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빅스타’ 되려면

먼저 ‘국가대표’가 되라

주니어 골퍼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것이 바로 ‘태극마크’다. 국가대표에 선발된다는 것은 사실 ‘엘리트 코스’를 거쳐 프로 무대에서도 어느 정도 빅스타가 될 수 있다는 일종의 ‘보증수표’와 같다. 실제 ‘괴물’ 김경태(23)와 ‘신인왕’ 강성훈(22ㆍ이상 신한은행), 노승열(18) 등 현재 남자 무대의 ‘차세대 기대주’들과 ‘지존’ 신지애(21)와 ‘잭팟’ 서희경(23ㆍ하이트), ‘신인왕’ 최혜용(19ㆍLIG), 유소연(19ㆍ하이마트) 등 여자 무대를 주도하는 선수들이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는 것일까.

체계적 훈련, 풍부한 실전 경험 ‘엘리트 산실’
미국 정복 후 빅스타 만들기 새로운 목표 부상
현재 국가대표 남녀 12명, 상비군 42명, 주니어 상비군 20명
최고 강사진에게 ‘공짜훈련’ 받고 자부심·자신감도 강해지고 

예전에는 상급학교 진학, 이를테면 골프를 통해 대학진학을 위한 ‘특기자 혜택’을 받는 것이 주목적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양상이 달라졌다. 박세리(32)와 최경주(39)가 차례로 미국 무대를 정복하면서 프로 무대까지 염두에 둔 명실상부한 빅스타 만들기가 새로운 목표로 등장했다.

 
국가대표 발탁은
빅스타행 지름길

이를 위한 일차적인 타깃은 물론 국가대표이다.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은 체계적인 훈련과 다양한 국제대회 출전으로 풍부한 경험까지 얻을 수 있는 이를테면 ‘왕도’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먼저 대한골프협회(KGA)에서 구성한 프로그램에 따라 1년 내내 체력훈련에서 멘탈까지 과학적으로 기초를 다지게 된다. 실전훈련도 알차다. 올해도 일본 미야자키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등 연례적인 훈련에 국제대회가 임박하면 연간 150일 안팎의 강화훈련까지 더한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코스에 적응해 어떤 코스에서도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원동력으로 이어진다. KGA가 주관하는 한국오픈과 한국여자오픈 등 빅매치에서 쟁쟁한 선배들과 미리 기량을 겨뤄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부모로서는 경제적인 도움도 크다. 일반 주니어선수들이 통상 1년에 5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 점에 비추어 국내 최고의 강사진에게 ‘공짜훈련’을 받는 셈이다. 국내 유명 여자선수의 어머니는 “딸이 국가대표에 선발돼 남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가르칠 수 있었다”면서 “국가대표를 지내면서 특히 자부심과 자신감 등 멘탈도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가대표에 선발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KGA는 현재 남녀 각각 6명 등 모두 12명으로 국가대표를 구성하고 그 아래에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생들로 구성된 주니어상비군 20명과 중학교 3학년부터 대학생으로 이뤄진 42명의 상비군을 두고 있다.

상비군은 학년별 규정 정수 이내로 선발하고 국가대표는 상비군 중에서 학년 구분없이 포인트로 뽑는다. 선발 시기는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다. 이때 기준이 되는 포인트는 KGA가 주관하는 오픈대회나 각종 국제대회, 초ㆍ중ㆍ고 연맹 대회 등을 통해 획득해야 한다.
물론 대회규모에 따라 포인트 배정은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오픈 등 빅매치에서 우승하면 200점을 얻을 수 있으며 전국시도대항전 우승자에게는 50점이 주어진다.

체육고 학생이
“유리하다”

체육고에 재학 중인 학생은 약간 더 유리하다. 일반 선수들은 연간 아무리 많은 대회를 출전하더라도 중ㆍ고 연맹 대회는 가장 좋은 4개 대회 성적(방학기간 이외의 대회는 3개)만 인정받을 수 있다. 체육고는 그러나 방학 기간 이외의 모든 대회에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올해 국가대표 중 한창원(18)과 양제윤(17)이 대전체고에 재학 중이다.
대부분의 선수가 국가대표인 일종의 ‘골프 명문학교’도 있다.  남자는 안양 신성고가 대표적이다. 김경태를 비롯해 김혜동(23)과 김비오(19) 등이 이 학교 출신이고 김민휘(17)와 송태훈(17)은 현재 재학 중이다.

여자는 대원외고가 명문으로 꼽힌다. 유소연과 허윤경(19ㆍ하이마트) 등이 졸업했다. 대원외고는 올해도 김세영(17)과 장하나(17)가 대표팀에 선발됐다.
대학 가운데서는 연세대가 엘리트코스의 명맥을 잇고 있다. 김경태와 강성훈, 허원경(21), 김혜동, 신지애 등이 현재 연세대에 재학 중이고, 유소연과 최혜용이 올해 진학할 예정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