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의 ‘역발상 경영’ 화제

“메이저대회 최고의 권위는 우리 스스로”

매년 4월 초 전 세계의 골프 마니아들을 TV 앞에 붙들어 놓는 마스터스.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가장 역사가 짧고 자금력이나 탄탄한 조직력도 없는 일개 골프장에서 시작한 대회가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돈보다는 명예 “후원금은 일절 사절”
중계권료·입장권 판매·영업 무관심

마스터스는 다른 메이저대회와는 달리 기업들의 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는다. 엄청난 수입을 보장하는 TV 중계권료나 입장권 판매, 골프장 영업 등에도 무관심하다. 세속적인 가치에 영합하지 않으면서 ‘돈 보기를 돌같이’하는 마스터스의 ‘경영 비법’이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1등 대회를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돈 보기를 돌같이’
1등 대회 비법

마스터스는 77년간 타이틀 스폰서를 허용하지 않았다. AT&T, IBM, 엑슨모빌, 롤렉스 등 4개의 기업을 후원사로 선정했으나 이들은 후원금이 아니라 물품 공급 후원 계약만 맺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 내 어떤 기업 로고도 노출되지 않는다.

다른 메이저대회인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도 타이틀 스폰서를 두지 않고 있지만 대신 공식후원사라는 창구를 통해 여러 기업에서 연간 수천만달러의 후원금을 받고 있다. US오픈을 여는 미국골프협회는 마스터스처럼 기업 후원을 받지 않다가 2006년부터 셰브론, 롤렉스, IBM, 렉서스, 아멕스카드 등 5개 기업 파트너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PGA챔피언십을 주최하는 PGA오브아메리카는 ‘패트론(후원자) 스폰서’라는 이름으로 아멕스카드, 내셔널렌터카, 로열뱅크오브캐나다, 메르세데스벤츠, 오메가 등의 후원을 받는 것도 모자라 대회 로고 사용 대가로 25개 기업으로부터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 등 ‘수익사업’에 열을 올린다.

브리티시오픈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1978년 롤렉스를 시작으로 니콘, 메르세데스벤츠, HSBC, 두산 등의 후원을 받았으며 최근 마스터카드, 랄프로렌을 추가하는 등 후원금에 익숙해졌다.

마스터스는 사실상 중계권료가 없다. 매년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지금까지 CBS가 독점하고 있다. CBS가 중계권료로 지급하는 금액은 다른 대회에 비해 매우 싼 300만달러다.

미국 PGA투어는 CBS와 NBC 두 방송사로부터 10년간 28억달러 이상을 중계권료로 받는다. 연간 2억8000만달러를 대회 수 40개(메이저대회 제외)로 나누면 대회당 700만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

메이저대회는 일반 대회보다 몇 배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US오픈 테니스대회는 2008~2011년 중계권료로 CBS에서 1억4500만달러(연간 3625만달러)를 받았다. 마스터스는 최소한 중계권료로 연간 3000만~5000만달러 이상을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오거스타는 중계권을 포기하는 대신 대회 도중 1시간 동안 4분만 광고를 하도록 하고 하루 총 16분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해 상업성을 배제하는 데 성공했다.

마스터스는 입장권 수입에도 큰 관심이 없다. ‘패트론’이라고 부르는 4만 명에게 평생 볼 수 있는 권한을 이미 넘겨버렸다. 이들은 대회 기간에 1인당 200달러(1일 62.50달러)만 내면 된다. 하지만 이 입장권은 시장에서 수십 배로 폭등한다. 연습라운드 관람 티켓만 1000달러가 넘고 4일짜리 티켓은 7000달러를 웃돈다.

US오픈의 하루 입장료는 가장 싼 것이 250~385달러며 1주일짜리 패키지는 1875달러다. 브리티시오픈은 하루에 90파운드부터, 7일은 240파운드부터 판다. 메이저대회 중 가장 인기가 떨어지는 PGA챔피언십은 1일에
75~85달러, 1주일에 285~550달러다.

더 큰 입장료 수입은 기업 고객을 위한 VIP용 티켓이다. 브리티시오픈의 ‘프리미어 스위트’는 30명 수용에 1만6500파운드(약 2800만원)부터 시작한다. PGA챔피언십은 코스 내에 VIP석을 마련해놓고 50석은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 150석은 42만5000달러(약 4억8000만원)를 받고 있다. US오픈 13만5000달러(약 1억5000만원)와 21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짜리 패키지가 있다.

