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한국인 골퍼들

세계 골프계 흥행‘우리가 이끈다’


한국남녀프로대회가 개막전과 함께 본격적인 ‘2009 시즌 투어 일정’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국내보다 먼저 투어를 시작한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 골퍼들이 연일 우승사냥에 성공하며 세계 최강의 무대에서 한국인 골퍼의 맹위를 떨치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한국인 선수들 활약으로 투어 인기 급상승
미국과 유럽서 연일 우승 사냥에 성공하며 맹위 떨쳐
LPGA투어 상금랭킹 20위권 내 절반인 10명 한국인 선수
대니 리·신지애·양용은·미셸 위 등 세계적 스타 자리매김


올 시즌 한국인 골퍼로 가장 먼저 우승사냥에 성공한 것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유러피언투어에 참가한 대니 리(한국명 이진명·19)다.
대니 리는 지난 2월22일 호주 퍼스의 바인스리조트 & CC(파72, 7101야드)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어니 엘스, 앤서니 김, 카밀로 비예가스 등 세계 강호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당당히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대니 리의 우승은 단순한 우승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인으로서가 아닌 기록적인 면에서 세계 골프무대에서 또 하나의 값진 기록을 세계 골프 사에 남긴 것이다. 만18세 273일 만에 우승을 차지한 대니 리는 유러피언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이었고 아마추어로는 사상 두 번째 우승기록이다.
최연소 우승과 관련해서 대니 리는 이미 지난해 타이거 우즈가 기록한 세계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대회인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지난해 만18세 1개월의 나이로 종전 타이거 우즈의 만18세 7개월보다 6개월을 앞당겨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대니 리의 최연소 유럽무대 정상탈환에 이어 세계 최강의 무대인 미국 LPGA와 PGA투어에서 토종 한국골퍼들의 연이은 우승낭보가 국내에 전해졌다. 몇 시간 차이로 남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신지애(21·미래에셋)와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
먼저 우승컵을 치켜든 것은 신지애였다. 신지애는 지난 3월8일(한국시간) 싱가포르 타나메라 골프장(파72, 6547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라운드에서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해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 담으며 대역전 우승에 성공해 국내에서의 ‘지존’의 명성을 세계 최강의 무대에서도 이어갔다.

올해 정식으로 LPGA 멤버가 된 신지애는 시즌 개막전인 SBS 오픈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컷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지만 ‘골프지존’답게 시즌 3번째 대회 만에 첫 승을 신고해 남은 대회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여자대회에서 신지애가 가장 먼저 한국인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면 남자대회에선 양용은이 미국 PGA투어 데뷔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양용은은 신지애가 우승한 다음날이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리조트&스파 챔피언스 코스(파70, 7158야드)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인 혼다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차분히 2타를 줄이며 1타차 박빙의 리드를 지켜낸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PGA투어에 진출한 한국인으로는 최경주(39·나이키)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부진으로 올해 Q스쿨을 통해 어렵게 투어에 합류한 양용은은 추후 2년 동안 투어카드를 확보함과 동시에 상금랭킹도 종전 115위에서 9위권(108만7771달러)으로 수직상승해 가을에 열리는 페텍스컵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의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골퍼들의 선전에 힘입어 세계 골프계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뉴질랜드 골프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대니 리는 자국의 든든한 지원 속에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들의 러브 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US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을 일궈낸 직후 IMG 등에서 4000만 달러 초특급 계약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기도 했다.

미국·유럽 무대
동시 석권

아마추어 신분으로 최연소 유러피언투어 챔프에 등극한 현재 그의 몸값은 그 이상으로 평가돼 조만간 최연소 스포츠 재벌의 탄생도 멀지 않아 보인다.
미국 PGA투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LPGA투어의 경우 지난해보다 대회수가 줄어들 정도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의 은퇴는 스폰서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LPGA측은 한국 골퍼들의 선전에 힘입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듯 보인다.

그중 한국인이지만 미국과 한국 국적으로 올해 LPGA투어에서 신인왕 타이틀을 놓고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는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20)와 신지애의 대결구도가 좋은 예다. 여제의 은퇴로 흥행에 고민 중이던 LPGA측에서 새로운 흥행카드로 꺼내든 것이 둘의 신인왕 경쟁인 것이다.
한때 어린 나이임에도 180cm에 이르는 큰 키와 균형 잡힌 몸매에서 뿜어 나오는 폭발적인 장타로 세계 골프계의 유명인사로 떠오른 미셸 위는 스타성에 비해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서서히 외면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Q스쿨을 통해 당당히 투어에 데뷔한 미셸 위와 지난해 비회원으로는 최초로 3승을 거둔 신지애가 같은 한국인이지만 서로 다른 스타일로 인해 투어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LPGA측은 올해 LPGA투어에 정식 데뷔하는 ‘미셸 위 띄우기’에 먼저 열을 올렸다. LPGA는 외신 등을 통해 “미셸 위의 데뷔로 2009년은 골프역사상 가장 뜨겁고, 흥분되는 시즌이 될 것”이라며 극찬했다.
ESPN은 “미셸 위가 LPGA투어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가를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해 냈다”며 “메이저 대회도 아니고 소렌스탐이 출전한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150명 이상의 팬들을 몰고 다닌 선수는 미셸 위뿐이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미국 PGA투어 데뷔 후
첫 승 신고한 양용은

개막전에서 우승문턱까지 갔다 준우승에 머문 미셸 위와 시즌 세 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지애의 활약에 LPGA측은 확실한 흥행카드를 결코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적으로 이 둘의 경쟁을 부채질할 것이다. 한국인인 이 둘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전체 투어 흥행과도 무관하지 않은 이유다.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 둘 외에도 현재 상금랭킹 20위권 내에 절반인 10명이 한국인 선수다. 그중 순수 한국 국적의 선수만 8명이어서 세계 최강의 여자프로대회인 LPGA투어를 한국선수들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듯싶다.

아시아권에서 투어 강국으로 자리 잡은 일본도 한국인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이지희(31·진로제팬)가 시즌 내내 상금랭킹 1위를 달리며 한국인 최초 일본프로대회 상금왕 타이틀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마지막 대회에서 안타깝게 역전을 허용해 2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한국보다 골프역사가 오래된 일본 골프계는 처음으로 한국인에게 상금왕 타이틀을 내어줄 뻔했다.

“미셸 위를 
띄워라”

지난해 이지희 외에도 전미정(27·진로제팬·상금랭킹 6위)과 신현주(29·다이와·상금랭킹 11위) 등이 맹활약을 펼쳤고, 신지애 역시 일본대회에 참가해 2승을 거둔 바 있다. 일본 남자대회에선 허석호(36·요이치골프)가 지난 2004년과 2005년 상금랭킹 4위를 기록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인 골퍼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 대상을 거머쥔 김형성(29·삼화저축은행)과 기대주 강성훈(22·신한은행), 허인회(22), 한국의 차세대 유망주 국가대표 출신의 김비오(19) 등이 대거 진출해 일본투어 점령을 선언했다.
골프대회로는 세계 최고의 무대로 인정받으며 돈과 명예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미국, 유럽, 일본 무대에서 한국인 골퍼의 위상은 이제 없어선 안 될, 흥행과도 직결되는 존재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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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