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지금은 퍼블릭 골프장 전성시대

회원제 불황 속 영업이익 30% 증가

지난 2003년 지방에서는 처음 억대 분양시대를 개막하며 소수 회원 중심 운영으로 각광받았던 27홀 규모의 순천 파인힐스가 625억원의 입회금을 모두 반환하고 퍼블릭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입회금 반환 요청이 쇄도하는 동시에 입장객 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과감하게 퍼블릭으로 변신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해 들어 롯데스카이힐 성주에 이어 회원제로 개장을 준비하던 오너스CC가 이미 퍼블릭으로 탈바꿈했고, 제부도 아일랜드 역시 퍼블릭을 모색하고 있다. 그야말로 ‘퍼블릭 열풍’이다.

미래에셋·현대차 건설 가세 전국 40여곳 조성 중
회원권 시세 급락, 회원제의 퍼블릭 변신 예고?

회원제 골프장들이 이처럼 퍼블릭에 매력을 느끼는 건 바로 ‘입회금 반환 대란’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장기적인 불황, 신설골프장의 급증으로 골프회원권시세가 급락하면서 대다수 골프장들이 입회금 반환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 반환기간이 도래한 2005년에서 2011년에 개장한 회원제 골프장만 해도 111개에 육박한다.

당기수익률 낮지만
회원제보단 낫다

어차피 입회금을 반환해야 한다면 아예 퍼블릭으로 바꿔 보다 낮은 그린피로 경쟁력을 높여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퍼블릭으로 전환하면 골퍼들의 입장에서는 그린피는 낮아지고 코스 품격은 회원제 그대로이니 선호할 수밖에 없다”라고 퍼블릭 전환의 장점을 얘기한다.

퍼블릭의 메리트는 ‘2011년 골프장 경영실적분석’에도 나타난다. 지난해 전국 122개 회원제(제주도 지역 제외)의 매출액 대비 당기 순이익은 -3.7%, 영업이익률은 6.9%를 기록했다. 적자골프장이 늘고 있고, 지방 회원제는 특히 2010년 14곳에서 27곳으로 두 배나 급증했다.


반면 66개 퍼블릭은 당기 순이익률 15.3%, 영업이익률 36.7%로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렸다.

퍼블릭은 회원모집으로 건설비를 모두 충당하는 회원제와 달리 금융권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수익금으로 갚아나가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30%대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해도 공사대금 상환이나 은행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 등이 꾸준히 발생해 당기 순이익률은 15%대로 낮아진다. 그래도 회원제보다는 낫다.

이 때문에 향후 신설골프장의 추이 역시 퍼블릭이 대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는 퍼블릭이 오는 2016년에는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개장이 예정된 골프장 121.3개 소 중 85.3개소를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 기존 회원제도 가세하고 있다.

서천범 소장은 “(회원제는) 입회금 반환에 대한 책임, 중과세율 적용 등으로 메리트가 줄어들고, 회원 모집 자체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기존 회원제가 퍼블릭으로 변경하는 데는 걸림돌이 있다. 입회금을 반환할 자금력이다. 파인힐스는 회원 동의 절차를 거쳐 정회원과 주중회원 입회금 625억원을 모두 지급했다. 보성건설이라는 든든한 모기업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롯데스카이힐 성주도 마찬가지다. 오너스는 회원모집 초기에 회원제를 포기해 부담이 적었다.

경기도 여주 C골프장은 회원들이 골프장을 상대로 인수소송까지 강행하고 있다. L회원은 “(골프장 측이) 입회금을 한 푼도 반환하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퍼블릭)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며 “소송을 통해서라도 회원들의 권익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입회금을 모두 날릴 바에야 회원들이 골프장을 인수해 ‘주주회원제’로 운영하겠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골프장 경영악화가 사회적인 파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시해야 되는 이유다. 현행 ‘체육시설이용 및 설치에 관한 법률’에는 회원제는 언제든지 퍼블릭으로(퍼블릭의 회원제 전환은 불가능) 돌아설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회원들의 동의와 함께 입회금을 전액 지불해야 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자금력이 없다면 입회금을 출자금으로 대치한 주주제 도입이나 세미-대중제 등 상생의 길을 찾아야한다.

