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보는 외국 골프여행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일 년에 단 한 차례 찾아오는 휴가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휴가철은 벼르고 벼르던 외국 여행을 겸한 골프여행을 하기에 좋은 시기, 지금부터라도 여행사들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꼼꼼히 살피면 생각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여행을 즐길 수 있다. 혹시라도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살피는 시간조차 부족한 독자를 위해 가까이는 일본에서부터 5시간대에 닿을 수 있는 태국까지 ‘가보고 싶은 골프장’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여행사 정보 꼼꼼히 살피면 저렴한 비용으로 즐겨
일본서 5시간대 태국까지 가보고 싶은 골프장’ 찾아라

<일본>북해도 니세코 힐튼

한적한 시골마을 같은 북해도는 겨울이면 스키, 여름이면 골프로 왁자해진다. 특히 여름이면 시원하고 청명한 북해도의 기후 덕분에 많은 피서객이 찾아든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여름 여행지로 꼽히는데다 청정의 자연에서 나온 유제품, 게를 비롯한 해산물 등의 먹을거리로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곳이다.

니세코 힐튼은 기존의 니세코 프린스 호텔을 세계적인 명성의 힐튼에서 인수하여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으로 다시 태어났다. 니세코 힐튼은 리조트형 호텔로 북해도의 자연을 이용한 각종 계절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여러 액티비티 중 겨울을 제외한 계절이라면 단연 골프가 백미다. 골프를 마친 후 수질 좋은 니세코 힐튼의 온천이 긴장한 몸의 근육을 풀어 줄 것이다.

니세코 힐튼은 2개의 골프 코스(니세코 빌리지골프코스, 니세코 골프코스)를 갖고 있다. 니세코 빌리지 골프코스는 호텔에 인접한 18홀 규모이고, 니세코 골프코스는 호텔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 니세코 힐튼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니세코 빌리지 골프코스는 18홀, 파72, 6805야드 규모다. 니세코 빌리지 골프코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홀은 10번 홀. 가장 장거리 홀인데다 그린이 연못에 둘러싸여 있어 무사히 통과하려면 상당한 집중이 필요하다.

니세코 골프코스는 아놀드 파머가 설계했으며 백화나무와 낙엽송, 북해도 특유의 침엽수까지 어우러진 코스다. 니세코 골프코스에서 가장 유명한 홀은 5번 홀로 요우테산을 향해 티샷을 날리게 되는데 그린 오른쪽 앞에는 연못, 왼쪽으로는 벙커가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며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한 곳이다.

<일본>규슈

규슈지방은 일본에서도 레저·관광지역으로 유명하며 서울에서 2시간여 남짓한 거리에 있다 보니 외국 골프투어 하면 떠오르는 장거리 비행에 대한 부담감, 공항 도착 후 골프장까지의 오랜 이동시간에 대한 피로감이 없다. 서울 수도권 지역 골퍼들은 인천공항에서 9~10시쯤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2시간 후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어 여유 있게 점심식사 후 오후 18홀 라운드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주말을 끼고 금요일에 출발하면 일요일까지 최대 90홀 라운드도 가능하다.

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동남아 지역의 3박5일 일정과 비교해 비슷한 라운드는 물론이고 일정도 하루 반나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골프투어를 마친 후 피로감도 적은 편이다. 일본 지역 최남단에 있는 미야자키는 골프뿐 아니라 수려한 자연경관과 천혜의 온천자원 다양한 먹을거리 등이 유명하다. 태평양을 끼는 지역특성상 새벽에 라운드를 시작하면 태평양 수면으로 떠오르는 생전 보기 힘든 찬란한 해 오름을 조망할 수 있다.

기분 좋게 오전 라운드를 끝마치면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라운드에 나서면 따스한 오후 햇살 속에 골프장을 둘러싼 삼나무, 히노키(편백나무) 나무의 장관이 펼쳐진 페어웨이를 뚜렷이 조망하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모든 코스에서 셀프 플레이가 가능해 여유 있게 주변 경관을 살펴보며 코스를 공략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오후 라운드를 모두 마친 후 골프장 주변 온천장으로 이동해 천연 미네랄 온천욕으로 피로를 털어내고서 지역 특상품인 고구마 소주를 반주 삼아 흑소와 신선한 해산물을 재료로 요리한 각종 음식을 즐기며 몸의 안팎에 쌓인 피로를 모두 날려 버리기에 충분하다.

