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골프용품 ‘스마트 골프채’ 등장

2013 골프 화두는 ‘컬러와 튜닝’

작금의 세계 골프업계에 클럽에 있어서 더 이상의 기술적인 진보는 불가능하다. 전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헤드 페이스의 반발계수와 웨지의 그루브 제한 등 메이커들의 기술 개발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감나무(퍼시몬)에서 메탈, 티타늄까지 소재개발도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컬러전쟁’이 시작됐다. 내 맘대로 골프채의 스펙을 즉석에서 조정하는 ‘튜닝전쟁’도 마찬가지다. 이제 골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퍼포먼스만이 남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화려한 골프웨어
올 시즌, 우드도 비거리 전쟁에 가세
롱홀 ‘2온 2퍼트’ 고반발 제품 러시

▲드라이버의 화려한 변신= 지난 1월 전 세계골프용품업계의 트랜드를 조망하는 ‘2013PGA 머천다이즈쇼’ 역시 울긋불긋한 원색의 드라이버들이 총출동해 화려함이 극에 달했다.

불과 2년 전 코브라 푸마골프와 테일러메이드가 오랫동안 금기시됐던 화이트 드라이버를 출시해 시장을 평정하더니 이제는 레드와 블루, 오렌지 등 총천연색 수준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2013년은 기하학적 무늬까지 가세했다. 코브라 푸마골프는 아예 뱀의 피부를 헤드에 붙여놓은 듯한 AMP셀로, 테일러메이드는 R1과 로켓볼즈2의 흰색 크라운의 그래픽 디자인으로, 나이키는 VR-S 코버트 크라운에 나이키 로고를 두드러지게 새겨 넣어 차별화를 도모했다.

캘러웨이의 X-HOT 시리즈도 독특하다. 크라운 주변에 액센트 컬러를 가미했다.
타이틀리스트와 핑, 클리브랜드 등이 오히려 무채색에 초점을 맞춰 중·장년층을 향한 타깃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는 대목도 재미있다. 짙은 회색과 블랙이다. 핑 G25는 블랙에 마치 대포를 연상케 하는 육중한 디자인을 과시하고 있고, 클리브랜드는 아예 모델명을 블랙으로 명명했다.

▲필드의 트랜스포머= 최근 몇 년간 아마추어골퍼들을 유혹했던 튜닝기능은 더욱 다양하고 섬세해졌다. 실전에서의 효과는 차치하고서라도 마케팅 차원에서는 일단 획기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테일러메이드 R1이 대표적이다. 12가지 로프트와 7가지 페이스 앵글 세팅, 2개의 이동 가능한 무게 추까지 탑재해 무려 168가지의 세팅이 가능하다.

캘러웨이와 핑 등 대다수 브랜드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간단한 조작으로 로프트와 라이 등을 쉽게 조정하는데 공을 들였다. 핵심은 셀프튜닝 기술의 확대다. 현장에서 로프트와 라이, 페이스 앵글, 심지어 무게중심까지 바꿀 수 있다. 탄도와 구질, 스핀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1개의 드라이버로 수십개의 드라이버를 보유하고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헤드 전체 무게의 경량화, 무게중심의 이동 등을 통해 ‘쉬운 골프채’에 대한 진전도 병행되고 있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헤드스피드를 높여 비거리를 늘리는 동시에 관성모멘트(MOI)를 최대치로 키워 유효타구면적을 늘리면서 빗맞은 샷에 대한 관용성도 좋아졌다. 적당히 휘두르기만 해도 똑바로 멀리 간다는, 이른바 ‘스마트 골프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3년 골프웨어 트렌드다. 한동안 화려함에 초점을 맞췄던 골프웨어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지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의 골프브랜드 아쿠쉬네트가 웨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바로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이다. 한국기업 휠라코리아가 글로벌브랜드인 아쿠쉬네트를 인수하면서 골프웨어에 공을 들였고, 이달 초 드디어 첫 발을 내딛었다.

휠라코리아의 골프웨어는 한국을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 등 3개국에서 공동 개발했다. 골프용품 전문 브랜드답게 골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해 피트니스와 플레이, 갤러리 라인의 3가지 제품군으로 나눠 디자인했다는 점도 독특하다. ‘플레이라인’은 이름 그대로 필드용이다. 어떤 기후 조건에서도 편안함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기능성 소재를 채택하는 등 경기력을 최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프리미엄급인 ‘투어핏’은 선수들을 위해 한 단계 더 높은 고기능을 자랑한다. 색상도 아예 블랙과 화이트, 레드, 실버, 그레이의 5가지 컬러로만 구성했다. ‘갤러리 라인’은 라운드 전·후의 모임은 물론 비즈니스 캐주얼 등 일상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편안함이 핵심이다. ‘피트니스 라인’은 라운드 전 골프 피트니스에 유용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주종이다.

