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로이킴 '철판행보' 논란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8.05 12: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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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기획사 등에 업혀 우쭈쭈?

[일요시사=사회팀] 지난해 Mnet <슈퍼스타K4>를 통해 스타의 반열에 오른 가수 로이킴이 표절 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네티즌은 "로이킴이 아니라 라이(lie)킴"이라며 로이킴의 진정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사과는 엉뚱한 곳에서 튀어나왔다. 원곡자로 알려진 어쿠스틱레인이 로이킴에게 먼저 고개를 숙인 것이다.



'엄친아' 가수 로이킴이 데뷔 후 성장통을 톡톡히 겪고 있다. 지난 몇 주간 계속된 음원 표절 시비는 그의 깨끗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표절 논란 끝?

더 큰 문제는 이 표절 논란이 현재도 진행 중이란 사실. 본인이야 "원곡을 들어본 적도 없고, 표절하지 않았다"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한 번 돌아선 대중의 마음은 쉽게 돌아서지 않고 있다. 그리고 로이킴 표절 의혹의 중심에 있는 원작자 '어쿠스틱레인'이 입을 열면서 논란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1일 어쿠스틱레인은 자신의 블로그에 이번 표절 논란과 관련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어쿠스틱레인은 "무명가수인 저에게 격려와 힘을 실어 주셨던 많은 네티즌 분들에게 먼저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리고 "로이킴이란 멋진 뮤지션을 지지하시는 분들의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이며 젊고 유망한 뮤지션을 보호하려는 그 사랑의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라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 말의 배경은 이렇다. 앞서 로이킴이 발표한 '봄봄봄'이란 곡은 어쿠스틱레인의 '러브이즈캐논(Love is Canon)'이란 곡을 베꼈다는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로이킴 팬들은 "어쿠스틱레인이 로이킴을 물고 늘어지면서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그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한쪽에선 로이킴의 표절을 문제 삼고, 또 한쪽에선 어쿠스틱레인을 비난하는 전면전이 계속되면서 양측은 큰 피로감을 느꼈다. 그러나 해명에 적극적이었던 로이킴과 달리 어쿠스틱레인은 대응에 소극적이었다.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갑을관계'에 있었다는 게 어쿠스틱레인 측 주장이다.

어쿠스틱레인은 자신을 일종의 '영세사업자'라고 소개한 뒤 자신의 수입 대부분이 (음원유통업체인) 멜론과 Mnet을 통해 들어온다고 고백했다. 그는 "Mnet은 저에게 너무나 중요한 회사입니다. 로이킴씨는 그 회사에 소속된 가수이십니다. 또한, 저는 CJ E&M(Mnet)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돈을 벌어야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고 남편이며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거대 음원유통업체가 키우는 가수인 로이킴과 싸우는 건 해당 업체에 음원을 '납품'하고 있는 본인 입장에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이킴이 소속된 CJ E&M은 이번 표절 논란이 불거지자 "표절이라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을'과 다름없는 어쿠스틱레인 입장에선 더 이상 항변하기도 애매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표절시비'사과 없이 활동 강행
원곡자 어쿠스틱레인 먼저 고개
"가요계도 갑을 존재" 날선 공방

어쿠스틱레인은 "로이킴씨가 상처를 받으셨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뿐만 아니라 "로이킴 팬 분들 깊이 헤아리셔서 오해를 푸시기 바랍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로이킴 본인도 하지 않았던 사과를 원작자가 대신하자 온라인은 벌떼처럼 들끓었다. 소위 '갑의 횡포' 논란이 재점화한 것이다.

닉네임 에너자**는 "음악계에도 남양유업이 있었네"라며 "어쿠스틱레인은 대리점주라 밀어내면 당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닉네임 le**도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기막힌 세상"이라며 "정말 없는 사람들에게는 *같은 나라"라고 한탄했다.

닉네임 파란** 역시 "우리나라는 뭐니 뭐니 해도 집안을 잘 타고 나야한다"면서 "'빽' 센 사람에게 당하면 억울해도 이렇게 되는 거다"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닉네임 gran****은 "어쿠스틱레인이 사과를 하지 않았다"면서 "을의 입장에서 자신의 처지를 강조하기 위해 '사과'란 단어를 써가며 로이킴을 비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닉네임 마징*은 "표절과는 별개로 원작자의 글을 보니 사과하는 게 아니라 은근히 비꼬고 있다"면서 "내가 힘없어서 당한다고 언플 할 바에야 아예 수그러들든가 아니면 싸우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해라"라고 조언했다.

반면 닉네임 lkjk****는 "아무리 옳아도 CJ 같은 대기업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개인이 얼마나 있겠냐"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 소송인데 당신이 똑같은 상황이라면 처자식 버리고 소송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닉네임 표절쓰**도 "이번 한곡이면 모르겠는데 로이킴은 발표하는 곡마다 표절 논란이 있었다"면서 "표절 의혹이 있으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지 팬들이고 기획사고 적반하장이니 사람들의 욕을 먹는 거다"라고 의견을 덧붙였다.

그러나 로이킴을 옹호하는 쪽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간단히 말해 표절이 아니란 설명. 음악 전문가를 자처한 닉네임 가뜩**은 "엄밀히 말해 원곡도 캐논변주곡 표절인데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게 우습다"며 "인트로와 분위기가 비슷할 뿐이지 멜로디가 달라 표절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로이킴의 팬으로 추정되는 닉네임 lhr9****는 "자꾸 갑을관계 운운하는데 저런 글로 이슈화시키는 게 당신의 갑을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것 아니겠냐"며 "표절인지 아닌지 본인의 입장을 지금이라도 속 시원히 밝히라"고 주문했다.

사과는 없었다

닉네임 meta****도 "여러 정황상 어쿠스틱레인이 역표절했다는 게 확실한데 대중은 그의 '감성팔이'에 휘둘리고 있다"며 "사실은 숨기고 사연만 늘어놓는 사람은 신뢰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중립적 입장인 닉네임 ys16****은 "노래 앞부분 좀 비슷하다고 표절은 아니다"라면서 "유명 작곡가 노래는 거의 비슷해도 아무 말 못하고, 팬들은 한 무명 가수를 마녀사냥하고…. 도대체 누가 갑인지 모르겠다"고 의견을 남겼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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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