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4월·5월·6월의 정치, 선거는 이미 기울어져 있다

민주화 계절의 선거, 권력의 방향도 이미 설계돼

2024년 4월10일에 22대 총선, 2025년 6월3일에는 21대 대선이 치러졌다. 오는 6월3일에는 9회 지방선거가, 2028년 4월12일엔 23대 총선이 예정돼있다. 이처럼 주요 정치 이벤트는 반복적으로 4월과 6월에 집중돼있다. 이 같은 반복은 하나의 정치적 패턴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일정은 민주주의의 핵심 기억과 정확히 겹친다. 4월은 4·19 혁명이고 5월은 5·18 민주화운동이며 6월은 6·10 민주항쟁이다. 이 세 사건은 각각 다른 연도에 일어났지만 지금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이 세 달을 통해 형성됐고 지금도 이 계절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 

필자는 이를 4월 정신, 5월 정신, 6월 정신으로 명명해 봤다. 이 정신들은 단순한 역사적 기념이 아니라 살아 있는 정치적 감각이다. 국민의 판단 기준은 이 기억을 통해 형성된다.

4월 정신, 권력을 무너뜨린 학생들의 나라= 4월은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을 뒤흔든 기억이 응축된 계절이다. 1960년 4·19 혁명은 학생과 시민이 스스로 권력의 정당성을 판단하고 거리로 나서 독재를 끝낸 사건이다. 총칼이 아닌 시민의 집단적 의지가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이 경험은 이후 모든 정치 판단의 기준을 바꾸는 출발점이 됐다. 권력은 위임된 것이며 언제든 회수될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정치 권력은 제도 속에서 유지되지만 그 정당성은 거리에서 검증된다는 경험이 국민의 집단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됐다.

그래서 4월이 되면 정치적 긴장감이 높아진다. 권력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국민의 감정은 평소보다 더 비판적으로 변한다. 정치적 판단 기준 역시 한층 강화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분위기가 아니라 역사적 경험이 만들어낸 구조적 반응이다.

5월 정신, 저항이 정당성이 되는 순간= 5월은 저항의 정당성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계절이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 권력이 시민을 향해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다. 시민들은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고 저항에 나섰다. 이 사건은 권력과 시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국가 권력의 한계가 처음으로 명확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5월 정신은 법과 제도를 넘어서는 도덕적 기준을 형성한다. 부당한 권력에 대해서는 저항이 허용될 뿐 아니라 정당하다는 인식이 만들어졌다. 이 기준은 헌법 조문보다 더 강한 감정으로 작동한다. 정치적 판단의 기준은 합법성에서 정당성으로 이동한다. 감정이 정치 판단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는다.

권력이 강하게 행사될수록 의심은 더 커진다. 약자의 목소리는 더 크게 확장되며, 정치적 약자 프레임이 강화된다. 이 시기에는 정책보다 태도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결국 권력의 명분이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그 결과 국민의 판단은 더욱 감정적 기준에 가까워진다.

6월 정신, 제도를 바꾼 거리의 힘= 6월은 시민의 요구가 제도 변화로 이어진 계절이다. 1987년 6·10 민주항쟁은 거리에서 시작된 요구가 헌법 개정으로 이어진 사건이다. 국민은 직접 정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이 사건은 정치 참여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바꿨다. 이후 정치의 방향을 시민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이 경험은 정치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 투표는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제도를 변화시키는 수단이 됐고, 정치 참여는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일상이 됐다. 국민은 더 이상 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자리 잡았고,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행동으로 완성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따라서 6월은 단순한 정치의 시기가 아닌 체제를 선택하는 시기다. 이 시기의 정치는 감정과 이성이 결합된 상태에서 나타난다. 정치 참여는 확대되고, 집단적 선택은 강화된다. 결국 결과는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역사적 기억 위에서 결정된다.

민주화의 달과 선거의 달이 겹친 이유= 우리나라 주요 선거 일정이 민주화의 달과 겹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치는 사회적 기억 위에서 설계된다. 민주주의의 핵심 경험이 집중된 시기가 정치 일정의 중심이 된다. 역사적 기억이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시기가 자연스럽게 정치 일정으로 선택된다. 시간은 정치의 배경이 아니라 설계의 기준이 된다.

