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소형 아파트

최근 주택시장서 소형 아파트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아파트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고급화되면서 분양가격에 대한 부담과 ‘딩크족(맞벌이 무자녀 부부)’ 증가로 소형 평수여도 실거주하기엔 충분하다는 인식이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분양가와 1인 가구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청약 경쟁률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소형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소형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1인 가구 등 소형 가구가 급증하면서 주택 수요 패턴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딩크족 증가
수요층 변화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30%에 달한다. 이는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 이에 따라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수도권서도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어섰지만 소형 아파트는 여전히 예산을 맞출 수 있는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대도시 근교나 지하철 역세권 인근에서 소형 아파트는 입지와 가격을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또 정부의 주택자금 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기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재판매나 임대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주로 직주근접을 희망하는 1인 가구나 젊은 세대,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가 많아 매매와 임대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다. 이는 소형 아파트의 유동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향후 재판매 시에도 비교적 빠르게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현상은 청약 시장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서울서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단지 중 전용 60㎡ 이하 타입의 평균 경쟁률은 160.9대 1을 기록했다. 60㎡ 초과~85㎡ 이하 경쟁률이 132.7 대 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큰 편이다. 연간 기준 서울의 소형 주택 청약 경쟁률이 중대형을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만 해도 서울 전용 60㎡ 이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53.1대 1로 60㎡ 초과~85㎡ 이하(64.1대 1)보다 낮았다. 하지만 치솟은 공사비에 지난해부터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급격히 상승하자 가격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형 주택을 선택하는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분양했던 주요 단지들 역시 전용 60㎡ 이하 평수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 래미안아이파크’는 전용 43㎡, 59㎡, 74㎡, 84㎡ 등 평형으로 분양이 진행됐다. 전용 59㎡ 40가구 모집에 2만6249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656.2 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가 289.3 대 1로 뒤를 이었다.

민간 분양가
급격히 상승

‘서울원 아이파크’와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원 아이파크 전용 59㎡는 19가구 모집에 5102명이 몰려 평균 268.5대 1,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 전용 59㎡는 21가구 모집에 2215명이 몰려 105.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전용 84㎡ 경쟁률은 각각 27.9대 1, 12.5대 1에 그쳤다.

올해 서울서 유일하게 분양한 ‘래미안 원페를라’도 소형 평수에 수요가 집중됐다. 전용 59㎡는 79가구 모집에 2만2313명이 몰려 28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전용 84㎡는 135가구 모집에 1만571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16.4대 1에 그쳤다.

소형 아파트 수요가 많은 만큼 가격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소형 아파트가 공급 과잉 상태에 놓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매매가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 아파트의 수요가 더 많을 수 있어 소형 아파트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소형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1인 가구 등 소형 가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가 늘고 있어 소형 아파트의 경쟁률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기, 부산 지역에 소형 평형을 공급하고 있는 단지.

▲평촌 어바인 퍼스트 더샵=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들어설 예정인 대단지 아파트 ‘평촌 어바인 퍼스트’가 지역 내 최대 규모의 주거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1, 2단지 3850세대와 3단지 304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총 4154세대를 자랑한다. 안양 동안구서 최대 규모로, 주변 주거 단지와 함께 약 8800세대 규모의 신 주거 타운을 조성하며 안양의 대표 주거 단지로 자리 잡았다.

집값 부담·1인 가구 증가로 인기
“작아도 실거주 충분” 인식 커져

이번에 1~2인 가구에 특화된 소형 평형대 전용 39타입을 193세대 한정으로 주변 고분양가 대비 합리적 분양가에 분양전환을 진행한다. 단지 내부는 지상에 차 없는 설계로 안전성을 높였다. 중앙광장과 테마쉼터, 커뮤니티 가로, 어린이놀이터 등 다양한 조경 공간이 마련돼 여유롭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피트니스클럽, 실내골프장, 사우나, 도서관, 키즈룸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함께 조성돼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단지서 도보로 2분 거리에 호원초등학교가 위치해 자녀의 안심 통학이 가능하다. 호계중, 신기중 및 평촌 학원가와도 가까워 교육 여건이 우수하다. 홈플러스, AK플라자,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호계종합시장 등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어 입주민의 편의성을 더한다.

인근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2027년 완공 예정)과 GTX-C 노선이 지나며, 호계사거리역(가칭, 예정)이 가까워 이동이 편리하다. 이 외에도 금정IC,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도로망이 잘 구축돼 있어 출퇴근과 차량 이동이 수월하다.

▲원종 휴먼빌 클라츠= 일신건영이 경기도 부천시 원종지구에 선보이는 ‘원종 휴먼빌 클라츠’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5층 4개동, 전용면적 46~59㎡, 총 255가구 규모다. 청년이나 신혼부부, 그리고 노년부부가 살기 좋은 소형 평형 위주로 공급되는 것이 특징이다.

