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보는 외국 골프여행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일 년에 단 한 차례 찾아오는 휴가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휴가철은 벼르고 벼르던 외국 여행을 겸한 골프여행을 하기에 좋은 시기, 지금부터라도 여행사들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꼼꼼히 살피면 생각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여행을 즐길 수 있다. 혹시라도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살피는 시간조차 부족한 독자를 위해 가까이는 일본에서부터 5시간대에 닿을 수 있는 태국까지 ‘가보고 싶은 골프장’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여행사 정보 꼼꼼히 살피면 저렴한 비용으로 즐겨
일본서 5시간대 태국까지 가보고 싶은 골프장’ 찾아라

<일본>북해도 니세코 힐튼

한적한 시골마을 같은 북해도는 겨울이면 스키, 여름이면 골프로 왁자해진다. 특히 여름이면 시원하고 청명한 북해도의 기후 덕분에 많은 피서객이 찾아든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여름 여행지로 꼽히는데다 청정의 자연에서 나온 유제품, 게를 비롯한 해산물 등의 먹을거리로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곳이다.

니세코 힐튼은 기존의 니세코 프린스 호텔을 세계적인 명성의 힐튼에서 인수하여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으로 다시 태어났다. 니세코 힐튼은 리조트형 호텔로 북해도의 자연을 이용한 각종 계절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여러 액티비티 중 겨울을 제외한 계절이라면 단연 골프가 백미다. 골프를 마친 후 수질 좋은 니세코 힐튼의 온천이 긴장한 몸의 근육을 풀어 줄 것이다.

니세코 힐튼은 2개의 골프 코스(니세코 빌리지골프코스, 니세코 골프코스)를 갖고 있다. 니세코 빌리지 골프코스는 호텔에 인접한 18홀 규모이고, 니세코 골프코스는 호텔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 니세코 힐튼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니세코 빌리지 골프코스는 18홀, 파72, 6805야드 규모다. 니세코 빌리지 골프코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홀은 10번 홀. 가장 장거리 홀인데다 그린이 연못에 둘러싸여 있어 무사히 통과하려면 상당한 집중이 필요하다.

니세코 골프코스는 아놀드 파머가 설계했으며 백화나무와 낙엽송, 북해도 특유의 침엽수까지 어우러진 코스다. 니세코 골프코스에서 가장 유명한 홀은 5번 홀로 요우테산을 향해 티샷을 날리게 되는데 그린 오른쪽 앞에는 연못, 왼쪽으로는 벙커가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며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한 곳이다.

<일본>규슈

규슈지방은 일본에서도 레저·관광지역으로 유명하며 서울에서 2시간여 남짓한 거리에 있다 보니 외국 골프투어 하면 떠오르는 장거리 비행에 대한 부담감, 공항 도착 후 골프장까지의 오랜 이동시간에 대한 피로감이 없다. 서울 수도권 지역 골퍼들은 인천공항에서 9~10시쯤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2시간 후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어 여유 있게 점심식사 후 오후 18홀 라운드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주말을 끼고 금요일에 출발하면 일요일까지 최대 90홀 라운드도 가능하다.

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동남아 지역의 3박5일 일정과 비교해 비슷한 라운드는 물론이고 일정도 하루 반나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골프투어를 마친 후 피로감도 적은 편이다. 일본 지역 최남단에 있는 미야자키는 골프뿐 아니라 수려한 자연경관과 천혜의 온천자원 다양한 먹을거리 등이 유명하다. 태평양을 끼는 지역특성상 새벽에 라운드를 시작하면 태평양 수면으로 떠오르는 생전 보기 힘든 찬란한 해 오름을 조망할 수 있다.

기분 좋게 오전 라운드를 끝마치면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라운드에 나서면 따스한 오후 햇살 속에 골프장을 둘러싼 삼나무, 히노키(편백나무) 나무의 장관이 펼쳐진 페어웨이를 뚜렷이 조망하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모든 코스에서 셀프 플레이가 가능해 여유 있게 주변 경관을 살펴보며 코스를 공략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오후 라운드를 모두 마친 후 골프장 주변 온천장으로 이동해 천연 미네랄 온천욕으로 피로를 털어내고서 지역 특상품인 고구마 소주를 반주 삼아 흑소와 신선한 해산물을 재료로 요리한 각종 음식을 즐기며 몸의 안팎에 쌓인 피로를 모두 날려 버리기에 충분하다.

<일본>고바야시GC

미야자키현 고바야시 시에 있는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지난 1990년 세이부 건설주식회사가 시공을 맡아 1993년에 개장한 골프장으로, 유명한 골프장 설계가인 J 마이클 폴렛이 코스설계에 참여했다. 동광그룹이 인수한 3곳의 골프장 중 가장 입지 조건이 탁월한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미야자키 공항에서 50분, 가고시마 공항에서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코마 고원의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내 설계한 것이 특징인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대자연에 둘러싸인 빼어난 주위 경관을 자랑한다. 홀마다 삼나무와 히노키 나무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연못과 페어웨이의 기복을 교묘히 살려낸 코스가 많아 홀 공략에 정확한 판단과 실수 없는 쇼트게임은 필수조건이다.

전반적으로 페어웨이가 넓고 OB 지역이 거의 없어 아마추어 골퍼에게 베스트 스코어를 내기에 적합하다.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3곳의 골프장 중 유일하게 골프장 내 팬션을 갖춘 리조트형 골프클럽이다. 핀란드에서 직수입한 적송재로 지어진 팬션은 최신식 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총 18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어 적게는 2인에서 많게는 4인까지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실내는 거실과 침실, 샤워실, 화장실이 부속되어 있다.

