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자위 절제 ‘금딸카페’ 실체 추적

“금연보다 자위 끊기가 더 힘들어요”

[일요시사=사회팀] 남성이라면 한번쯤은 겪었을 자위행위. 최근 자위에 중독된 남성들을 구제하기 위한 온라인카페가 잇달아 개설되고 있다. 이른바 ‘금딸카페’. 이 카페의 운영자를 비롯한 일부 회원들은 남성들을 상대로 자위금지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 자신의 경험수기와 방법 등을 공유하며 일명 ‘금딸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남성의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개설했다는 금딸카페의 실상을 공개한다.

“차라리 여자였으면 좋겠어요.” “하루에 3번 하다 중단하니 금단현상 때문에 죽겠어요.”

금딸카페의 한 회원이 지속된 욕구분출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며 카페에 남긴 글이다. 이처럼 자위행위는 남성에게 있어 식욕만큼 강하고 금연만큼 힘든 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 회원은 일주일간 금딸을 실천했다 욕구를 참지 못하고 다시 자위행위를 하게 된 케이스다. 그는 일주인간 참아왔던 자위행위를 자신의 부족한 인내심 탓에 ‘리셋(회원들 간 다시 자위함을 의미)’하게 된 점을 두고 허무함과 상실감이 물밀 듯 밀려온다고 후회했지만, 쉽게 끊을 수 없는 것 또한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재 금딸카페에는 약 2만5000여 명의 남성회원들이 가입해있다. 이 외에도 ‘금딸컴퍼니’ ‘3금(금욕·금주·금연)컴퍼니’등이 자위금지라는 금딸카페와 동일한 이유로 개설됐다. 각각 2만여 명에 달하는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금욕을 목표로 카페에 가입한 후 매일 출근도장을 찍으며 자신의 ‘금딸수기’를 자랑스레 게시한다.

카페 내에는 5∼10시간 씩 시간 단위로 글을 게시하는 회원들부터 일단위, 주단위로 글을 게시하는 회원들이 있었다. 간혹 100일 단위로 금딸수기를 한꺼번에 적는 회원도 있다.


이들 중 1∼10일 동안 금딸을 실천해오다 한 번의 실수로 재다짐을 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었고, 일부 인내심이 강한 회원들은 100일 이상 금딸을 실천한 후 회원 상위등급에 오르며 모범회원으로 인정되고 있다.

하루도 못 가서 재다짐을 할 정도로 참기 어려운 남성의 자위행위. 이들은 왜 그토록 어려운 자위절제를 몇 번이고 다짐하며 실천하려 하는 것일까.

금욕횟수에 따라
군 계급으로 나눠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잠깐의 욕구분출을 위해 정신적·육체적으로 피폐한 삶을 지속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습관적 자위를 하게 되면 의욕상실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는 일부 경험자의 충고도 금딸운동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금딸을 통해 의기소침해져가는 성격을 바로잡고, 건강한 삶을 누리려 몇 번이고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한다고 전하고 있다.

금딸카페에는 마치 군대를 연상시키는 계급들로 회원등급을 매기고 있었다. 1∼5일차 금욕 회원은 훈련병, 6∼10일차 회원은 이병이다. 이후 5일씩 늘려 각각 일병, 상병, 병장 등으로 계급을 매기고, 하사부터는 15일씩 늘려 계급을 정한다.

위관장교급은 20일씩, 영관장교는 50일씩 늘려 계급을 매기고, 장군 계급은 70일씩 늘려 계급을 매긴다. 금딸기간 1000일 이상이 되면 가장 높은 계급 원수를 보유하게 된다. 이들 중 원수에 해당하는 회원들은 명예의 전당 자리에 오르며 자위금지 수기와 방법이 우수 성공사례로 게시돼있다. 