테일러메이드의 아디다스골프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디제로 라인’은 특히 ‘당신의 몸을 위한 장비’라는 슬로건처럼 옷도 클럽과 똑같은 장비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량화를 위해 첨단기술을 총동원한 까닭이다. 가벼운 소재를 선택해 오히려 디테일을 확 줄인 심플한 디자인으로 고기능성을 지행하고 있다. 비바람이나 자외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최상을 컨디션을 유지해준다는 설명이다. 땀을 흡수하고 배출시키는 수분 관리를 비롯해 방수와 방풍, 인체공학적 3차원 패턴 등을 적용했다. 비비드 옐로와 블랙, 화이트 등 3가지 색상을 과감하게 믹스해 컬러도 군더더기가 없다. 간결한 그래픽 프린트를 가미해 포인트를 줬다.

나이키골프웨어는 ‘에어플로우’가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라인이다. 일명 ‘보디 매핑’ 기술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체 부위 별로 기능과 소재를 달리했다. 무봉제 기술을 도입해 무게도 대폭 줄였다. 이 가운데서도 ‘타이거 우즈 컬렉션’이 돋보인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선보인, 한층 밝아진 색상이다. 화사한 노랑과 살구색 등 눈에 확 띄는 이른바 ‘팝업 컬러’다.

프로선수에게 파5홀은 버디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의 홀’이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비거리가 문제다. ‘2온’에 성공해야 2퍼트로 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고반발 우드가 등장했다. 지난해 17야드가 더 날아간다는 테일러메이드의 ‘로켓볼즈’에 이어 올해는 ‘스푼(3번 우드)으로 300야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캘러웨이골프의 ‘X HOT’ 우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우드를 포함해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토털라인으로 출시된 ‘X HOT 시리즈’다. 제작사 측은 특히 3번 우드에 공을 들였다. ‘스피드 프레임페이스’ 기술이 동력이다. 페이스의 두께를 더욱 정밀하게 가공해 더 넓은 스위트 에어리어를 만들고 어느 부분에 맞더라도 거리 손실 없이 공 스피드를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무게중심을 더 낮춰 탄도까지 높였다. 소속 선수인 배상문(27)이 테스트에서 303야드를 기록했을 정도다.

테일러메이드는 로켓볼즈의 인기를 토대로 ‘로켓볼즈 스테이지2’로 업그레이드했다. 기본적인 원리는 ‘X HOT’과 비슷하다. 얇고 유연해진 페이스와 진보된 스피드 포켓이 공 스피드를 향상시켜 더욱 긴 비거리를 보장한다. 무게중심을 낮춰 어떤 라이에서도 공을 쉽게 띄울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무광 화이트 크라운에 그래픽 디자인을 넣어 셋업에서 집중력을 높여주는 동시에 타깃 정렬도 쉽다. 투어버전은 로프트를 ±1.5도까지 조정할 수 있는 튜닝 기능도 있다.

‘장타 전용 드라이버’로 소문난 뱅골프는 비공인 초고반발 페어웨이우드로 맞서고 있다. 페이스 반발계수가 무려 0.88~0.90이다. 기존 제품이 0.75~0.77, 고반발의 경우에도 0.84~0.86에 그친다는 점에서 엄청난 차이다.

헤드 스피드가 평균 90마일 정도인 아마추어골퍼들을 대상으로 수원 태광연습장에서 직접 테스트한 결과 최고 30야드나 증가했다는 자랑이다.

메이커들은 우드의 비거리 증대는 효과적인 클럽 선택으로도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5번 우드로 기존의 3번 우드를 대체하면 그만큼 정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서 론치 모니터를 이용한 실험에서 아마추어골퍼들은 3번 우드보다 로프트가 2도 더 큰 4번 우드로 쳤을 때 결과가 더 좋았다. 비거리가 오히려 5.3야드나 늘었다는 점도 이채다.

마이크 스태추러 클럽 전문가는 “페어웨이우드도 자신의 체형에 맞아야 한다”는 주장을 더했다. 가장 효과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로프트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린이 타깃인 페어웨이우드는 드라이버보다 정확도가 더 높아야 한다. ‘2온’을 원한다면 스윙스피드나 스타일에 따라 로프트와 샤프트 길이를 정교하게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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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