이런 설계는 반복을 통해 고착된다. 민주화의 기억이 강한 시기에 정치 이벤트가 배치되면서 그 시기의 정치적 의미는 더욱 강화된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정치 구조를 재생산한다. 선거 일정은 단순한 행정적 선택이 아니라 역사와 감정이 반영된 결과다. 정치 일정은 기억과 결합하면서 더욱 공고해진다.

결국 선거 일정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축적된 선택의 결과다. 정치와 시간은 분리되지 않는다. 특정 시기가 반복적으로 선택되면서 구조가 형성되는데, 이 구조는 다시 다음 선택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민주화의 달과 선거의 달은 계속 겹치게 된다.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 구조인 이유다.

4월이 되면 피가 움직인다= 4월이 되면 국민의 감정은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4·19 혁명의 기억은 권력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정권을 평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다. 유권자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심판자의 위치로 이동한다. 정치에 대한 거리감이 줄어들고 판단의 강도가 높아진다.

이 감정은 특정 이념에 국한되지 않으며,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성격을 갖는다. 권력에 대한 기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한다. 정치적 기대 수준이 높아진다. 동시에 실망에 대한 반응도 더 강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감정은 사회 전체의 정치적 온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변화 요구가 강화된다. 기존 권력에 대한 견제 성향이 강해지면서 현상 유지보다는 교체 욕구가 앞선다. 정치적 긴장감도 구조적으로 형성된다. 이 흐름은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온 패턴이다. 이런 패턴은 선거 결과에도 일정한 방향성을 만들어낸다.

5월이 되면 정의가 기준 된다= 5월은 정치적 판단 기준이 도덕적 차원으로 상승하는 시기다. 5·18 민주화운동의 기억은 정치인을 ‘능력보다 태도’로 평가하게 만든다. 권력의 정당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정치적 선택은 합리보다 윤리에 가까워지며 감정이 판단을 이끄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시기에는 사회적 약자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불공정 이슈가 핵심 의제로 부각된다. 정치적 메시지도 이에 맞춰 조정된다. 권력의 언어보다 시민의 언어가 더 중요해진다. 설득의 기준 자체가 바뀐다. 이 같은 변화는 유권자의 감정적 공감을 더욱 중시하게 만든다.

결국 5월의 정치는 정책 경쟁이 아닌 정의 경쟁으로 전환된다. 누가 더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더 정당한가가 기준이 된다. 민주화 서사를 가진 세력이 유리해진다. 정치의 무게 중심이 이동한다. 이 흐름은 선거 결과의 방향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6월이 되면 투표는 의무 된다= 6월은 정치 참여가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시기다. 6월 항쟁의 기억은 투표를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의무로 인식하게 만든다. 정치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 된다. 무관심은 줄어들고 참여는 확대돼 정치적 동원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 시기에는 투표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개인의 판단이 집단적 흐름과 결합된다. 정치적 선택이 사회적 행동으로 확장된다. 유권자의 참여 강도가 높아진다. 정치가 개인을 넘어 공동체의 문제가 되는데, 이런 참여 확대는 선거의 영향력을 더욱 크게 만든다.

이 같은 구조는 변화 지향적 선택을 확대시킨다. 기존 질서보다 새로운 선택이 강화된다. 집단적 에너지가 결과를 밀어낸다. 선거는 계산보다 흐름으로 결정되며 이 흐름은 반복적으로 재현된다. 그 결과 정치적 결과에도 일정한 방향성이 형성된다.

선거가 가을이었다면 달라졌을까= 만약 주요 선거가 가을에 치러졌다면 정치적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가을은 감정보다 현실 평가가 중심이 되는 시기다. 역사적 기억보다 현재 성과가 더 크게 작용한다. 정치적 판단 기준이 구조적으로 달라진다. 환경 자체가 변하는데 이 같은 차이는 유권자의 선택 방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에는 경제와 안정이 주요 이슈로 부각된다. 변화보다 관리가 중요한 가치로 인식된다. 유권자의 판단은 감정보다 계산에 가까워진다. 정책 성과가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정치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정치적 선택도 보다 보수적 성향을 띠게 된다.