그들은 군인이 군대일지를 쓰듯 정확한 날짜와 당시에 있었던 일, 욕구를 참고 느꼈던 솔직한 감정과 포부 등을 상세하게 적었다. 간혹 ‘인내’와 관련된 유명인의 명언을 인용해 수기를 남기기도 하며 오히려 음란파일들을 올려 인내심 테스트를 유도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그들은 ‘악마의 유혹’ 혹은 ‘사탄의 유혹’ 등의 이름을 붙인 폴더를 만들어 음란 애니메이션 사진 또는 영상, 여성들의 가슴과 엉덩이 등 노출사진을 무분별하게 올려 회원의 자위행위를 유도했다.

남성 건강한 성생활 표방 “수만명 회원 가입”
매일 금욕수기 게시…해외 성공수양록 추천도

실제로 많은 회원들이 카페에서 우연히 음란사진이나 동영상을 접하다 금욕생활을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자위행위를 시도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점은 활발한 카페활동 회원의 대부분이 고3 수험생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성적과 수능 스트레스를 자위로 해결했으며, 하루에도 몇 편씩 야동감상과 야사(야한사진)를 뒤적거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금딸카페에 가입하기 전에는 보통 하루에 3번 이상 자위를 시도했으며, 특히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 성욕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딸다짐란 곳곳에는 금딸에 실패한 수험생들이 적어놓은 다짐들이 차례를 이었다. 회원 중 일부는 “금딸카페 가입한지 4달이나 됐는데 아직도 못 벗어나고 있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못 이기면 공부고 뭐고 없다. 진짜 대학 붙고 여친 생기기 전까진 안치고 싶다” “스스로 실천해보자. 언제까지 타인의 수기만 보고 살 것인가” “긍정적이고 싶고, 공부도 잘하고 싶고, 자신감도 좋아지고 싶어서 금딸하려고 합니다” 등 진솔한 다짐들을 게재했다.

이 외 금딸명언란에도 “본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본능을 참지 못하면 짐승에 불과하다” “인내가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내하는 내가 나를 만드는 것이다” “참는 만큼 잘생겨진다” 등 유명인의 명언을 패러디한 인용구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일본인 성공수기
금딸 바이블로 선정

해외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일본인은 몇 년 전 350여일에 달하는 금딸수기를 일본판 금딸카페에 올렸다. 이는 한글로 완벽하게 번역돼 국내외 금딸카페 회원들에게 최우수수기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금딸카페의 운영자는 이 일본인의 수기를 일명 ‘금딸 바이블’로 명명, 모든 회원들의 모범수기로 선정하기도 했다. 다음은 금딸 바이블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재작년 1개월부터 섹스 이외에 자위행위는 일절 없었습니다. 60일째부터 180일까지는 몽정도 하지 않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럼 간단하게 제 수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10일에는 1주일간의 자위절제로 인해 놀라울 정도로 적은 숱의 음모가 빠집니다. 아침에 잠을 깰 시 상쾌하게 깹니다. 자위를 매일 하던 당시 아침에 일어나는 게 괴로웠습니다만 지금은 행복합니다. 여드름, 습진, 지성피부를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전과 비교해 여드름도 많이 들어가고 피부결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10∼20일에는 꿈에서 이성을 자주 봅니다. 음란한 꿈을 많이 꿨습니다. 갑작스런 금욕생활로 인해 성욕이 들끓어 리셋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이 시기가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30일에는 성격이 한층 더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저 같은 경우 이성친구도 많이 생겼습니다. 항상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며 성욕은 끓지만 자위절제는 전보다 더 쉬울 수 있습니다. ▲30∼50일 즈음이 되면 슈퍼초사이어인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흥분절제가 잘 안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며 수면시간이 짧아도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습니다. 긍정적 성격으로 변화하면서 모든 일이 제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고 믿게 됩니다. 칙칙했던 얼굴도 좋아집니다. ▲50∼70일째에는 몽정이 거의 없습니다. 식사의 양도 줄어 몸도 날씬해지고 낯빛도 좋아졌습니다. 살찐 사람은 몸무게가 감소되고 야윈 사람은 평균몸매를 가질 수 있는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중략) ▲100∼120일에는 성욕에 지배되는 일은 거의 사라집니다. 야동이나 야사, 노출이 심한 여성을 봐도 흥분하지 않고 욕망에 끌려 다니는 일도 없어집니다. 물론 음란한 꿈을 꾸는 일도 비교적 적습니다. 여성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 좋은 여성을 고르는 분별력도 생깁니다. 인기도 덤으로 생깁니다.(중략) ▲230∼300일에는 목표의식이 뚜렷해지고 결단력도 빨라집니다. 음란물을 접하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여성 앞에서 움츠러드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여성에 대한 성욕과 관심이 줄어 되레 여성들로부터 구애를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건강한 성생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신빙성 두고
찬반 엇갈려

