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으로 중무장한 골프용품업계 ‘2013대전’

위기는 곧 기회 “골퍼들의 지갑을 털어라”

장기적인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골프용품업계는 새 정권 출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골프는 그 어느 분야보다 경기에 민감한 분야다. 주머니가 가벼울 때는 물론 지갑이 두둑해도 주변 여건이 어려울 때는 선뜻 지갑이 열리지 않는 게 바로 골프용품이다. 드라이버 등 단품시장은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다.

튜닝기능 강화한 2013년형 모델 속속 출시
매번 정권교체 초기에는 상당한 호황 누려

지난해는 대다수 골프용품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고, 올해 역시 딱히 돌파구가 없다. 그래서 분위기가 더욱 중요하다. 새 정권이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과 이에 따른 활발함을 고대하는 이유다.

대다수 골프용품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2013년형 모델을 속속 출시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은 장밋빛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정권 교체 초기에는 호황을 누렸다”며 “골프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프업계 장기불황

당연히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제품 경쟁력이 우선이다. 캘러웨이는 “사활을 걸었다”고 할 정도다. 2013년에는 미국 본사 차원에서 전 세계 골퍼들의 특성에 맞는 제품을 연구개발해 출하한다는 계획이다. “좋은 제품은 소비자가 찾게 돼있다”는 지당한 논리지만 결국 불경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다른 브랜드들도 비슷한 맥락이다. 테일러메이드는 로켓볼즈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의 선전에 힘입은 로켓볼즈 아이언이 지난해 11월부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17야드가 더 날아간다는 페어웨이우드 콘셉트를 그대로 이어받아 비거리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4일 출시한 R1드라이버도 화제다. 12개의 로프트와 7개의 페이스 앵글 조절 등 서로 다른 피팅기능을 조합하면 무려 168개의 드라이버가 된다는, 이른바 ‘트랜스포머’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타이틀리스트는 913드라이버가 대표작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지난해 14승을 수확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드라이버 가운데 가장 빠른 볼 스피드를 내 비거리와 런치컨디션을 최적화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도 지난해 11월부터 공급하고 있다.

핑은 12월에 출시한 앤서 아이언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나이키는 드라이버에 아이언의 캐비티백을 반영한 모델 VR-S 코버트를 지난 연말 미리 공개한 뒤 2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골프장비 기술의 세계에도 적자생존의 법칙이 존재한다. 수많은 아이디어 가운데 다수의 채택을 받은 기술은 주류를 형성해 진화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는 도태된다.

최근 드라이버시장을 보면 일명 ‘튜닝드라이버’가 대세다. 간단한 조작으로 볼의 탄도와 구질을 바꿀 수 있는 ‘어드저스터블(adjustableㆍ조정 가능한) 드라이버’를 말한다. 핑ㆍ캘러웨이 등 상대적으로 전통적 디자인을 고수해온 브랜드까지 튜닝식 드라이버 출시 행렬에 동참하는 등 올해 신제품의 대다수를 차지고 있다.

클리브랜드는 자사 역사상 최초의 튜닝식 드라이버인 ‘클래식 XL 커스텀’을 내놓았다. 460㏄ 헤드는 페이스 각도를 중립에서 2.25도 닫힘, 2.25도 오픈까지 12가지로 설정할 수 있다. 중립 페이스에서도 샤프트와 헤드 바닥이 이루는 각도인 라이각을 3도 세워 슬라이스가 줄어들도록 했다. 헤드 바닥 후방의 무게 나사(11ㆍ7ㆍ3g)와 샤프트 옵션을 통해 탄도도 바꿀 수 있다.


핑의 신제품 G25는 로프트각을 조정할 수 있다. 핑이 지난해 선보인 앤서와 마찬가지로 -0.5도에서 +0.5도까지 로프트 조정값을 제공한다. 샤프트와 헤드가 연결되는 부위의 로프트 조정장치의 무게를 낮춰 헤드의 무게중심을 다른 튜닝식 제품보다 좀 더 낮췄다는 설명이다. 무광의 블랙 마감도 특징이다.

캘러웨이 X핫은 페이스각을 2도 오픈, 직각, 1.5도 닫힘의 세 가지로 조정할 수 있으며 로프트가 더 큰 모델일수록 드로(draw) 궤도가 더 커지도록 설계해 슬라이스 골퍼들을 배려했다. 460㏄의 X핫과 440㏄의 X핫 프로 등 두 가지 모델이 있다.

코브라골프의 앰프(AMP) 셀은 네 가지 로프트와 두 가지 페이스각의 총 여섯 가지 조합 이외에 헤드 컬러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헤드 윗부분인 크라운과 바닥의 색상이 화이트ㆍ오렌지ㆍ레드ㆍ블루 등 네 가지로 달라 개성까지 표출할 수 있다. 로프트각 변화에도 페이스가 직각으로 정렬되는 ‘스마트 패드’ 기술도 적용됐다.
테일러메이드 R1은 종전 R11S의 비행 조정기술을 한층 향상시킨 동시에 헤드 모양을 좀 더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해 헤드스피드를 높이도록 디자인됐다. 헤드 무게중심을 낮춰 페이스 중앙 부위와 가깝게 만들었다.

나이키 VR-S 코버트는 최초로 드라이버 헤드에 뒷부분이 움푹 패인 아이언의 캐비티백 개념을 접목해 직진성과 타구감을 개선했다. 또 헤드ㆍ샤프트 연결 부분에 있는 2개의 링을 돌리는 간편한 방법으로 로프트와 페이스 각도를 바꿀 수 있다.

튜닝드라이버 뜬다

용품사의 한 관계자는 “튜닝드라이버의 유행은 소재나 디자인 개발에서 정체기를 맞은 업계의 새 시장 개척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면서 “스윙 교정이 어려운 아마추어 골퍼들이 간단한 조작으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얻어가는 추세이고 비교적 가격이 높고 헤드가 무겁다는 단점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튜닝 제품의 경우 라운드 도중 각도 등을 조정하는 일은 클럽의 성능을 변경한 것으로 간주돼 규칙 위반(2벌타)이라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