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물가지표는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지만, 일부 먹거리 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3일 통계청과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소비자물가지수(2020=100)는 116.1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오르는 데 그쳤다.
2022년 4.6%, 2023년 3.9%, 지난해 2.8%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이어가며, 상반기 기준 2021년(2.0%)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물가지표는 상대적으로 안정됐음에도, 일부 먹거리 품목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무가 54.0%로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보리쌀(42.0%), 오징어채(39.9%), 배추(27.0%), 김(25.1%)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가격 인상이 이어진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각각 3.7%, 3.1% 상승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으로 이슈가 된 라면은 6.9% 오르면서 2023년 9월(7.2%)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밖에 김치(14.2%), 커피(12.4%), 햄 및 베이컨(8.1%), 빵(6.4%)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배추·무는 폭우와 기온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어들었고, 오징어채는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감소한 탓”이라며 “최근 식품 출고가 인상이 순차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농산물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6%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해 과일값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과일 물가가 6.1% 내린 데 기인했다.
수산물 가격은 7.4% 상승해 오름폭이 컸다. 고등어(16.1%), 조기(10.6%), 오징어(6.3%) 등에서 상승폭이 컸다. 축산물은 4.3% 올라 상승폭이 둔화했다. 달걀 물가는 산지 가격 영향으로 6.0% 올라 상승세가 계속됐다.
서비스 물가는 2.4% 상승했다. 집세는 0.8%, 공공 서비스는 1.2%, 개인 서비스는 3.3% 각각 올랐다. 개인 서비스 중 외식은 3.1%, 외식 외는 3.5% 상승했다. 외식과 외식 외 개인 서비스 물가는 전체 물가를 각각 0.44%, 0.69% 끌어올렸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수 부진과 유가 하락 등 하방 요인이 작용해 2%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1.9%로 전망했으며, 정부도 물가상승률이 2% 내외로 흐르지만 체감 물가는 높은 상황을 감안,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주요 식품원료 할당 관세 등을 지속하며, 수급 변동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상 여건, 국제 유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 “관계 부처 합동으로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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