<일본>고바야시GC

미야자키현 고바야시 시에 있는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지난 1990년 세이부 건설주식회사가 시공을 맡아 1993년에 개장한 골프장으로, 유명한 골프장 설계가인 J 마이클 폴렛이 코스설계에 참여했다. 동광그룹이 인수한 3곳의 골프장 중 가장 입지 조건이 탁월한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미야자키 공항에서 50분, 가고시마 공항에서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코마 고원의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내 설계한 것이 특징인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대자연에 둘러싸인 빼어난 주위 경관을 자랑한다. 홀마다 삼나무와 히노키 나무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연못과 페어웨이의 기복을 교묘히 살려낸 코스가 많아 홀 공략에 정확한 판단과 실수 없는 쇼트게임은 필수조건이다.

전반적으로 페어웨이가 넓고 OB 지역이 거의 없어 아마추어 골퍼에게 베스트 스코어를 내기에 적합하다.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3곳의 골프장 중 유일하게 골프장 내 팬션을 갖춘 리조트형 골프클럽이다. 핀란드에서 직수입한 적송재로 지어진 팬션은 최신식 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총 18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어 적게는 2인에서 많게는 4인까지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실내는 거실과 침실, 샤워실, 화장실이 부속되어 있다.

<일본>가노야GC

가고시마현에 있는 가노야 골프클럽은 완만한 자연의 기복을 살린 고원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가고시마 공항에서 50분이면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다. 오오스미호, 시부시만, 타키쿠마 연봉을 바라보는 경승지에 있는 고원 코스로 남국의 뛰어난 절경을 조망하며 플레이가 가능하다. 아웃코스는 페워웨이가 넓고, 대담한 쇼트를 만끽할 수 있으며 인코스는 첫 티샷이 최대 관건이 되는 전략적인 코스로 세팅되어 있다.

그린 주변에는 전략적으로 많은 벙커가 배치되어 있어 각 홀 공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가노야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에는 대연회장이 마련돼 있어 아마추어 골프대회 후 연회장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현지의 신선한 각종 채소와 음식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로 골프장을 찾는 현지인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산둥성> 연태 애플 시티 골프장

애플 시티 골프장은 우리나라 기업과 중국 연태시가 공동으로 건설한 27홀 규모의 국제 표준 골프장이다. 골프장명에는 중국 최대의 사과 산지인 연태의 특성을 골프장 이름에 그대로 반영했다. 전체 27홀, 파108, 6530야드 규모로 마운틴, 레이크, 밸리 코스로 나누어지며  코스마다 지형적인 특성을 잘 살려 구성했으므로 색다른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그린과 페어웨이의 관리상태가 상당히 좋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한국인을 위해 한국어 안내 표지판이나 한국어 가능 직원을 다수 배치했다.

애플 시티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표고차 50m의 지형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깊이가 느껴지는 계곡과 완만한 능선을 연결하여 진정한 산악 골프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높고 낮은 언덕들,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는 암석, 키 큰 나무들, 호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마운틴 코스는 전반적으로 웅장하고 다양한 레이아웃이며 레이크 코스는 호수를 이용한 조경이 아름답지만 홀 공략에는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한 곳이다. 밸리 코스는 자연 계곡을 살려 디자인되어서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홀 구성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애플 시티 측은 애플 시티의 가장 대표적인 홀로 마운틴 코스 1번 홀을 꼽는다. 마운틴 코스 1번 홀은 페어웨이가 500m가 넘어 긴장을 풀고 마음껏 휘두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2번 홀은 계곡에서 불어 올라오는 바람이 만만치 않아 바람의 홀로 불린다. 반면 장타에 자신 있다면 6번 홀에서 힘을 뽐내 볼 수 있고 여러 형상의 벙커와 워터해저드가 곳곳에도사린 까다로운 9번 홀에서 본인의 기량을 시험해 볼 수 있다. 골프코스 외에 클럽 하우스 안에 한식당 등 레스토랑과 연회시설, 프로샵, 사우나와 라커룸 등을 갖추고 있다. 클럽 하우스는 매우 현대적인 유럽풍의 스타일로 작은 궁전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넓은 창으로 시원하게 코스가 펼쳐진다.