결국 선거의 시기는 선택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같은 후보라도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같은 정책도 다른 결과를 낳는다. 대한민국의 선거 구조는 봄과 초여름에 집중돼있다. 이 구조는 특정한 정치적 결과를 유도하는 환경이 된다. 결국 시간은 보이지 않는 선거 변수로 작동한다.

이재명정부와 구조적 유리함= 이재명정부는 이 같은 계절 구조 위에 존재한다. 선거는 민주화의 기억이 강하게 작동하는 시기에 집중돼있다. 결국 감정이 정치에 개입하는 환경으로 구조적 이점이 형성된다. 정치적 흐름이 유리하게 작동하게 되는데, 정권 운영의 안정성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이 구조 속에서는 여당이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흐름이 유지된다. 정책보다 환경의 영향력이 더 크다. 시간 자체가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한다. 역사적 기억이 판단을 보정하면서 결과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이로 인해 정치적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현재의 선거 일정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다. 이는 전략 이전의 구조적 조건이다. 경쟁은 존재하지만 출발선이 달라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 가깝다. 예측 가능한 흐름이 형성된다. 이런 구조는 정치적 결과의 방향성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국민의힘에겐 불리한 선거 일정= 국민의힘은 선거 일정 자체에서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 민주화의 기억이 강한 시기와 맞지 않는 정치적 위치에 있어 환경이 불리하게 작용한다. 시작점 자체가 다르며,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선거 국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탄핵과 대선 패배 이후의 후유증까지 남아 있다. 게다가 내부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정치적 대응력마저 약화된 상태다. 조직력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전략 실행의 여건이 제한된다. 이 같은 복합적 요인은 선거 대응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 상황에서 선거는 단순한 경쟁이 아닌 구조적 불리함과 싸우는 과정이다. 단기 전략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시간과 재정비가 필요하다. 장기적 전략 전환이 요구된다. 결국 체질 개선 없이는 흐름을 바꾸기 어려운 국면이다.

민주당, 겸손하지 않으면 무너진다= 민주당이 현재 누리고 있는 유리한 구조는 기회이자 위험이다. 구조적 이점은 쉽게 착각을 낳는다. 성과가 아닌 환경을 자신의 능력으로 오해하게 만든다. 권력은 과잉에서 붕괴되며, 오만은 가장 빠른 실패의 원인이 된다. 착각은 위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 유리함은 영원하지 않으며 정치에는 반드시 반작용이 존재한다. 균형은 다시 맞춰진다. 유권자의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더 높아진다. 작은 실수도 크게 확대된다. 그만큼 정치적 책임의 무게도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대를 관리하지 못하는 순간 흐름은 빠르게 뒤집힌다.

따라서 지금은 권력을 누릴 시간이 아닌 국가를 운영해야 하는 시간이다. 겸손은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책임이 정치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태도가 결과를 결정한다. 결국 운영 능력이 곧 정치적 생존을 좌우하게 된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다음 선거의 결과를 결정짓는다.

선거는 이미 시작됐고 이미 기울었다= 선거는 투표일에 시작되지 않는다. 이미 시작되고 있다. 4월, 5월, 6월이라는 시간 속에서 작동한다. 역사적 기억이 정치에 개입하며 구조가 방향을 만든다. 이 흐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변수다. 결국 선거는 시간 속에서 기울기 시작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4·19 기념식에서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주의 계승 메시지도 이 흐름과 연결된다. 정치적 메시지는 시간과 결합될 때 힘을 갖는다. 현재의 선거 환경은 감정과 기억 위에서 움직인다. 구조적 유리함은 분명 존재하며, 현실이다. 이 현실은 정치적 결과를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한다.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의 본질은 변화로 어떤 구조도 영원하지 않다. 유리함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결국 모든 결과는 선택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그 선택의 책임은 다시 정치로 돌아온다. 결국 시간 위에 서 있는 정치도 선택 앞에서는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결과는 언제나 유동적이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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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