오거스타는 대회를 마치고 나면 코스 관리를 이유로 5개월간 휴장에 들어간다. 다른 코스들이 메이저대회 개최를 이유로 그린피를 올리는 등 영업 활동을 벌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회 기간 나타나는
‘마스터스 메뉴판’

마스터스는 기업들의 후원과 TV 중계권료 대신 대회 기간에만 판매하는 기념품 판매 수입(3000만~4000만달러)과 패트론 입장권 판매 수입(1000만달러), 식음료비 등으로 대회 상금과 경비를 충당한다. 대략 6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매년 1000만달러의 수익을 남긴다. 이 돈마저 아마추어 골퍼를 후원하는데 사용한다.

마스터스는 돈을 포기했지만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지역에 어마어마한 경제효과를 안겨줬다. 영국 BBC는 마스터스 주최로 조지아주에 50억달러의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일자리 6만 개를 창출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다른 메이저 대회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지만 이들 대회는 세계 각국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140∼150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반면 마스터스는 출전 자격부터 다른 메이저 대회와 차별화하고 있다. 엄격한 출전 자격 조건을 충족시킨 100명 내외의 선수들만 추려 우승자를 가린다.

출전 자격 100명 내외, 다른 메이저는 140~150명
골프장 밖 식당 음식 값 껑충, 갤러리는 월마트 수준

올해 마스터스 출전 선수는 93명이었다. 역대 마스터스 우승자, 지난 5년간 메이저 대회 우승자, 작년 마스터스 공동 16위 이내 입상자, 2012시즌 PGA 상금 랭킹 30위, 2012년 세계 랭킹 50위, 올 3월31일자 세계 골프랭킹 50위, 작년 마스터스 이후 PGA 우승자, 지난해 US아마추어 챔피언 등이 이번 대회에 출전 자격을 얻었다.

외국인 초청선수는 이시카와 료(일본), 타워른 위랏찬트(태국) 등 2명뿐이었다. 이로 인해 ‘명인들의 열전’에 초대된 선수들은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재킷’을 입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생각한다.
올해도 이틀간 1, 2라운드를 치른 뒤 공동 60위 이내와 2라운드 선두와 10타 차 이내의 선수들만을 가려 3, 4라운드를 치렀다.

‘마스터스 메뉴판’은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담장 하나 사이로 안과 밖이 매우 다르다. 골프장 담장 바로 앞 워싱턴로드 대로변에는 식당과 술집, 모텔, 주차장이 즐비하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4월 둘째 주 한 주 동안 이곳의 메뉴판은 평소와 다르다. 평소 20∼30달러이던 스테이크하우스는 ‘마스터스 위크’에는 50∼100달러짜리 메뉴판을 손님들에게 내민다.

그럼에도 이곳은 물론 주변 식당에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다, ‘후터스’란 바 역시 해떨어지기 무섭게 만원사례다. 두 시간을 기다려도 테이블 하나 얻기 힘들다. 인근 술집들도 마찬가지이며 능력있는 웨이트리스는 하루에 버는 팁만 1만달러에 달했다는 지역신문 보도도 있었다.

외지인만 10만 명이 찾다보니 초절정 성수기를 맞은 모텔은 평소 20∼30달러하던 하루 요금이 매년 오르더니 올해는 200∼300달러로 폭등했다. 이런 게 싫어 ‘패트론’들은 집 한 채를 통째로 빌려 인터넷을 통해 모인 이들과 숙박비를 분담하며 ‘1주일간 동거’를 하기도 한다. 평소 무료주차 지역이던 상가 주차장이 20∼40달러까지 받는 것은 애교에 불과하다.

갤러리는 돈벌이
수단 아니야

‘마스터스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골프장 담장 안은 어떨까. 마스터스 관람 티켓을 구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입장하면 담장 밖 세상과 딴판이다. 골프장 측은 하루 수만의 갤러리가 몰리는 이곳에서 먹거리도 팔지만 가격은 가장 싸게 판다는 ‘월마트’ 수준이다. 물과 콜라, 스낵류는 1달러, 칠면조·치킨 샌드위치가 1.5달러, 맥주가 4달러 선이다.

골프장 측은 그래도 남는 장사라며 10년 전 가격 그대로 받고 있다. 기념품 역시 올해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골프장은 돈을 벌기 위해 갤러리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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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