<태국> 치앙마이

치앙마이는 드물게 1년 내내 라운드할 수 있는 곳으로 골프 애호가들에게는 언제든지 골프생각이 나면 훌쩍 떠날 수 있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규모로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태국 제2의 수도로 불린다. 태국 북부의 도심에서는 현란한 네온사인과 고층 건물로 대변되는 현대의 대중문화를 만나게 되지만 10km만 벗어나도 40만 명에 달하는 소수민족이 독특한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사는 밀림으로 들어가게 된다. 치앙마이는 푹푹 찌는 방콕과는 달리 여름에도 제법 선선한 기후를 만나볼 수 있어 골프 여행에는 제격인 여행지다.

여행사 투어비스에서는 피서를 즐기려는 골퍼들을 위해 ‘치앙마이골프 72 Hole 6일’이라는 골프 특선 상품을 내놓았으니 치앙마이를 흠뻑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생각해볼 만하다. 치앙마이골프 72 Hole 6일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면 금요일 저녁 대한항공으로 출발해 일정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나흘 동안 로얄 치앙마이, 그린밸리, 가싼 쿤딴, 레이크시티, 메조, 하일랜드, 마리나, 란나CC 중 한 곳에서 18홀 라운드를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레이크 시티 골프클럽은 총 27홀로 홀마다 색다른 특성이 있는 코스가 미숙한 초급자부터 까다로운 상급 골퍼들까지 모두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삼면이 호수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맛깔스러운 한국 음식과 함께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만나볼 수 있고 지친 몸을 회복시켜줄 온천 사우나도 즐길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흠뻑 느끼고 싶은 골퍼에게는 가싼 쿤딴 골프클럽이 제격이다. 이곳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골프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쿤딴 국립공원 청정 지역 내에 있어 무공해 골프장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클럽하우스와 호텔의 최고 시설이 자연의 정경과 잘 어우러져 웰빙 골프투어의 최적지다. 투어 5일째에는 수공예 민속 마을인 싼캄펭을 관광한다. 이곳은 치앙마이에서 유럽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수공예 쇼핑 거리다.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13km의 쇼핑거리가 길게 늘어서 있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은 세공품, 수직실크, 목각인형, 그림우산 등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으며 특히 미얀마 산 각종 보석 공장 및 쇼룸을 갖추고 있어 쇼핑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한편 외국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은 일정에 맞춰 여권과 비자를 꼼꼼히 점검해두는 것이 좋다. 여권 기간이 만료되지는 않았는지, 비자가 필요한 지역은 아닌지 등의 사항을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간혹 깜박 잊어버려 여행 가기 하루 이틀 전 다급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여행사에 문의해서 여행지의 당일 날씨에 대한 정보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다. 그리고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라면 수영복을 챙기는 것도 당신의 센스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딸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자격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에 최종 합격했다. 외교부가 오직 심 총장의 딸을 위해 전형까지 엎었다는 게 골자다. 외교부는 특혜가 아니라던 입장을 뒤집고, 심 총장 지녀 채용을 보류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사안처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며 맹공을 펼치고 나섰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 심모씨는 ‘아빠 찬스’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과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에 합격할 수 없었다. 지원 자격 자체가 미달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입시 비리 혐의를 받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사안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이 심씨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아빠 찬스? 수상한 합격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서 심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9월 심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서 언급됐었다. 당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심 총장의 장녀가 1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는데, 심 후보자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후보자 장녀가 최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며 “후보자 자녀는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장녀가)서울대 국제대학원 1학년 때 박철희 교수에게 수업을 받았다”며 “박 교수는 현직 주일대사고, 후보자 본인 장녀가 입사할 당시 국립외교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나카소네 야스히로상 수상자”라며 “제1회(수상자) 박철희 주일대사고, 윤석열정부서 ‘중요한 건 일본 마음’이라고 말한 김태효 차장이 제5회 장려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심 총장이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채용 서류를 내라.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전부터 채용서류 전체를 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의원실서 계속 요구하지만 후보자 동의가 없어서 (외교원이) 내질 않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외교부의 지난 1월 1차 공무직 연구원 채용 공고에는 ‘경제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가 응시 자격이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2차 공고는 갑자기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됐다. 