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대한상의 새 수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8.06 11: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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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젊은피’재계에 새바람 일으킨다

[일요시사=경제1팀] 대한상공회의소에 젊은 피가 수혈됐다. 바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그는 오너 경영인이면서도 ‘소통’과 ‘소탈’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인물. 그런 그가 보수적 성향이 강한 대한상의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의 새 수장으로 낙점됐다. 서울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9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긴급 회장단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박 회장을 신임 서울상의 회장에 추대했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까지 겸임하는 것이 관례인 만큼, 사실상 박 회장이 21대 손경식 전 회장의 뒤를 잇는 대한상의 회장으로 결정된 셈이다.

재계 신망 두터운
50대 젊은 오너

이로써 박 회장은 역대 전례가 없었던 ‘50대 젊은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얻게 됐다. 조직의 규모가 워낙 크고, 국내외적으로 그 역할의 범위가 방대한 대한상의의 회장직은 그간 상공업계의 원로 또는 정치인·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왔다.

재계는 ‘대한상의 박용만호’ 출범을 두고 “예상은 했지만, 다소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는 내년이면 130주년을 앞둔 대한상의가 자체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한상의는 박 회장을 추대한 배경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한국 경제를 대표할 수 있는 규모 있는 기업의 오너가 상의 회장직에 적합하다”며 “박 회장은 이를 모두 충족시킬 뿐 아니라 적극적 활동 의지, 좋은 기업인 이미지와 기업가 정신, 대·중소기업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 대 정부 및 대인관계가 원만한 인물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박 회장의 추대 배경에는 오너 일가 출신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인 만큼 대표성이 커야 한다는 의견에서다. 현 서울상의 회장단 내 오너 중 그룹 규모면에서 재계 서열 12위의 두산그룹이 제일 크다.

또한 두산그룹과 대한상의의 인연이 남다르고, 박 회장이 서울상의 부회장이 된 이후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회장단 회의에 꼭 참석하는 등 대한상의의 활동에 열정을 보인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는 전언이다.

아버지·형에 이어 두산가 네번째로 회장직 수행
오너 출신 경영인…적극적인 대외활동 높게 평가

두산그룹과 대한상의 인연은 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박 회장의 선친인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이 1967∼1973년 6년간 제6·7·8대 대한상의 회장을 지냈고, 그의 형인 박용성 대한체육회 명예회장도 지난 2000년부터 제17∼18대 회장으로 5년 넘게 일한 바 있다.

여기에 전문경영인이었던 정수창 전 두산 회장을 포함해 두산그룹은 박 회장까지 총 네 번째 상의 회장을 배출하게 됐다. 가히 ‘대한상의 가족’이라 할 만하다.

‘50대 젊은 회장이 고령이 많은 상의 회장단을 이끌 수 있겠나’, ‘두산가에서 또 맡나’ 라는 태클이 없진 않았지만, 박 회장으로 최종 낙점되자 ‘기대’쪽에 평점의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두산 체질 바꾼
‘M&A 귀재’


그도 그럴 것이 재계에서 박 회장은 전문경영인을 능가하는 실무 능력을 갖춘 오너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박 명예회장의 5남인 박 회장은 지난해 4월 두산 회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바닥부터 실무를 익혔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회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대학 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 1977년 외환은행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82년 두산건설에 사원으로 입사해 두산음료, 동양맥주, 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두루 거치면서 경험을 쌓았다.

박 회장의 경영 능력이 빛을 발한 것은 1990년대 중반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면서다. 그는 오비맥주 등 주력 사업을 과감히 매각하면서 그룹 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또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 ▲2006년 영국 미쓰이밥콕(두산밥콕) ▲2007년 미국 밥캣(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 ▲2009년 체코 스코다파워(두산스코다파워) 등 1998년부터 17건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이를 통해 두산은 맥주 등 소비재에서 중공업·기계 등 산업재 중심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10%대 초반이던 해외 매출 비중은 60%대로 높아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도 급성장했다. 지난 2011년 기준으로 매출은 지난 1998년 3조400억 원대 보다 8배 가량 증가한 26조2000억 원을 찍었다. 해외 매출도 10% 초반에서 40%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박 회장의 공격적인 M&A와 해외사업 개척을 통해 두산그룹은 전 세계 30개국에 걸쳐 3만9000여명이 일하는 10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박 회장은 이러한 결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했고, 결국 지난해 3월 박용현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두산 그룹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회장이 된 이후에는 공격적 경영을 벗고 내실 위주로 그룹을 이끌어 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런 박 회장이 이번엔 글로벌 경기불황과 경제민주화 등으로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를 정상궤도로 올리데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두산의 체질을 변화시켜 글로벌 경영을 추진해온 박 회장의 역량에 비춰볼 때 ‘준비된 50대 재계 수장’으로 한국 산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수완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위터 스타’
소통+격식파괴

