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지금은 퍼블릭 골프장 전성시대

회원제 불황 속 영업이익 30% 증가

지난 2003년 지방에서는 처음 억대 분양시대를 개막하며 소수 회원 중심 운영으로 각광받았던 27홀 규모의 순천 파인힐스가 625억원의 입회금을 모두 반환하고 퍼블릭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입회금 반환 요청이 쇄도하는 동시에 입장객 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과감하게 퍼블릭으로 변신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해 들어 롯데스카이힐 성주에 이어 회원제로 개장을 준비하던 오너스CC가 이미 퍼블릭으로 탈바꿈했고, 제부도 아일랜드 역시 퍼블릭을 모색하고 있다. 그야말로 ‘퍼블릭 열풍’이다.

미래에셋·현대차 건설 가세 전국 40여곳 조성 중
회원권 시세 급락, 회원제의 퍼블릭 변신 예고?

회원제 골프장들이 이처럼 퍼블릭에 매력을 느끼는 건 바로 ‘입회금 반환 대란’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장기적인 불황, 신설골프장의 급증으로 골프회원권시세가 급락하면서 대다수 골프장들이 입회금 반환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 반환기간이 도래한 2005년에서 2011년에 개장한 회원제 골프장만 해도 111개에 육박한다.

당기수익률 낮지만
회원제보단 낫다

어차피 입회금을 반환해야 한다면 아예 퍼블릭으로 바꿔 보다 낮은 그린피로 경쟁력을 높여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퍼블릭으로 전환하면 골퍼들의 입장에서는 그린피는 낮아지고 코스 품격은 회원제 그대로이니 선호할 수밖에 없다”라고 퍼블릭 전환의 장점을 얘기한다.

퍼블릭의 메리트는 ‘2011년 골프장 경영실적분석’에도 나타난다. 지난해 전국 122개 회원제(제주도 지역 제외)의 매출액 대비 당기 순이익은 -3.7%, 영업이익률은 6.9%를 기록했다. 적자골프장이 늘고 있고, 지방 회원제는 특히 2010년 14곳에서 27곳으로 두 배나 급증했다.


반면 66개 퍼블릭은 당기 순이익률 15.3%, 영업이익률 36.7%로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렸다.

퍼블릭은 회원모집으로 건설비를 모두 충당하는 회원제와 달리 금융권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수익금으로 갚아나가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30%대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해도 공사대금 상환이나 은행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 등이 꾸준히 발생해 당기 순이익률은 15%대로 낮아진다. 그래도 회원제보다는 낫다.

이 때문에 향후 신설골프장의 추이 역시 퍼블릭이 대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는 퍼블릭이 오는 2016년에는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개장이 예정된 골프장 121.3개 소 중 85.3개소를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 기존 회원제도 가세하고 있다.

서천범 소장은 “(회원제는) 입회금 반환에 대한 책임, 중과세율 적용 등으로 메리트가 줄어들고, 회원 모집 자체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기존 회원제가 퍼블릭으로 변경하는 데는 걸림돌이 있다. 입회금을 반환할 자금력이다. 파인힐스는 회원 동의 절차를 거쳐 정회원과 주중회원 입회금 625억원을 모두 지급했다. 보성건설이라는 든든한 모기업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롯데스카이힐 성주도 마찬가지다. 오너스는 회원모집 초기에 회원제를 포기해 부담이 적었다.

경기도 여주 C골프장은 회원들이 골프장을 상대로 인수소송까지 강행하고 있다. L회원은 “(골프장 측이) 입회금을 한 푼도 반환하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퍼블릭)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며 “소송을 통해서라도 회원들의 권익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입회금을 모두 날릴 바에야 회원들이 골프장을 인수해 ‘주주회원제’로 운영하겠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골프장 경영악화가 사회적인 파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시해야 되는 이유다. 현행 ‘체육시설이용 및 설치에 관한 법률’에는 회원제는 언제든지 퍼블릭으로(퍼블릭의 회원제 전환은 불가능) 돌아설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회원들의 동의와 함께 입회금을 전액 지불해야 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자금력이 없다면 입회금을 출자금으로 대치한 주주제 도입이나 세미-대중제 등 상생의 길을 찾아야한다.