해당 일본인은 자위횟수가 빈번했을 무렵 뚱뚱하고 칙칙한 피부에 지독한 체취를 소유했다고 한다. 또한 불규칙적인 식생활과 수면으로 눈 밑은 다크써클로 가득했고, 매사 자신감이 없어 초조해했다고 덧붙이며 자연스럽게 이성 친구 한 명 제대로 만난 적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금딸을 1년에 걸쳐 실천한 후 과거의 삶과는 달리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수많은 네티즌들과 카페회원들은 “말도 안 된다”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다” 등의 의견을 내세우며 찬반양론으로 엇갈렸다.


카페회원 sala***는 “329일까지 금딸을 해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위 내용 거의 다 사실이다. 슈퍼초사이어인 효과는 나 역시 경험했다. 금딸을 하니 하루에 3∼4시간만 자고 일어나도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 없었다. 더 좋은 효과를 맛보려면 금야동(야동금지)도 병행해야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회원 mald***는 “언제 봐도 감동이다. 이 자료는 모든 금딸회원들이 공유하고 프린트해서 지니고 다녀야 마땅하다. 나도 한 200일 정도 금딸실천 중인데 일본인이 쓴 내용과 거의 흡사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라며 모범수기에 대한 신빙성을 높였다.

야동·야설·야사 등 음란물 올려 테스트 
수험생들 수능 스트레스 풀려고 들락날락

반면 네티즌 raut***는 “금딸이 무슨 만병통치약인가? 만화에서 거론되는 슈퍼초사이어인은 왜 갑자기 나오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헛소리를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을 줄이야…”라며 반박했다.

아이디 cundu***도 “저 말이 다 사실인지 믿을 수 없다. 피부가 좋아지거나 덜 피로하다는 것은 믿음이 가는데, 뚱뚱하고 냄새나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 인기남이 됐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반대의견에 힘을 실었다. 

무분별한 금딸
부작용 불러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며 금딸운동을 퍼뜨리고 있는 네티즌들도 있는 반면 금딸을 실천하다 되레 부작용만 초래했다는 사람들도 일부 발견할 수 있었다. 모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의 한 회원은 본인이 실제로 겪은 금딸의 부작용 사례를 낱낱이 공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회원은 갑작스런 금딸로 인해 20살도 채 되지 않아 만성전립선염에 걸렸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는 “치료하느라 1년 넘게 병원 다녔다. 소변 볼 때도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고, 의사가 항문에 손가락 넣어서 전립선 건드린 후에 인위적으로 정액 배출하는데 기분도 더럽다”며 “성장호르몬 분비될 때 특히 억지로 욕구 참으면 이렇게 될 수도 있다. 성장기 땐 욕구 참지 말고 자연스럽게 자위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본다”고 당부했다.

자위행위의 해악에 관련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실제로 과도한 자위행위로 인해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도 언론에 몇 차례 보도된 적이 있었다.

약 2년 전 브라질에 사는 16세 소년이 42번에 걸쳐 자위행위를 하다 손에 3도 화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다. 일본에 거주하는 남자고교생은 수십 차례에 달하는 자위행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위행위가 위험한 것이냐'라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남성에게 과도한 자위행위는 조루증 유발 및 사망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반면 무조건적인 성욕억압은 만성전립선염 같은 질병과 심하면 성기능 장애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성욕에 대한 극단적인 처세보다 올바른 성의식과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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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