특히 박 회장은 두산그룹을 이끌면서 ‘소통’과 ‘혁신’을 강조해온 만큼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는 재계에서 ‘소통 리더십’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보여주기 식 소통이 아닌 진솔하고 친근한 모습의 소통에 힘써왔다. 대기업 오너 회장이라는 권위를 벗어던지고 임직원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극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트위터 팔로워가 무려 16만 명에 이르는 박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사적인 의견, 깨알 같은 일상 등을 공개해 ‘재벌 기업인’에 대한 선입견을 허물고 있다.

리더십 검증…117년 두산 변신 주도
권위 버린 SNS스타…팔로어 16만명

트위터 이외에도 박 회장의 소탈한 성격을 보여주는 일화는 다양하다. 박 회장은 소주와 막걸리를 즐기고 젊은 사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저녁 자리를 갖는 편이다.

SBS 연예프로그램 <짝>에 출연했지만 파트너를 찾는 데 실패했던 자사 직원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 입소문을 탔는가 하면, 최근에는 ‘냉면집에서 5만원 외상한 사연’을 공개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직원들을 위한 음악콘서트를 마련해 자신이 직접 사회를 맡고 매년 대학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인재를 구하는 ‘최고 경영자’의 모습으로 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두산이 내부적으로 상무 전무 부사장 등 직급을 없애고, 점수에 따라 일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우는 인사 제도를 폐지할 수 있었던 것도 박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두산 광고 카피를 만든 이도 바로 박 회장이다.

특유의 소통은 박 회장의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통해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00년 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장 회장, 2009년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2011년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이사 등을 맡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고, 이 외에도 마리아수녀회 한국 후원회장, 국림오페라단 후원회장 등도 맡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바람 등으로 재계에서는 소통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고, 박 회장은 이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특히 대한상의 회장직은 다른 경제단체장에 비해 친화력이 강조되는 자리인 만큼 소통경영을 강조해온 박 회장이라면 새로운 대·중소기업 관계 정립 등 재계 현안을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현안들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러나 ‘박용만호’가 100% 순항한다고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조직을 이끌 인품과 자질은 인정받고 있지만, 그 실행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너로서의 경영과 대기업, 중견, 중기를 아우르는 큰 재계단체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은 다를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젊다는 것은 큰 장점이지만 비교적 나이가 많은 71개 지방상의 회장들과의 융합 여부도 지켜봐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박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만만치 않은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어 그의 초반 행보는 주시 대상이다.

우선 대내외적인 경기침체와 경제민주화 바람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최근 상의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면서 정치권과 타협점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회에서 기업 관련 입법도 활발해지고 노동문제도 많아지면서 박 회장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면서도 “박 회장이 과거 손경식 회장만큼의 무게감과 신망, 식견을 내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우려’보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대한상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회장직을 맡더라도 전혀 문제없을 것”이라며 여느 회장과 다른 젊은 감각, 넓은 소통, 격식 파괴로 재계의 중심 대변자로 활약할 것이 예고된다”고 전했다.

어찌됐건 대한상의 네 번째 두산 출신 경영인을 ‘대표 얼굴’로 맞게 됐다. 박 회장의 젊은 리더십이 대한상의 ‘130년 역사’에 어떤 긍정적인 새바람을 몰고 올지 재계 안팎의 눈이 쏠리고 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박용만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보스턴대 경영학 석사 

▲1982년 두산건설입사 

▲1995년 두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 

▲1998년 두산 대표이사 사장 

▲2005년 두산 대표이사 부회장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現) 

▲2009년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회장(現) 

▲2009년 두산 대표이사 회장(現) 

▲2012년 두산그룹 회장·두산 이사회 의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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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