지난 9월 초 대부도에 가개장한 아일랜드CC(총 27홀)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먼저 조성된 18홀에선 연일 시범 라운딩으로 사람들이 북적였다. 최근 이곳은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아일랜드CC 관계자는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서비스나 골프장 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골프마니아 입장에선 좋은 골프장을 저렴하게, 자주 이용할 수 있으니 더 이익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아일랜드CC 외에도 지난 3년간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곳은 12곳이다. 특히 올해에만 롯데스카이힐 성주, 두미, 파인힐스 등 절반(6곳)이 퍼블릭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거나 변경 예정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5∼2011년 동안 개장한, 입회금을 반환해야 하는 회원제 골프장 111개 중 46개가 입회금을 반환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수는 퍼블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신규 투자도 퍼블릭 골프장이 대세다. 최근 1년새 문을 열었거나 현재 건설 중인 전국의 퍼블릭 골프장수는 40여 개가 넘는다. 위치, 시공사 등에 따라 사정은 다르다지만 통상 18홀 기준 골프장 조성비용은 500억~1000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해도 이 불경기에 퍼블릭 골프장 공사로 적게는 2조원, 많게는 4조원짜리 프로젝트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중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뭘까. 일단 돈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중 골프장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7%에 달했다.

코리아퍼블릭CC(9홀), 한탄강CC(18홀), 베어크리크CC(36홀), 리더스CC(27홀), 아리지CC(27홀) 등 7곳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0%를 넘겼다.

이렇게 벌 수 있는 배경엔 ‘박리다매’식 영업방식이 있다. 대중 골프장은 회원제처럼 거액의 회원권을 팔지는 못한다. 하지만 일반세율을 적용받아 골프장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회원권이 없는 일반인이 회원제 골프장을 이용할 경우 그린피(입장료)로 15만~25만원을 내야 한다. 퍼블릭 골프장은 이보다 4만~5만원 정도 싸다. 경기도 포천 소재 락가든골프클럽의 경우 평일 7만원(2인 9만원), 주말 9만원에 불과하다. 락가든골프클럽의 한 관계자는 “캐디, 라커룸, 샤워장이 없는 대신 최적의 골프 코스를 제공했더니 일찌감치 2달치 이상 예약이 꽉 찼다”고 전했다. 락가든은 지난해 올린 매출 25억원 중 영업이익이 2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락가든이 아니더라도 수도권을 벗어나면 그린피가 10만원 미만인 대중 골프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중 골프장
4만~5만원 저렴

대중골프장협회 추산 전국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수는 약 10만명인 반면 국내 골프인구는 약 315만명이다. 골프는 치고 싶은데 회원권이 없는 사람들이 결국 퍼블릭 골프장으로 몰리다 보니 영업이익률이 이처럼 높은 것이다.

물론 퍼블릭 골프장은 영업이익률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당기순이익률은 낮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회원권을 팔아 골프장 건설비에 보태다 보니 금융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물론 이는 회원권이 많이 팔렸을 때 얘기다.

반면 퍼블릭 골프장은 자본력이 없는 시행사의 경우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건설하고 운영 수익금으로 갚아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3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퍼블릭 골프장이라 하더라도 공사대금 상환, 은행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 등이 꾸준히 발생한다. 그래서 당기순이익률은 10%대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자본에 민감한 사업가들이라면 당기순이익률 10%대라도 감지덕지다. 조성비용으로 1000억원이 들어간 퍼블릭 골프장이라지만 계속 이익을 내 원금을 5~10년내 상환하고 나면 말 그대로 ‘오너’ 경영자가 될 수 있기 때문. 전국에 퍼블릭 골프장 건설 열풍이 부는 이유다.

그렇다면 퍼블릭 골프장은 얼마나 늘어날까.
지난해 말까지 전국 골프장 440개 중 퍼블릭 골프장 비중은 32.2%(홀 수 기준) 정도다. 2001년 15.9%였던 점유율이 10년 만에 2배 정도 증가했다. 앞으로 이 비율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퍼블릭으로 공사 중이거나 전환한 추이로 봐서 향후 5년 후엔 퍼블릭 골프장 비중이 48.6%로 회원제 골프장(47.9%) 비중을 제칠 것으로 전망(한국레저산업연구소 자료)된다.

