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밝히는’ 미녀 아나운서 열전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6.24 11:08:36
  • 댓글 0개

700만 야구팬 홀린 ‘그라운드 여신’전쟁

[일요시사=연예팀]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 걸그룹 못지않은 미모와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대한민국 대표 여성 아나운서들. 미모와 지성을 두루 갖추고 현장을 누비는 이들에게 ‘여신’의 칭호가 붙여진 지는 이미 오래다. 그렇다면 왕성하게 활동 중인 스포츠 아나운서 중 가장 주목받는 이는 누굴까. 진정한 ‘야구 여신’ BEST 7을 뽑아봤다.



최근 스포츠채널 여성 아나운서 중 가장 ‘핫’한 인물은 남성채널 XTM의 공서영 아나운서다. 그에게는 두 가지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하나는 ‘걸그룹 출신 아나운서’, 또 하나는 ‘고졸 아나운서’다.

‘9회말 2아웃’
인생 대역전

어릴 적 가수가 꿈이던 공 아나운서는 지난 2004년 여성 트리오 ‘클레오’의 5집 음반 ‘라이징 어게인(Rising Again)’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클레오는 1999년 1집 ‘클레오’로 시작해 5집 ‘라이징 어게인’까지 내고 해체된 2세대 걸그룹의 대표주자다. 당시 그는 공서영이 아닌 정예빈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연예계의 단맛을 조금씩 보기 시작한 이듬해인 2005년, 클레오가 해체되면서 공 아나운서는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 솔로가수로의 전향도 준비했지만 자꾸 어그러졌고, 결국 아나운서로 진로를 바꿨다.

다시 도전, 스물아홉이었다. 공 아나운서는 2010년 초 아나운서 학원에 등록했다. 목표는 케이블 스포츠 채널 아나운서. 입문 과정 6개월을 마치고, 심화 과정으로 접어들기 직전 KBS N SPORTS의 아나운서 모집 공고가 떴다.


그는 주저 없이 도전했고, 스포츠 아나운서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후 야구 배구 농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최희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한 <아이러브 베이스볼>으로 KBS N의 간판 아나운서로 떠올랐다.

아나운서로 이름을 알릴 당시 공 아나운서는 고졸 출신 아나운서, 걸그룹 출신 아나운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큰 키와 굴곡 있는 몸매, 미모를 겸비한 아나운서로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얻었다. 그렇게 1년 6개월이 흘렀고, 공 아나운서는 스스로에게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2년 여름, 야구 초짜채널인 CJ E&M의 채널 XTM으로 거취를 옮겼다. 당시 XTM은 공서영의 영입 사실과 함께 개인 프로필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 사진은 남성 야구팬들 사이에서 무수한 사랑을 받으며 ‘스포츠 여신’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현재는 <베이스볼 워너비> 진행을 맡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도 공 아나운서는 ‘학력의 경계’와 ‘선입견의 장벽’을 허문 매력적인 인물로 평가 받는다.

걸그룹·피겨선수·초등교사 등 전직 다양
전문적인 지식부터 미모·몸매까지 삼박자

공 아나운서는 “야구를 만나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누구나 그 사람만의 스토리가 있다. 어떤 사람의 것이 더 값지다고 말할 수 없다. 승패가 갈리는 경기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MBC 스포츠플러스에는 6년차 베테랑인 김민아 아나운서가 있다. 그는 1983년생으로 8살 때부터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활동을 하다 17살 때 부상 등의 이유로 선수생활을 포기한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김 아나운서는 연세대학교에 진학해 졸업한 뒤 2007년 스포츠 케이블TV MBC TV ESPN(현재 MBC TV 스포츠플러스)에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아나운서가 되고 초반에는 씨름, 마라톤, 피겨스케이트 등을 맡아 방송하며 힘든 생활을 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김 아나운서를 처음 접한 남자들은 “여자가 야구를 해? 여자가 뭘 안다고?” 하며 비웃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자연스러운 진행과 빼어난 외모는 이내 팬들의 마음을 돌려놨고, 김 아나운서는 현재 MBC 스포츠플러스의 간판이자 <베이스볼 투나잇 야(夜)>의 안방마님으로 활약 중이다. 2011년에는 스포츠 아나운서로는 처음으로 남성지 화보를 촬영해 관심을 모았고, 가끔씩 내뱉는 개념 발언도 인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MBC 스포츠플러스 김선신 아나운서는 김 아나운서의 뒤를 잇는 ‘새내기 야구 여신’이다.  현재 <베이스볼 투나잇 야(夜)>의 주말진행을 맡으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경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합격한 김 아나운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꿈을 이룬 그는 아나운서라는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고, 2011년 7월 MBC 스포츠플러스에 입사해 새로운 이력을 써나가고 있다. 외모면 외모, 실력이면 실력, 어디하나 빠질 것 없는 그는 최근 팬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그라운드 여신’ 대열에 합류했다.