<일본>가노야GC

가고시마현에 있는 가노야 골프클럽은 완만한 자연의 기복을 살린 고원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가고시마 공항에서 50분이면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다. 오오스미호, 시부시만, 타키쿠마 연봉을 바라보는 경승지에 있는 고원 코스로 남국의 뛰어난 절경을 조망하며 플레이가 가능하다. 아웃코스는 페워웨이가 넓고, 대담한 쇼트를 만끽할 수 있으며 인코스는 첫 티샷이 최대 관건이 되는 전략적인 코스로 세팅되어 있다.

그린 주변에는 전략적으로 많은 벙커가 배치되어 있어 각 홀 공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가노야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에는 대연회장이 마련돼 있어 아마추어 골프대회 후 연회장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현지의 신선한 각종 채소와 음식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로 골프장을 찾는 현지인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산둥성> 연태 애플 시티 골프장

애플 시티 골프장은 우리나라 기업과 중국 연태시가 공동으로 건설한 27홀 규모의 국제 표준 골프장이다. 골프장명에는 중국 최대의 사과 산지인 연태의 특성을 골프장 이름에 그대로 반영했다. 전체 27홀, 파108, 6530야드 규모로 마운틴, 레이크, 밸리 코스로 나누어지며  코스마다 지형적인 특성을 잘 살려 구성했으므로 색다른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그린과 페어웨이의 관리상태가 상당히 좋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한국인을 위해 한국어 안내 표지판이나 한국어 가능 직원을 다수 배치했다.

애플 시티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표고차 50m의 지형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깊이가 느껴지는 계곡과 완만한 능선을 연결하여 진정한 산악 골프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높고 낮은 언덕들,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는 암석, 키 큰 나무들, 호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마운틴 코스는 전반적으로 웅장하고 다양한 레이아웃이며 레이크 코스는 호수를 이용한 조경이 아름답지만 홀 공략에는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한 곳이다. 밸리 코스는 자연 계곡을 살려 디자인되어서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홀 구성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애플 시티 측은 애플 시티의 가장 대표적인 홀로 마운틴 코스 1번 홀을 꼽는다. 마운틴 코스 1번 홀은 페어웨이가 500m가 넘어 긴장을 풀고 마음껏 휘두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2번 홀은 계곡에서 불어 올라오는 바람이 만만치 않아 바람의 홀로 불린다. 반면 장타에 자신 있다면 6번 홀에서 힘을 뽐내 볼 수 있고 여러 형상의 벙커와 워터해저드가 곳곳에도사린 까다로운 9번 홀에서 본인의 기량을 시험해 볼 수 있다. 골프코스 외에 클럽 하우스 안에 한식당 등 레스토랑과 연회시설, 프로샵, 사우나와 라커룸 등을 갖추고 있다. 클럽 하우스는 매우 현대적인 유럽풍의 스타일로 작은 궁전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넓은 창으로 시원하게 코스가 펼쳐진다.

<태국> 치앙마이

치앙마이는 드물게 1년 내내 라운드할 수 있는 곳으로 골프 애호가들에게는 언제든지 골프생각이 나면 훌쩍 떠날 수 있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규모로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태국 제2의 수도로 불린다. 태국 북부의 도심에서는 현란한 네온사인과 고층 건물로 대변되는 현대의 대중문화를 만나게 되지만 10km만 벗어나도 40만 명에 달하는 소수민족이 독특한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사는 밀림으로 들어가게 된다. 치앙마이는 푹푹 찌는 방콕과는 달리 여름에도 제법 선선한 기후를 만나볼 수 있어 골프 여행에는 제격인 여행지다.

여행사 투어비스에서는 피서를 즐기려는 골퍼들을 위해 ‘치앙마이골프 72 Hole 6일’이라는 골프 특선 상품을 내놓았으니 치앙마이를 흠뻑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생각해볼 만하다. 치앙마이골프 72 Hole 6일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면 금요일 저녁 대한항공으로 출발해 일정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나흘 동안 로얄 치앙마이, 그린밸리, 가싼 쿤딴, 레이크시티, 메조, 하일랜드, 마리나, 란나CC 중 한 곳에서 18홀 라운드를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레이크 시티 골프클럽은 총 27홀로 홀마다 색다른 특성이 있는 코스가 미숙한 초급자부터 까다로운 상급 골퍼들까지 모두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삼면이 호수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맛깔스러운 한국 음식과 함께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만나볼 수 있고 지친 몸을 회복시켜줄 온천 사우나도 즐길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흠뻑 느끼고 싶은 골퍼에게는 가싼 쿤딴 골프클럽이 제격이다. 이곳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골프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쿤딴 국립공원 청정 지역 내에 있어 무공해 골프장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클럽하우스와 호텔의 최고 시설이 자연의 정경과 잘 어우러져 웰빙 골프투어의 최적지다. 투어 5일째에는 수공예 민속 마을인 싼캄펭을 관광한다. 이곳은 치앙마이에서 유럽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수공예 쇼핑 거리다.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13km의 쇼핑거리가 길게 늘어서 있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은 세공품, 수직실크, 목각인형, 그림우산 등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으며 특히 미얀마 산 각종 보석 공장 및 쇼룸을 갖추고 있어 쇼핑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한편 외국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은 일정에 맞춰 여권과 비자를 꼼꼼히 점검해두는 것이 좋다. 여권 기간이 만료되지는 않았는지, 비자가 필요한 지역은 아닌지 등의 사항을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간혹 깜박 잊어버려 여행 가기 하루 이틀 전 다급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여행사에 문의해서 여행지의 당일 날씨에 대한 정보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다. 그리고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라면 수영복을 챙기는 것도 당신의 센스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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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