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GS 꼬마 부자들 설왕설래

  • 박민우 pmw@ilyosisa.co.kr
  • 등록 2013.09.02 11: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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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말대로…창조적 대물림

[일요시사=경제1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들. 'GS 일가'엔 유독 꼬마 부자들이 많다. 허씨 손자·손녀들은 '어린이 주식부자'상위에 올라있다. 모두 부모 잘 만난 덕이다. 그중 한 형제를 두고 말들이 많다. 왜일까.



부동산 임대 및 콘도사업을 벌이는 GS 그룹 계열사 승산은 최근 승산레저(골프장 운영업)·STS로지스틱스(운송 서비스업)를 각각 1대 0.1863632, 0.0141990 비율로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기일은 9월30일.

벌써 경영권 포석?

승산 측은 합병 목적에 대해 "사업 역량 집중화로 경영효율성 제고"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세 등 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내부거래 희석용'이란 시각이다. 그도 그럴 게 '정리'된 회사들이 하나같이 오너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금액이 많다.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이번 합병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단숨에 승산의 주요 주주로 부상한 'GS 일가' 꼬마 형제다. 합병에 따라 승산레저·STS로지스틱스 주주들은 기존 주식을 내놓고 승산의 합병신주를 각각 29만727주, 2만2150주씩 총 31만2877주를 받게 된다. 승산 주식은 기존 156만주에서 187만2877주로 늘어난다. 신주는 주주들의 지분율에 따라 배분된다.

승산레저와 STS로지스틱스는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다. 승산레저는 허완구 승산 회장(24.5%·49만주)이 대주주. 그의 자녀 허인영 승산 대표(15%·30만주)와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2%·4만주)도 지분이 있다.

문제는 나머지 주주들이다. 주인공은 허 부사장의 두 초등생 아들 석홍·정홍군. 올해 12세, 9세인 이들은 앞서 할아버지 허 회장의 증여로 승산레저 지분 35%(70만주)·23.5%(47만주)를 갖고 있다. 두 명은 각각 30%(1만8000주)·70%(4만2000주)씩, STS로지스틱스 지분도 100% 소유하고 있다. 이번 합병이 이뤄지면 석홍·정홍 형제는 승산 주식을 각각 5.79%(10만8399주)·4.48%(8만3826주)를 확보하게 된다.


승산, 레저·STS 합병…초등생이 주요주주로
노림수는? 증여·내부거래 두마리 토끼 잡아

승산 허씨 일가는 합병을 통해 '증여'와 '일감 몰아주기 해소'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셈이다. 승산그룹은 GS그룹의 '방계기업'으로, 허 회장이 1969년 설립한 물류업체 대왕육운이 모체다. 공정거래법상 GS그룹에 편입돼 있지만, 사실상 허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나 다름없어 그룹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LG그룹과 GS그룹 운송부문을 맡아 급성장한 승산은 대표적인 '알짜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 3299억원에 영업이익 72억원, 순이익 13억원을 올렸다. 총자산은 3906억원, 총자본은 2341억원이다. 합병 전 기준으로 이익잉여금을 2132억원이나 쌓아두고 있다.

석홍·정홍군은 이미 수백억원대 주식 부자다. 석홍군은 GS그룹 지주회사인 ㈜GS 지분 0.85%(79만341주)도 있다. 정홍군 역시 0.35%(32만1000주)를 보유 중이다. 석홍군(6.67%·4만주)과 정홍군(6.4%·3만8400주)은 GS ITM 지분도 있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이들의 지분 평가액은 석홍군 445억원, 정홍군 181억원 등 총 6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형제는 현재 '재벌가 어린이 주식부자'순위에서 1, 2위에 올라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홍·정홍군은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은 국내 미성년자 주식 부자 순위에서 상위에 올라있는 '어린이 부자'"라며 "형제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치면 600억원이 넘는다. 이는 어지간한 중견기업 오너 재산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부모 잘 만나…

허 회장은 LG그룹 공동창업자인 고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5남으로, 슬하에 1남1녀(용수-인영)를 두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인 허 부사장은 미국 조지타운대 국제경영학과와 카이스트 경영대학원(EMBA)을 졸업하고 승산 상무와 대표이사를 거쳐 2007년 ㈜GS 상무로 자리를 옮긴 뒤 2009년 전무,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인 정혜신씨와 사이에 2남(석홍-정홍)을 두고 있다.

GS 경영에 참여한 허 부사장을 대신해 여동생 허 대표가 '승산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허 대표는 한때 GS 계열사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근무하다 현재 허 회장과 함께 승산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승산레저, STS로지스틱스 대표도 겸임 중이다.


사실 GS 일가의 어린이 부자는 석홍·정홍군만 있는 게 아니다. GS 일가엔 막대한 주식을 소유해 '미성년 주식 거부'에 오른 꼬마 부자들이 유독 많다. 모두 부모 잘 만난 덕이다.

대기업 정보사이트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으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지분 가치를 평가한 결과 100억원대 미성년 주식 부자는 모두 7명이었다. 이 가운데 3명은 GS가 자녀였다. 석홍·정홍군 외에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딸 정현(13세)양은 131억5000만원을 기록해 5위에 올랐다. 허경수 코스모화학 회장의 아들 선홍(14세)군은 64억6000만원으로 18위를 차지했다.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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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