지난 9월 초 대부도에 가개장한 아일랜드CC(총 27홀)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먼저 조성된 18홀에선 연일 시범 라운딩으로 사람들이 북적였다. 최근 이곳은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아일랜드CC 관계자는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서비스나 골프장 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골프마니아 입장에선 좋은 골프장을 저렴하게, 자주 이용할 수 있으니 더 이익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아일랜드CC 외에도 지난 3년간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곳은 12곳이다. 특히 올해에만 롯데스카이힐 성주, 두미, 파인힐스 등 절반(6곳)이 퍼블릭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거나 변경 예정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5∼2011년 동안 개장한, 입회금을 반환해야 하는 회원제 골프장 111개 중 46개가 입회금을 반환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수는 퍼블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신규 투자도 퍼블릭 골프장이 대세다. 최근 1년새 문을 열었거나 현재 건설 중인 전국의 퍼블릭 골프장수는 40여 개가 넘는다. 위치, 시공사 등에 따라 사정은 다르다지만 통상 18홀 기준 골프장 조성비용은 500억~1000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해도 이 불경기에 퍼블릭 골프장 공사로 적게는 2조원, 많게는 4조원짜리 프로젝트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중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뭘까. 일단 돈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중 골프장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7%에 달했다.

코리아퍼블릭CC(9홀), 한탄강CC(18홀), 베어크리크CC(36홀), 리더스CC(27홀), 아리지CC(27홀) 등 7곳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0%를 넘겼다.

이렇게 벌 수 있는 배경엔 ‘박리다매’식 영업방식이 있다. 대중 골프장은 회원제처럼 거액의 회원권을 팔지는 못한다. 하지만 일반세율을 적용받아 골프장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회원권이 없는 일반인이 회원제 골프장을 이용할 경우 그린피(입장료)로 15만~25만원을 내야 한다. 퍼블릭 골프장은 이보다 4만~5만원 정도 싸다. 경기도 포천 소재 락가든골프클럽의 경우 평일 7만원(2인 9만원), 주말 9만원에 불과하다. 락가든골프클럽의 한 관계자는 “캐디, 라커룸, 샤워장이 없는 대신 최적의 골프 코스를 제공했더니 일찌감치 2달치 이상 예약이 꽉 찼다”고 전했다. 락가든은 지난해 올린 매출 25억원 중 영업이익이 2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락가든이 아니더라도 수도권을 벗어나면 그린피가 10만원 미만인 대중 골프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중 골프장
4만~5만원 저렴

대중골프장협회 추산 전국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수는 약 10만명인 반면 국내 골프인구는 약 315만명이다. 골프는 치고 싶은데 회원권이 없는 사람들이 결국 퍼블릭 골프장으로 몰리다 보니 영업이익률이 이처럼 높은 것이다.

물론 퍼블릭 골프장은 영업이익률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당기순이익률은 낮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회원권을 팔아 골프장 건설비에 보태다 보니 금융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물론 이는 회원권이 많이 팔렸을 때 얘기다.

반면 퍼블릭 골프장은 자본력이 없는 시행사의 경우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건설하고 운영 수익금으로 갚아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3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퍼블릭 골프장이라 하더라도 공사대금 상환, 은행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 등이 꾸준히 발생한다. 그래서 당기순이익률은 10%대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자본에 민감한 사업가들이라면 당기순이익률 10%대라도 감지덕지다. 조성비용으로 1000억원이 들어간 퍼블릭 골프장이라지만 계속 이익을 내 원금을 5~10년내 상환하고 나면 말 그대로 ‘오너’ 경영자가 될 수 있기 때문. 전국에 퍼블릭 골프장 건설 열풍이 부는 이유다.

그렇다면 퍼블릭 골프장은 얼마나 늘어날까.
지난해 말까지 전국 골프장 440개 중 퍼블릭 골프장 비중은 32.2%(홀 수 기준) 정도다. 2001년 15.9%였던 점유율이 10년 만에 2배 정도 증가했다. 앞으로 이 비율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퍼블릭으로 공사 중이거나 전환한 추이로 봐서 향후 5년 후엔 퍼블릭 골프장 비중이 48.6%로 회원제 골프장(47.9%) 비중을 제칠 것으로 전망(한국레저산업연구소 자료)된다.

