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상미당' 외길정신으로 '무설탕 식빵' 불가능에 도전하다


[일요시사=온라인팀] 제로 칼로리 콜라, 무설탕 초콜릿, 저염 간장… 소금과 설탕이 환영 받지 못하는 세상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저염·저당·무첨가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식품업계가 앞다퉈 관련 제품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SPC그룹(회장 허영인)의 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제빵업계 최초로 설탕 0% ‘무(無)설탕 식빵’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무설탕 식빵'은 1945년 '상미당'이라는 작은 빵집에서 시작해 68년 동안 '제빵' 한 길만을 걸어오며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끊임 없이 도전하는 ‘상미당 정신’을 살려 그간 축적해온 기술력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파리바게뜨는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가 다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특수공법으로 설탕 없이 발효되는 식빵의 시대를 열었다. 

 ‘무설탕 식빵’은 설탕은 물론 일체의 당을 사용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맛을 보완한 비법은 바로 현미와 호두. 단맛을 덜어낸 대신 담백하고 고소한 식빵 본연의 풍미를 살려냈다. 특히 토스트했을 때 그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설탕 없이 빵을?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외로워도 옳은 길

한국 국민의 1인당 연간 설탕 섭취량은 1976년 6kg에서 2007년 20kg으로 30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설탕은 우리 몸에 빠르게 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특성이 있어 과도한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설탕 없이 빵을 만든다’는 것은 소금 없이 김치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무모하게 여겨졌던 기술이다. 식빵은 효모의 발효로 만들어지는데, 설탕이 효모의 발효를 위해 필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설탕은 또 빵의 맛과 향, 식감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무설탕 식빵’은 국내 최고의 제과제빵 기술력을 보유한 SPC그룹 연구진이 다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먼저, 설탕을 넣지 않음으로써 금세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빵의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반죽의 방법을 달리하는 등 발효에 훨씬 더 공을 들여야만 했다. 

또 설탕을 전혀 넣지 않는다 하더라도 제조공정에서 자체적으로 생겨나는 당까지 제어하기 위해 무수한 실험을 반복했다. 이렇게 개발된 특수 발효공법으로 식빵 100g당 당 함량을 0.5g 미만으로 끌어내린 뒤에야 비로소 ‘무설탕 무당(無糖) 식빵’ 이름을 달 수 있게 됐다. 

‘그대로 토스트’부터 ‘무설탕 식빵’까지… 혁신으로 굽다

파리바게뜨는 90년대 식빵에 버터가 필요 없이 그대로 토스트 되는 ‘그대로 토스트’를 시작으로’, 함평 친환경 쌀로 만든 ‘엄마가 미(米)는 우리쌀 식빵’, 엄선된 원료와 56시간 저온숙성으로 담백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가진 ‘먹으면 먹을수록 순수秀담백’ 등 혁신적인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식빵 트렌드를 선도해왔다. 



무설탕 식빵이 나오기 20년 전인 1993년, 파리바게뜨가 출시한 ‘그대로 토스트’ 식빵은 우유식빵, 옥수수식빵이 전부였던 당시 베이커리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바로 토스트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바쁜 직장인들이 출근 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이후 파리바게뜨의 식빵은 웰빙과 건강 기능성 강화 등 시대적 흐름 속에서 ‘생크림 소프트’,  ‘호밀식빵’,  ‘오메가 곡물식빵’ 등으로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2010년대 들어서는 미혼 직장인과 싱글족들의 증가로 소량이면서도 밥을 대신할만한 빵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증가했다. 식빵도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두께를 브런치용(33㎜), 토스트용(18㎜), 샌드위치용(15㎜)으로 세분화한 제품이 출시되었고,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함평 친환경쌀로 만든 ‘엄마가 미(米)는 우리쌀 식빵’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어 2012년에는 ‘기본’만을 담아 순수한 밀 본연의 자연스러운 맛을 살린 ‘먹으면 먹을수록 순수秀담백’식빵을 선보였다. ‘먹으면 먹을수록 순수秀담백’식빵은 특허 출원된 탕종법을 사용해 56시간 저온에서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식빵 본연의 단맛과 함께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이처럼 파리바게뜨는 누구보다 빠르게 시대 흐름을 읽고, 끝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트렌드를 선도해왔다. 

식빵, 식탁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이번에 출시된 ‘무설탕 식빵’은 흰 쌀밥처럼 씹을수록 담백한 맛이 살아나는 게 특징이다. 파리바게뜨 식품기술연구소 개발자는 “90년대엔 ‘그대로 토스트’로 식빵 토스트 문화를 이끌고, 2000년대엔 ‘호밀식빵’, ‘오메가 곡물식빵’ 등으로 웰빙 열풍에 맞춰갔다면, 2010년대에 들어서는 자극적인 맛에 지친 소비자들을 위해 무설탕 식빵 등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필수원료 중에서도 줄일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줄여, 밥 대신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빵이 ‘100세 시대’ 식빵의 트렌드라는 것이다.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무설탕 식빵’의 등장과 함께, 토스트나 샌드위치 등 요리의 재료에 그쳤던 식빵은 이제 식탁의 주인공 자리를 넘보고 있다. 

김해웅 기자 <haewoong@ilyosisa.co.kr>

무당(無糖)공법이란? 
빵은 효모의 발효로 만들어지며 빵의 발효에는 설탕이 꼭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는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특수공법으로 설탕 없이 발효되는 빵의 시대를 열었다. 

탕종(湯種)이란?
빵을 만들 때 사용되는 밀가루의 일부를 100℃의 팔팔 끓는 물로 반죽을 하여 저온에서 56시간 동안 장시간 숙성을 거친 후 만드는 신 제빵기법을 말한다. 

상미당은?
SPC그룹의 효시로, 1945년 상미당 설립 이후 SPC그룹은 68년 동안 제과제빵 한 분야에 매진하며 문화를 선도해왔으며, 국내 빵 문화를 질적으로 크게 성장시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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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