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치는’ 롯데슈퍼 수상한 생존법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2.15 14: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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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틈새에 꼭꼭 숨은 ‘유통공룡’

[일요시사=경제1팀] 상생. 대형 유통업체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하도 뭇매를 맞다보니 꼼수만 늘었다. 최근 직접 점포를 여는 대신 개인사업자에게 상품을 공급해주고 간판만 ‘OO 상품공급점’으로 바꿔다는 방식으로 SSM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골목 틈새를 비집고 파고드는 놀라운 생존술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수입식품업체 본사 매장에 롯데슈퍼가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강남의 노른자 상권으로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뒷골목에 자리 잡은 곳이다.

불편한 동거

지난 4일 들른 스위트스페이스 강남본점에 들어서자 각종 수입과자와 수입제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예스통상의 브랜드 스위트스페이스는 미국, 유럽, 일본에서 수입한 캔디·과자류 900여 가지를 판매하는 수입식품 도매 업체로, 지난 2001년 3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 코엑스점, 가로수점, 대전점 등에 가맹점을 두고 있다.

80여평 규모의 매장에는 캔디·초콜렛·젤리 등의 수입제품과 식자재들이 빽빽하게 진열 돼 있다. 마치 외국 식료품 시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종류가 다양했다. 제품의 가격은 대부분 2000∼5000원. 유명한 T브랜드 수입 초콜렛 가격은 보통 4000원대 이상이지만 여기선 모두 1000∼2000원에 판다.

고객 박은영(30·여)씨는 “할인하는 품목이 많고 백화점보다 훨씬 저렴한 아이템들이 많아서 자주 찾게 된다”며 “상품이 다양하고 저렴할 뿐 아니라 수입 식자재가 한꺼번에 쇼핑이 되어 아주 편리하다”고 말했다.


점원은 “유통과정에서 중간업자가 없이 직접 수입·판매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의 시야에 한눈에 들어오는 목 좋은 곳을 벗어나자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국산 제품의 과자와 라면, 음료와 술, 유제품, 주방용품 등이 즐비해, 국내 대형 할인마트를 연상케 했다. 지난해 12월19일 오픈한 스위트스페이스 강남본점이 롯데슈퍼와 손잡고, 롯데슈퍼로부터 상품공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스위트스페이스 매장에 각종 상품 공급
제도 허점 이용…사실상 도매사업 진출

고객 김지혜(29·여)씨는 “스위트 스페이스 코엑스점이나 압구정점은 수입식품만 파는 것 같은데, 이곳만 국내제품과 짬뽕해서 팔고 있는 것 같다”며 “가끔 수입제품을 사러 들렀다가 필요한 국내제품을 사기도 한다. 원스톱쇼핑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 이모(33·남)씨는 “집이 근처라 강남본점이 생긴 후로 이곳을 자주 찾는데, 입구부터 롯데삼강 아이스크림을 팔고 진열대에서도 롯데제품이 유독 눈에 띄어 롯데와 뭔가 관련이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1석2조의 쇼핑효과를 누리는 장점도 있겠지만, 수입식품 업체 본연의 정체성을 잃어간다는 점은 안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가 직접 점포를 여는 대신 개인 사업자에게 상품을 공급해주는 방식으로 골목상권에 진출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롯데가 스위트스페이스를 상대로 일종의 도매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100평 이하의 개인 슈퍼마켓을 상대로 물품을 공급하는 도매업 진출도 이와 비슷한 경로를 밟았을 것 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골목상권살리기 소비자연맹 엄태기 실장은 “최근 상품공급을 시작으로 골목상권에 진출하는 대기업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마트의 편의점 사업진출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며 “스위트스페이스 상품공급의 경우 시작단계로 보이는데, 향후 전반적인 가맹점에 상품공급을 해 나갈 가능성도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엄 실장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규제가 생기면 그것을 피하기 위해 또 다른 편법을 들고 나와 마치 숨바꼭질 하듯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라며 “겉으론 동반성장을 외치지만 실제론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보여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예스통상 관계자는 “롯데슈퍼로부터 상품공급을 받는 것은 맞다”며 “매출수수료나 관련 부분에 대해선 내부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향후 가맹점 개설에 롯데슈퍼가 들어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나온 것은 없다”며 확대해석을 자제했다.

SSM 사업 막히자  ‘눈 가리고 아웅’

롯데슈퍼 관계자는 “롯데슈퍼가 CS유통 인수 후 개인 슈퍼마켓과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상품을 공급해 오고 있으며, 스위트스페이스도 판매처 확대의 일환일 뿐”이라며 “개인슈퍼에 상품을 공급하는 것을 왜 도매업으로 봐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체계에서 다른 곳보다 더 나은 이점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슈퍼의 경우 ‘상품공급력’이 가장 문제인데 그런 맥락에서 롯데슈퍼 상품공급은 구매파워도 높이면서 직영점과 같이 안정적으로 상품을 대주는 상생모델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롯데슈퍼는 CS유통을 전격 인수하면서 기업형슈퍼마켓(SSM)시장 1위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인수당시 롯데슈퍼는 CS유통의 직영점 굿모닝마트, 가맹점 하모니마트를 포함 총 점포수 503개로 2위 업체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점포 수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이를 두고 롯데는 ‘공공의 적’으로 지목돼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 거대자본을 이용한 공격적인 사업확대 구조는 ‘상생’과 정면 배치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끝없는 탐욕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슈퍼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가맹점에 대한 상품공급이 마치 합법인 것처럼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조만간 그 수를 늘려 덩치를 키워나갈 것”이라며 “점점 골목상권 상인들은 대형유통업체 눈치만 보는 식으로 흘러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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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