분양 관계자는 “원종 휴먼빌 클라츠는 분상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지구에 들어서 합리적인 분양가로 공급된다”며 “주거비 부담은 덜고, 서울 생활권의 장점은 그대로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는 내 집 마련에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주택시장
불확실성

편리한 서울 출퇴근 여건이 돋보인다. 차량 이용 시 마곡지구까지 10분대, 여의도(YDB)까지 20분대, 종로(CBD)까지 30분대면 이동 가능하다. 서울 시내 외곽 지역서 주요 업무지구까지 평균 40분 이상이 소요되는 것을 비교해보면 서울보다 서울을 더 가깝게 누리는 셈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인근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장서 버스로 1정거장이면 5호선 화곡역에 도착하고, 서해선 원종역 이용 시 지하철 1정거장이면 김포공항역서 5·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으로 환승 가능하다.

서해선 원종역은 대장-홍대선(계획)과 연결될 예정으로, 향후 더블 역세권 프리미엄도 누릴 전망이다. 대장신도시~원종역~서울 홍대입구를 연결하는 해당 노선은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개통 시 홍대까지 이동시간은 20분대로 단축된다.

▲양정자이더샵SK뷰=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양정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건설된 ‘양정자이더샵SK뷰’ 아파트가 임대동 임대세대를 모집 중이다. 19평(전용 12평) 단일 평형으로 115세대를 임대 예정이다. 내부 구조는 침실 1, 거실&침실, 주방, 욕실, 발코니 등으로 이뤄진다.

지난 3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임대동은 2단지 202동에 위치하며 2단지 중에서도 접근성이 최고다. 지하철과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근린상가도 바로 밑에 위치해 이용하기에 수월하다. 동 간 거리도 넓게 확보돼있고, 전 세대가 남서향이라 개방감은 물론 일조권도 뛰어나다.

서울 전용 60㎡ 이하
청약 평균 160.9 대 1

분양전환 임대 아파트로 인근 시세 대비 합리적인 임대가로 최대 1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가 가능하고, 그 이후에 분양전환이 가능한 아파트라고 보면 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거주지, 세대주 등 각종 자격 조건이 없으며 만 19세 이상 다주택자도 계약이 가능하다.


전세 후 확정된 분양가로 10년 뒤 분양(의무 임대 기간 종료 시 우선분양전환권 부여) 전환하면 된다. 임대보증금 외 비용이 들지 않으며, 최대 90%까지 대출이 가능해 2000만원대로 실입주, 실투자가 가능하다. 주택 수에 포함이 안 되며 각종 세금(취득세, 종부세, 재산세 등)이 면제되며, HUG보증보험으로 전세보증금이 보호된다.

총 2276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3개 단지로 설계됐고, 각 단지마다 대형 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선다. 외관은 유리 패널로 디자인한 커튼월룩과 유리 난간을 도입해 차별화하고, 3개 단지 모든 동은 판상형으로 설계돼 동 간 간섭과 조망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 건폐율도 평균 17.71%에 그친다.

임대동이 들어서는 2단지에는 213동과 214동 데크 하부에 위치한 커뮤니티센터 지하 1층에는 대형 실내체육관과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키즈카페, 카페테리아, 남·여독서실과 작은 도서관, 멀티룸이 설치되고 선큰이 적용된다.

지하 2층은 대형 피트니스클럽과 PT룸, GX룸, 필라테스룸, 남·여 사우나, 관리사무소로 구성한다. 지상정원에는 중앙에 대형 공원인 센트럴프라자가 들어선다. 어린이놀이터 4곳, 교향악가든·건강마당·핀오크가든, 맘스스테이션도 들어선다.