유인나·한채영
닮은꼴로 화제

KBS N SPORTS 최희 아나운서는 ‘야구 여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인물이다. 따지고 보면 김태균(한화)의 아내가 된 김석류 전 아나운서에 이어 스포츠 아나운서의 인기 부흥을 일으킨 원조나 다름없다.

1986년생인 그는 어린시절부터 스포츠를 좋아해 ‘현대 유니콘스’의 어린이 회원이었고, 중학교 땐 농구를 좋아해 맥도웰 선수를 보러 혼자 농구장에 다니던 소녀였다. 부천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에도 축구부 매니저까지 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앞길에 지금의 직업이 펼쳐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2010년 KBS N에 입사 했고, 입사 초반부터 배우 유인나를 닮은 외모로 화제를 일으켰다. 이후 <2010 남아공 월드컵 리포트>와 <아이 러브 베이스볼 시즌2>, <생방송 오늘 최희의 야구 리포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또한 우월한 미모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단아하고 청순한 외모에 통통 튀는 목소리, 센스 있는 멘트가 야구팬들의 마음을 뒤흔들면서 이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 대상이다.

최근 공개된 학창시절 사진에서도 굴욕하나 찾아볼 수 없는 ‘모태 미녀’임을 입증했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토크쇼에도 출연, 광고까지 찍으며 최고의 스포츠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했다.

KBS N에는 ‘아나운서계 한채영’이라 불리는 정인영 아나운서도 있다. 1985년생인 정 아나운서는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출신으로 2012년 초 윤태진 아나운서와 함께 KBS N SPORTS에 입사했다.

방송보다 몸매 자랑?
과도 노출의상 구설도


이후 그는 <유로 2012>를 진행하며, 팬들 사이에서 ‘유로 여신’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박주영이 헤타페와의 경기에서 스페인 리그 데뷔골을 터트리자,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이 현지 중계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라리가 쇼>와 <스포츠 명불허전>을 진행하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인터뷰도 담당하고 있다.

정 아나운서는 176cm의 큰 키에 볼륨감 있는 몸매로도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이국적인 마스크에 뛰어난 패션 감각까지 갖춰 아나운서계의 한채영이라 불린다. 똑같은 원피스를 입어도 타이트하고 짧게 보여 가끔씩 ‘의상논란의 불씨’를 키우기도 한다. 몸매가 강조된 ‘핫’한 의상 때문에 스포츠팬이 아닌 시청자들까지 정 아나운서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귀여운 외모 뒤
아찔 반전 몸매

SBS ESPN의 대표 ‘야구 간판’은 배지현 아나운서다. 서강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배 아나운서는 지난 2009년 슈퍼모델 렉스로 선발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경제방송에서 활동하다 SBS ESPN에 입사했다. 입사 후 야구 토크쇼 <배지현의 쓰리 번트>를 진행했고, 2년간 <베이스볼S>를 이끌어오며 ‘新야구여신’으로 등극했다.

배 아나운서는 아이처럼 귀여운 외모와 모델 출신답게 훌륭한 몸매를 갖고 있어 최고의 인기를 자랑한다.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동한 경력이 비교적 짧은 편인데도 이미 대규모의 팬을 거느리고 있다.


배 아나운서와 함께 SBS ESPN에는 차세대 스포츠 여신으로 각광받고 있는 박윤희 아나운서도 있다. 박 아나운서는 <베이스볼S>의 주말 안방마님이다.

지난해 건국대학교 축산식품생물공학과를 졸업하고 한 스포츠 프로그램에 출연, 이에 대한 열정을 쌓은 박 아나운서는 매끄러운 진행 실력과 빼어난 미모를 뽐내며 야구팬들의 마음을 연일 훔치고 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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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