외교부는 응시 가능 대상을 확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변경 전에 응시했던 이들은 2차 공고 때는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공정채용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변경할 때는 채용 관련 심의기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외교부는 인사기획관실과 서면 협의만 거쳤다. 심의기구를 통한 공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채용 공고를 변경한 셈이다. 채용 경력을 두고도 외교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거세다. 채용 공고에는 해당 분야 실무 경력 2년 이상이 응시 자격이었다. 그러나 심씨의 경력은 국립외교원 연구원 8개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22개월, UN 경제사회국 인턴 6개월로 실제 경력은 8개월에 불과했다. 경력 1년도 안 되는데 스펙 과대 포장해 지원 외교부 전형까지 뒤집어…기존 면접자는 탈락 외교부는 학창 시절의 경험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해명했지만, 외교부 산하 기관서 2022년과 2023년에 낸 채용공고엔 인턴이나, 교육생,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행정조교 등은 경력서 제외한다고 적시돼있다. 심씨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산하 EU센터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했다고 실무 경력에 적었다. 하지만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연례보고서에는 심씨가 연구 보조원이 아닌 EU센터 ‘석사 연구생’으로 적혀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심씨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진상조사단을 출범했다. 조사단에는 한 의원을 포함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홍기원·이재강 의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박희승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이용우 의원,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이정문 의원,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의원,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백승아 의원 등 총 12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심 총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는 지난 1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면접까지 통과해 현재 신원 조사 절차만 남겨둔 심씨의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보됐다. 공익감사는 감사 대상 기관이 자체 감사기구서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검찰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해 왔다.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감사원을 동원해 면죄부를 받으려는 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심 총장 자녀 관련 ‘권력형 비리’ 의혹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심 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비리 의혹 및 서민금융 대출 논란, 심 총장 아들의 장학금 수령 특혜 의혹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외교원 연구원 채용 공고상 자격 요건에 ‘해당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자 중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 경험자’라고 돼있지만 심 총장 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 급 바뀐 채용공고 심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총장의 자녀는 대한민국의 다른 모든 청년들과 같이 본인의 노력으로 채용 절차에 임했다. 국회에 자료 제출을 위한 외교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도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심씨 특혜 채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은)윤석열정권 출범 직후 2022년 7월 정도에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실로 들어갔다가 2024년 1월에 외교부로 복귀해 5월 말, 한반도 평화교섭본부를 없애고 새롭게 신설한 외교전략정보본부 외교정보기획국장으로 보직받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23년 외교부 연구직 채용 1차 공고 당시 직접 면접에 참여한 박 국장은 지원자 A씨를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하지만 A씨는 한국서 나고 자라 학위까지 받은 인물로 언어능력을 문제 삼을 만한 근거는 부족했다. A씨의 탈락 이후 외교부는 2차 공고를 내며 채용 자격을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에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다. 이때 국제협력 분야를 전공한 심씨가 합격하게 된 것이다. 한 의원은 박 국장의 대통령실 근무 경험이 심씨의 채용 과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채용 실무가 인사기획관실이 아닌 외교정보기획국 산하 외교정보1과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아무래도 용산에 파견 나가 있으면 조금 더 넓게 여러 부처와 관련된 사람들을 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과정서 어떤 방식이든지 어떤 접점이 이뤄지지 않았겠냐라고 하는 것은 있는데 그 부분은 저희가 조금 더 깊이 파봐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먹잇감 심 총장과 갈등을 빚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심씨의 사건은 좋은 먹잇감이다. 지난 3일 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심 총장과 조태열 장관을 직권남용,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수사3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해 고발당한 심 총장 사건도 수사 중이다. 