 참가자들을 위해 살갑게 레슨도 해주면서 스킨십을 쌓는 데 비해 남자프로들은 뻣뻣하게 자기 경기만 해 초청자들이 재미없어 한다는 얘기가 종종 있었다.
프로암에 초청된 아마추어들은 사실 대회 스폰서이거나 대회 개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인사들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이점에 착안, KPGA는 프로암경기 중 아마추어 참가자들의 장단점을 메모한 뒤 경기 뒤 선수들이 직접 감사카드에 꼼꼼히 적도록 해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황성하 회장 “회장 선출 둘러싼 잡음 반성”
지자체·기업 연계 ‘대회수 늘리기’ 총력전

지난 6월 제1회 해피니스 광주은행 오픈 프로암에 참가했던 김형성(현대하이스코)은 “프로암대회마다 개인적으로 선물을 준비해 아마추어 분에게 드렸다. 하지만 KPGA 차원에서 모든 프로선수들이 KPGA 기념품을 주고, 감사카드를 작성해 드리니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가장 꼼꼼하게 동반자들의 장단점을 카드에 적는다는 강욱순 협회 부회장은 “프로선수는 대회 스폰서의 고마움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프로암대회는 선수들이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챔피언과 라운딩을=대회 우승자가 직접 추첨으로 뽑은 갤러리 당첨자와 함께 라운딩 기회를 갖도록 한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팬들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광주은행 오픈에서 통산 9승째를 달성한 강경남(우리투자증권)이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지난 6월 대회장이던 해피니스 골프장을 찾은 강경남은 당첨된 갤러리 및 동반자와 라운딩을 하면서 원포인트 레슨과 함께 주요 홀에서 우승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강경남은 “KPGA 코리안투어의 도약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선뜻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행운의 주인공 조용윤씨는 “세심한 부분까지 레슨해주는 강 프로에게 감동받았다. 강 프로의 팬이 됐고, 코리안투어의 팬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경남에 이어 강욱순(SK텔레콤오픈 국내선수 최상위자)과 류현우(매경오픈 챔피언)도 7월에 제주 핀크스골프장과 남서울골프장을 각각 찾아 당첨된 갤러리와 라운딩을 가졌다.


▲선수에게도 자긍심을=KPGA는 소속 선수들을 위해 명함을 제작해 배포했다. 잘 나가는 선수들은 별도 소개를 하지 않아도 누군지 알아보지만 중하위권 선수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 프로야구단인 NC에서 선수 명함을 만든 전례가 있지만 골프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협회 박호윤 사무국장은 “선수들이 명함 지참으로 자신과 코리안투어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선수들이 투어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여 투어의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선수회도 이에 부응해 지난 8월8일부터 전남 해남에서 열린 솔라시도 파인비치오픈에서 비닐봉지를 지참해 경기 중 발생하는 쓰레기를 줍는 이색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8월에 열렸던 3개 대회에 김경태, 김형성, 류현우, 조민규, 황중곤, 이경훈 등 일본에서 뛰고 있는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황성하 KPGA 회장은 인터뷰 도중 몇 차례나 ‘정상화’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협회 행정과 협회를 둘러싼 사회의 인식 모두가 ‘정상화’의 대상이었다. 박삼구 회장이 물러난 이후 지난 한 해 후임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일어난 집안싸움은 회원들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겼던 것.
선수출신인 황 회장은 “임기 4년 동안 KPGA를 보는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바로 잡고 모든 회원이 손잡고 협회 발전을 위해 동참할 수 있도록 단합과 화해에 힘 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전 집행부 임원들의 사문서 위조사건과 횡령미수 사건 등이 여전히 계류 중이고, 직원해고와 관련한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 김학서 전 회장직무대행 시절 매입한 협회건물 문제는 임기 내내 그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165억원이 건물 구입자금으로 들어간 데다 빈 사무실이 대부분인 건물 유지 관리비까지 추가로 투입되면서 투어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스타급 선수 출전 풍성한 볼거리 제공

황 회장은 “게다가 협회의 주 수입원의 하나인 Q스쿨 참가비도 프로선수 지망생이 계속 줄어든 탓에 이마저도 감소하고 있다”면서 수입 증대를 위한 획기적인 마케팅 방안이 시급함을 역설했다.
협회는 프로지망생들의 Q스쿨 참가율이 2011년 2289명을 정점으로 올해는 1788명으로 감소, 2년 사이 무려 21.9%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프로지망생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도 “코리안투어가 쇠퇴일로를 걷고, 선수생활로 생계유지가 힘들어진 때문”이라고 진단한 황 회장은 “결국 파행을 걸었던 집행부 탓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챔피언과 라운딩, 팬들과 직접 교감
명함 제작·배포, 선수에게 자긍심 부여

다만 올들어 코리안투어의 시청률이 지난해보다 높게 나오는 등 낙관적인 수치가 나오고 있다고 말한 그는 “결국 국내투어를 활성화하는 것 외는 대안이 없다”고 단언했다.
황 회장은 협회가 내놓은 투어 활성화 방안은 그동안 스폰서 및 팬들에게 무성의했던 점은 없었는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마련된 것이라며 남자프로골프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당부했다.
KPGA 활성화의 요체는 뭐니 뭐니 해도 대회수를 늘리는 것이다. 코리안투어는 2008년 20개 대회가 열린 것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9년 16개 대회로 축소됐던 것이 2010년과 2011년에 다시 18개 대회가 열렸다가 지난해부터 14개 대회로 확 줄었다. KPGA는 지난해 회장이 사실상 공석인 상태로 1년 가까이 표류하느라 대회유치가 부진했고, 기존 대회의 스폰서마저 빠져나가면서 대회가 축소되는 등 위기를 자초했다.

투어 존립 사활 협회 행정력 집중

올해도 14개 대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달 초 하이원리조트오픈을 개최할 예정이던 강원랜드 측이 이렇다 할 이유 없이 대회를 전격 취소해 비상이 걸렸다. 총상금 10억원을 걸고 이달 29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이 대회는 원아시아투어를 겸한 국제대회여서 대회 취소에 따른 충격이 상당히 컸다.
강원랜드 측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은 여자골프대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PGA는 대회 신설에 투어 존립의 사활을 걸고 협회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지방자치단체와 관내 기업들이 공동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이다.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로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타이틀스폰서를 맡으려는 국내 기업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5월 SK텔레콤오픈 때 방한한 최경주도 이 같은 방안에 적극 지지를 표명하면서 대회 신설을 위해서라면 자신도 발 벗고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올들어 첫 대회를 개최한 군산CC오픈, 보성CC클래식, 해피니스 광주은행오픈 등은 모두 이 같은 노력의 결과였다.
KPGA는 골프전문채널 J골프와 함께 9월부터 시 승격이 예정돼 있는 경기도 여주군과도 협의, 대회 개최를 타진하고 있다. 여주군은 용인시와 더불어 골프장이 많이 몰려 있어 대회 개최도 용이한 편이다. 여주군 외에 다수의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가 협회의 이 같은 대회 신설 요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년도 지방선거가 변수로 꼽힌다. 자치단체장들은 대회 개최가 자신의 연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폰서 문제도 조금씩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56년 역사를 자랑하는 KPGA선수권대회가 숙제이던 스폰서 문제를 최근 해결했다. 충주의 신설 골프장인 동촌컨트리클럽이 5년간 후원을 약속하면서 대회장을 찾아 떠돌이 생활을 할 필요도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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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