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문 여는 ‘앤틱 골프박물관’<들춰보기>

골프 역사가 살아 숨쉰다!

앤틱 골프용품 수집가이자 전직 신문사 기자 출신인 이인세(골프 칼럼니스트·더 골프 뮤지엄 관장)씨가 15년 동안 전 세계를 돌며 모아온 앤틱 골프용품들을 한곳에 모아 ‘앤틱 골프박물관’인 ‘더 골프 뮤지엄(The Golf museum)’을 개관한다. 사회부 기자로 시작해 스포츠 기자로 자리를 옮기며 골프와 인연을 맺은 이 관장은 이번 앤틱 골프박물관을 통해 그동안 모아온 앤틱 골프용품 3000여 점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희소성·가치 면에서 세계 어느 수집가보다 뛰어나
3천여 점 전시…골프마니아들 박물관에 임고 집중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앤틱 골프박물관은 이미 영국, 미국 등 골프와 관련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나라에서는 박물관일 뿐만 아니라 ‘앤틱 골프숍’으로 골프마니아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더 골프 뮤지엄’에 가면
다양한 용품 만날 수 있다

이번 경기도 남양주시에 개관한 ‘더 골프 뮤지엄’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다양한 골프관련 용품들이 총망라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앤틱 골프클럽은 물론, 골프볼, 의류, 트로피, 엽서, 가구 등이 전시돼 있어 관람만으로 오랜 골프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더 골프 뮤지엄의 이인세 관장은 “처음 골프가 좋아 취미로 수집하던 것이 점점 늘어나며 단순한 취미를 뛰어넘었던 것 같다. 시카고와 켄터키에 있는 집 두 곳의 창고를 모두 앤틱 골프용품으로 채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취미로 시작해 전문수집가로 직업을 전향하게 된 셈.
이 관장은 “미국 주재 외신기자로 활동하며 미국 전역을 다니다 보니 수집 기회도 많았다”며 “그러나 수입의 상당부분을 앤틱 골프용품을 사는 데 쓰다 보니 가족들은 크게 반기지 않았다”고도 털어놨다.

이 관장의 앤틱 골프용품에 대한 집착과 열의는 수집 15년 만에 6000여 점이 넘을 정도로 늘어났고 희소성이나 가치 면에서도 전 세계 어느 수집가보다 많은 양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에 박물관을 통해 전시될 용품들은 이 관장이 특히 아끼는 물건 3000여 점이다.
이인세 관장의 앤틱 골프용품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수집의 개념을 뛰어넘고 있다. 하나하나의 역사와 가치를 알고 전 세계 앤틱 골프에 대한 관심으로 미국의 골프 앤틱 멤버(Golf collectors society)로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이 관장은 “앤틱 골프 수집가 동호회이기도 한 ‘Golf collectors society’는 오래된 앤틱 용품 못지않게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호회로서 전 세계적으로 앤틱 골프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들이나 앤틱숍을 운영하는 회원들이 대다수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 나이가 많아 내가 가장 어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동호회 멤버 중 한국인은 이 관장이 유일하다는 것.

“회원들은 일 년에 한 번 모여 골프대회도 개최하고 제품에 대한 의견도 나누며 경매도 진행하는 식인데 대회 때는 초창기 골프복장 착용은 필수고, 클럽도 히코리 소재의 클럽을 사용한다. 그래서 수염이 긴 연로한 참가자들을 보면 과거의 대회를 현실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 연상된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오래된 물건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는 이 관장은 추후에 미국에 남아 있는 물건들을 더 들여와 전시할 계획도 밝혔다.

골프 앤틱 동호회
정식 멤버 활동 중

이 관장은 지난 1987년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로 첫 직장을 시작했다. 이후 1990년대 초반 올림픽 취재를 계기로 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후 스포츠 기자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 미국 LPGA투어에서 맹활약 중이던 한국계 골퍼 펄신을 취재하며 골프와 첫 인연을 맺었고 1998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 당시 현장에서 전 국민이 잊지 못하는 마지막 날 맨발투혼을 지켜보며 국내에 낭보를 전하기도 했다.

2002년까지 15년 동안의 오랜 기자 생활을 마감한 이 관장은 이후 개인사업과 앤틱 골프용품 수집에 매달린 끝에 올해 6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앤틱 골프박물관인 ‘더 골프 뮤지엄’을 개관하게 됐다.

“앤틱 골프용품을 구하러 다니다 헛걸음을 한 적도 많다. 워낙 흔한 물건이 아닌데다가 기념품용으로 다량으로 제작된 물건도 많아 구별도 쉽지 않았다”고 이 관장은 수집과 관련한 어려움도 밝혔다.

한 에피소드로 이 관장은 “출장 중에 샌프란시스코의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작은 마을에 들르게 됐는데 그곳에 작은 앤틱 가구점이 있었다. 물건이 별로 없어 그냥 나오려고 하는데 오래된 트로피가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니 예전 골프대회 트로피였는데 주인이 600불을 불러 고민하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나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 트로피 생각에 며칠째 잠을 잘 수 없어 결국 며칠이 지나 그곳을 다시 찾아 돈을 모두 지불하고 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골프 기자에서
골프 박물관 관장으로

그만큼 앤틱 골프용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이 관장은 이번에 전시된 전시물들도 본인의 손이 안 거친 것이 없다고 말한다. 전시 테이블과 전체적인 세팅은 물론 클럽 하나, 볼 하나까지도 손수 배치할 정도였다고.

전체적인 구성과 전시를 혼자하다시피 하다 보니 올초부터 미국에서 들여온 물건들을 정리하는 데에만 3개월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그래도 주위의 관심과 반응이 좋아 이달부터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에서 전시코너를 마련해 앤틱 골프 전시회를 열 계획이며 추후 골프장을 비롯해 골프관련 업체에서도 다양한 전시회를 열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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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