경쟁률 높아
국평 앞질러

지하철 1호선 양정역, 시청역이 도보권에 위치해있을 뿐만 아니라 동의의료원, 부산시청, 경찰청, 보건소, 연제구청, 대형마트 등이 인접하다. 부산 중심 상권 서면과 2코스 거리로 다양한 인프라를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양정초, 양동여중 및 양정고, 부산진여고 외 10개 이상 초·중·고등학교가 주변에 다수 분포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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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미묘한 시기에 사정기관의 칼끝이 문재인정부를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에 대해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고 비판한다. 권력의 향방에 따라 행보를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기’ 상황에 놓여있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됐고 새 대통령은 아직 뽑히지 않았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이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정된 권한만을 행사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른바 ‘반쪽짜리 정부’ 상태에 있는 셈이다. 새 정부 앞두고…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움직임은 느려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와 180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보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형태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정부는 여느 정부보다 ‘전 정부 지우기’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새로운 정책을 펴거나 기존 정책을 발전시키는 행보는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사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라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유력 후보와 관련한 사건은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칫하다가는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 이번 대선은 선거 기간이 짧아 국민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작은 사건이 대선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검찰과 감사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 대통령이 표적이 됐다. 이전부터 해온 수사와 조사의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기엔 시기가 미묘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4일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수사해 왔다. 서씨가 취업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와 서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다혜씨, 서씨와 공모해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에 서씨를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취업 이후 2020년 3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로 약 1억5000만원, 주거비 명목으로 6500만원을 받았다. 집값 통계 조작 결과 발표 청와대 외압 정황도 나와 검찰은 서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그간 다혜씨 부부에게 주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점을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이 금액만큼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법정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검찰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행사되고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수사권 남용 등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하는 것은 물론, 검찰을 개혁하는 기회로 여기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검찰 기소에 앞서 감사원도 문정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다. 문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 등 국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통계 작성 기관 등에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7일 감사원은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주택통계), 가계동향 조사(소득통계), 경제활동인구 조사(고용통계) 등을 감사한 자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11명)·국토교통부(7명)·한국부동산원(7명)·통계청(6명) 등 총 31명에 대해 징계 요구(14명)·인사자료 통보(17명)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통계청 등에 통계의 정확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제도개선 통보 및 주의 요구를 처분했다. 검찰 기소 왜 지금? 감사원은 2023년 9월 대통령비서실·국토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 소속 22명 가운데 일부 주요 관련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당시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및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부는 주택 가격에 대해 부동산원에 ‘통계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며 사전 제공하도록 지시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고 통계 개선 명목으로 표본 가격을 조작하는 등 통계 왜곡을 은폐했다. 이렇게 집값 관련 통계 수치를 조작한 사례는 감사원 확인 결과 102건에 달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압은 2018년 1월 서울 양천, 성남 분당의 주택 매매 가격 주간 변동률 왜곡 등에 처음 시작됐고, 2018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요동치자, 객관적 근거도 없이 특정 지역 개발계획 철회 등 정부 발표 내용이 시장 안정에 효과를 준 것처럼 통계에 반영토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국회·언론은 국정감사 등에서 주택 가격 동향 조사 변동률 등이 시장 상황 및 민간 통계 등과 다르다며 통계의 정확성·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나 개별 표본 가격 등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표본 가격이 시장가격과 격차가 벌어진 사실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정부가 핵심 정책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통계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정부는 출범 때부터 ‘소득 주도 성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도 정부 주도로 진행했다. 문제는 그 효과를 정부 차원에서 왜곡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은 2017년 각각 2·3·4분기 가계소득을 가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감소로 확인되자, 정당한 절차 없이 표본 설계에 없는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을 증가시켰다. 부동산·고용 다 건드렸다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서도 ‘마사지’가 들어갔다. 청와대는 2018년 1분기 소득5분위 배율이 역대 최악(5.95)으로 나타나자 통계청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통계자료를 사전 제공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 또 한 노동연구원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개인별 근로소득 불평등 개선’으로 보고·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통계청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통계자료 제공 관련 보도 설명 자료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발표했다. 감사원 결과가 나온 이후 정치권은 들끓었다. 국민의힘은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모든 실패를 통계 조작으로 감추고 국민의 고통 위에 거짓의 탑만 쌓아 올렸다. 거짓의 탑이 무너지려고 하자 최재해 감사원장을 탄핵했다”며 “한술 더 떠서 이재명은 감사원을 민주당 자신들이 장악한 국회 아래로 이관해 손아귀에 틀어쥐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표본도, 지수 작성 방식도, 자료 수집 방식도 다른 통계를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이미 전 정권이 돼버린 윤석열정권의 잔당들이 전 정권(문재인정부)의 숨통을 기어이 끊어놓겠다는 의지가 부른 희대의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기도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착수한 감사를 새 정부 수립을 불과 47일 앞둔 때에 마무리한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북한 GP 파괴 두고도 수사 요청 민주 “해체 준하는 개혁” 반발 감사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문정부 당시 군 인사 6명을 수사해달라 요청했다. 이들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파괴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우리 측의 불능화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경두·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요청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총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한 뒤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북한군 GP 지하시설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리 군 당국이 이 부분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직 군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해 1월 이 내용을 포함한 북한군 GP 불능화 검증 부실 의혹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그 결과가 이번 감사원의 수사 요청인 셈이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와 감사원의 연이은 문정부 ‘공격’에 민주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과 감사원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며 ‘신 관권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감사원이 북한의 GP 파괴 관련 결과를 내놓은 이후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력기관이 이제 대통령선거에까지 사실상 개입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마지막까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졸개이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세력이 벌이는 최후의 저항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고 내란 세력을 철저히 뿌리 뽑아 국민 주권을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대세 영향 미칠까? 앞서 민주당은 집값 등 통계 조작 관련 감사원 발표 이후 ‘해체에 준하는 개혁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전 정권 탄압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서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독립 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문정부 표적 감사, 윤정부 부실 감사 등을 이유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해 최 원장은 직무에 복귀했으나 감사원장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