사세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장인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을 뇌물성 채용한 행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감사원이 공익감사 청구를 각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익감사 청구는 6개월 이내 결과를 내놔야 하되 기한은 자체 판단으로 늘릴 수 있는데, 그전에 감사에 착수할지 여부부터 감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감사 청구를 각하하는 이유는 통상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공수처 수사가 각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감사원이 거부할 수 없는 국회 요구 감사의 경우에도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사실상 각하’했던 최근 사례도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25일 국회가 요구한 방송통신위원회 2인 구조 등 감사를 두고, 같은 사안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위법성 여부를 감사원이 결론 내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매듭지은 보고서를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심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입시 비리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장관 부부가 받았던 수사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검찰의 이중적 잣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받았던 검찰 수사를 보면 입시 비리 혐의만으로도 압수수색 등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는 심 총장 딸의 경우 멀쩡하게 살고 있다는 걸 국민 눈높이서 봤을 때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라며 “이건 상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민은 집유 “강도 높게 수사해야” 용산 파견 키맨 박장호 국장 뒷배? 여당인 국민의힘도 조용하다. 지난달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을 두고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를 넘어 제2의 조국 사태”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수처가 심 총장과 심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고발 사건이 이어지면서 수사 지연은 불가피하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 등 4명의 검사 임명을 대통령실에 제청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임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인사위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9월에도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 등 3명의 검사를 추천했지만 대통령실은 반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답이 없는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될 때까지 이들을 임명하지 않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송창진 수사2부장의 면직을 재가하면서도 신규 검사 임명은 하지 않았다. 한 총리의 뒤를 이은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찰청 등 부처 인사는 진행하면서도 공수처 검사는 임명하지 않았다. 신규 검사 임명이 늦어지면서 고질적인 공수처 인력난도 지속되고 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이지만 현재 검사 인원은 휴직자 1명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신규 검사 7명을 임명해도 정원보다 4명이 부족하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과부하 상태라는 우려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수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비위 의혹 수사 등 기존 수사에 인력이 집중돼있어 타 수사를 들여다볼 여력이 없다는 토로도 상당하다. 수사? 미지수 공수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발 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당받은 사건을 전부 들여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이 하루빨리 검사 임명을 해줘야 타 사건도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박에 반박 나선 외교부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입장을 재반박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외교부는 “관점에 따라 제도 운영 과정서 미흡했던 부분이 지적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한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에 석사 취득 예정 상태였던 심씨가 채용된 것에 대해 심씨만 특별히 배려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학위 취득 예정서를 공식 증명서로 증빙하면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했던 사례가 2021~2025년까지 총 8건 더 있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올 초 외교부 정책조사 연구원 채용 과정서 이미 최종 면접까지 마친 응시자가 불합격 처리되고, 심씨를 위한 ‘맞춤형’으로 응시 자격을 바꿔 재공고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1차 공고를 냈을 때 응시 인원이 6명에 불과했고, 그 중 유일하게 경제 관련 석사학위를 소지한 응시자 1명에 대해 외부 인사 2명과 내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된 면접위원회가 최종 면접을 했으나 채용 부적격 판정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1차 채용 공고문에 ‘응시자 중 적격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사전에 공지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2차 공고에선 응시 가능 대상을 넓히기 위해 자격 요건을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고, 그 결과 19명의 지원자가 응시해 심씨를 포함한 5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처럼 1차 공고 후 적격자가 없어 전공·자격증 분야 등 응시 자격 요건을 변경해 재공고한 사례는 타 부처는 물론 외교부 내에서도 과거 전례가 있다면서 “(심씨가)유일하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앞서 외교부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응모한 사람이 적더라도 (같은) 채용 공고 사이트를 보면 재공고를 해서라도 기한을 연장해 해당 분야 사람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심씨가 또 다른 응시 요건인 ‘실무 경력 2년 이상’을 충족했는지도 논란이 큰 쟁점이다. 외교부는 심씨의 실무 경력을 국립외교원 경력 8개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보조원, 유엔 산하 기구 인턴 등을 포함해 총 35개월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인턴, 조교 등은 통상 실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경험과 경력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