수요 역시 퍼블릭 골프장 쪽으로 쏠릴 전망이다. 강배권 대중골프장협회장은 “골프가 사치성 운동이라고 하지만 국내 골퍼들은 그린피 가격에 상당히 민감하다. 국내 경기 침체, 가처분소득 정체 등 경기 침체 조짐이 보이면 회원제 골프장을 이용하던 비회원 중산층도 퍼블릭 골프장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일부 회원제 골프장은 골프회원권 가격 폭락에 따른 입회금 반환 사태, 신규 회원권 분양난, 운영 적자 폭 확대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당기순이익률은 처음으로 마이너스 3.7%를 기록, 손해를 봤다.

서천범 소장은 “회원을 보호하기 위해 회원 승계의무를 명시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27조(체육시설업 등의 승계) 조항이 있는데 역설적으로 이 조항 때문에 부도난 회원제 골프장이 퍼블릭으로 전환하거나 인수합병(M&A)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그로 인해 법 취지와 달리 회원들의 권익도 침해되고 있으므로 삭제를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퍼블릭 골프장의 ‘나 홀로 호황’은 얼마나 갈까. 당장은 아니지만 암운이 슬쩍 비친다. 우선 회원제 골프장 세제 개편안을 대중골프장 업계에선 ‘당장 꺼야 할 불’로 여긴다.


지난 8월 정부는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에 붙는 개별소비세(개소세) 면제 일몰제 시행안을 발표했다. 골퍼들은 9월 현재 회원제 골프장에 입장할 때마다 1인당 2만1120원(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부가가치세 포함)을 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한시적으로 이를 면제받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가격이 인하된 만큼 회원제 골프장이용객이 늘어나면서 내수 경기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대중 골프장은 반발이 거세다. 그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영업해왔는데 가격차가 4만~5만원에서 2만~3만원 차로 좁혀지면 집에서 가깝거나 시설이 상대적으로 좋은 회원제 골프장에 손님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강배권 회장이 “2만여원을 깎아주는 것이 당장은 골퍼들 부담을 줄여 골프 대중화에 기여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과는 그와 반대로 나올 것이다. 대중 골프장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경영압박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러면 대중 골프장은 점점 줄어들고, 회원제 골프장만 더 늘어나게 된다. 요컨대 우리나라는 부자층인 회원권 보유자들만의 골프천국이 조성될 것”이라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불어 공급과잉 우려도 있다. 2016년 이후 절반을 넘어선다면 그때부터는 출혈경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 서천범 소장은 “사실상 지금도 골프인구의 연간 라운딩 횟수가 8.8회(2009년)에서 8.4회(2011년)로 줄어들고 있다. 어떤 골프장이 저렴하게 좋은 서비스를 제시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에 부과되는 개소세가 내년부터 폐지될 경우 대중 골프장들은 이용객수가 감소하고 경영실적이 악화되는 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개소세 폐지되면
퍼블릭 죽는다

최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개소세폐지시 골프장산업 전망’자료에 따르면 개소세가 내년부터 폐지되면 회원제 골프장들의 당기순이익률은 올해 -10.7%에서 내년에는 -5.9%로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중 골프장들의 당기순이익률은 올해 10.7%에서 내년에는 -1.7%로 떨어져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08년 10월부터 2010년 말까지 지방회원제 골프장에 세금을 감면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시행됐을 때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 골프장의 경영실적을 근거로 계산한 추정치다.

당시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가 3만1000원 인하되면서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경영실적은 호전된 반면 대중  골프장은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개소세가 폐지되지 않을 경우 회원제 골프장의 당기순이익률은 내년에 -17.1%로 떨어지지만 대중 골프장은 6.4%로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객수에서도 개소세가 폐지되면 회원제 골프장은 내년에 5.1% 증가하지만 대중 골프장은 1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천범 소장은 “개소세 폐지는 해외골프 여행객들의 억제나 내수 활성화 효과가 없고 회원제-대중 골프장의 세율 균형을 깨트리는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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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