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9일 경기 광명경찰서에 따르면 전날(8일) 오후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 B(8)양을 유괴하려다 실패한 고등학생 A군이 미성년자 약취 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A군은 B양의 입을 막고 끌고 가려 했으나, B양이 울며 격렬히 저항하자 그대로 달아났다. 이후 B양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CCTV를 통해 동선을 추적해 당일 오후 9시45분께 A군을 붙잡았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성범죄를 저지를 목적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일대에서 20대 남성 3명이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유괴를 시도하다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이들은 초등학교 주변과 공영주차장 등을 차량으로 배회하며 4명의 아동에게 “집에 데려다주겠다”는 등의 말을 건네며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아동을 겨냥한 유괴 시도가 잇따르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실제 대검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 유괴 건수는 ▲2020년 113건 ▲2021년 138건 ▲2022년 178건 ▲2023년 204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3년 발생한 아동 대상 범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건의 65.2%가 하교 시간대인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집중됐다. 피해자의 62.3%는 여아로, 남아보다 월등히 많았다. 범행 장소는 절반 가까이(49.5%)가 노상에서 발생했으며, 가해자의 연령대를 보면 61세 이상 고령자가 25.1%를 차지해 4명 중 1명꼴에 달했다.
아동만이 범죄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선 술에 취해 길에 쓰러진 20대 여성 C씨가 20대 남성 D씨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D씨는 C씨를 차량에 태워 달아났다가 긴급 체포됐다. 두 사람은 서로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으며, 경찰은 현재 D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CCTV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납치·유괴 범죄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아동·여성을 노린 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며, 범행 동기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아 예방이 어렵다”며 “스쿨존 안전 지킴이 확대, 등·하교 시간대 순찰 강화 등 인적 자원을 활용한 예방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웃 간 관심과 적극적인 신고 의식이 중요하다.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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