수요 역시 퍼블릭 골프장 쪽으로 쏠릴 전망이다. 강배권 대중골프장협회장은 “골프가 사치성 운동이라고 하지만 국내 골퍼들은 그린피 가격에 상당히 민감하다. 국내 경기 침체, 가처분소득 정체 등 경기 침체 조짐이 보이면 회원제 골프장을 이용하던 비회원 중산층도 퍼블릭 골프장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일부 회원제 골프장은 골프회원권 가격 폭락에 따른 입회금 반환 사태, 신규 회원권 분양난, 운영 적자 폭 확대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당기순이익률은 처음으로 마이너스 3.7%를 기록, 손해를 봤다.

서천범 소장은 “회원을 보호하기 위해 회원 승계의무를 명시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27조(체육시설업 등의 승계) 조항이 있는데 역설적으로 이 조항 때문에 부도난 회원제 골프장이 퍼블릭으로 전환하거나 인수합병(M&A)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그로 인해 법 취지와 달리 회원들의 권익도 침해되고 있으므로 삭제를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퍼블릭 골프장의 ‘나 홀로 호황’은 얼마나 갈까. 당장은 아니지만 암운이 슬쩍 비친다. 우선 회원제 골프장 세제 개편안을 대중골프장 업계에선 ‘당장 꺼야 할 불’로 여긴다.


지난 8월 정부는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에 붙는 개별소비세(개소세) 면제 일몰제 시행안을 발표했다. 골퍼들은 9월 현재 회원제 골프장에 입장할 때마다 1인당 2만1120원(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부가가치세 포함)을 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한시적으로 이를 면제받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가격이 인하된 만큼 회원제 골프장이용객이 늘어나면서 내수 경기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대중 골프장은 반발이 거세다. 그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영업해왔는데 가격차가 4만~5만원에서 2만~3만원 차로 좁혀지면 집에서 가깝거나 시설이 상대적으로 좋은 회원제 골프장에 손님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강배권 회장이 “2만여원을 깎아주는 것이 당장은 골퍼들 부담을 줄여 골프 대중화에 기여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과는 그와 반대로 나올 것이다. 대중 골프장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경영압박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러면 대중 골프장은 점점 줄어들고, 회원제 골프장만 더 늘어나게 된다. 요컨대 우리나라는 부자층인 회원권 보유자들만의 골프천국이 조성될 것”이라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불어 공급과잉 우려도 있다. 2016년 이후 절반을 넘어선다면 그때부터는 출혈경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 서천범 소장은 “사실상 지금도 골프인구의 연간 라운딩 횟수가 8.8회(2009년)에서 8.4회(2011년)로 줄어들고 있다. 어떤 골프장이 저렴하게 좋은 서비스를 제시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에 부과되는 개소세가 내년부터 폐지될 경우 대중 골프장들은 이용객수가 감소하고 경영실적이 악화되는 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개소세 폐지되면
퍼블릭 죽는다

최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개소세폐지시 골프장산업 전망’자료에 따르면 개소세가 내년부터 폐지되면 회원제 골프장들의 당기순이익률은 올해 -10.7%에서 내년에는 -5.9%로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중 골프장들의 당기순이익률은 올해 10.7%에서 내년에는 -1.7%로 떨어져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08년 10월부터 2010년 말까지 지방회원제 골프장에 세금을 감면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시행됐을 때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 골프장의 경영실적을 근거로 계산한 추정치다.

당시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가 3만1000원 인하되면서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경영실적은 호전된 반면 대중  골프장은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개소세가 폐지되지 않을 경우 회원제 골프장의 당기순이익률은 내년에 -17.1%로 떨어지지만 대중 골프장은 6.4%로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객수에서도 개소세가 폐지되면 회원제 골프장은 내년에 5.1% 증가하지만 대중 골프장은 1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천범 소장은 “개소세 폐지는 해외골프 여행객들의 억제나 내수 활성화 효과가 없고 회원제-대중 골프장의 세율 균형을 깨트리는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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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