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우리 마음을 통제하는 진짜 주인은 따로 있고 의식은 그 결정을 도울 뿐이라는 사실을 이 책 전반에 걸쳐 증명해나간다. 의식은 두개골 속 시스템에 느리게 접근하거나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 시각은 반드시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다. 즉, 시각은 뇌가 구축한 환상에 불과하다. 우리가 직접 접근할 수 없는 뇌 조직이 생각을 만들어내고, 유용한 루틴이 한번 뇌 회로에 각인되고 나면 의식은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다.
또 우리의 정신은 단일하지 않고 여럿으로 구성돼있다는 것, 라이벌로 구성된 팀들이 협력과 경쟁을 벌이며 만들어낸 결과가 바로 우리가 말하는 ‘자아’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우리 안에서는 이성과 충동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자기 자신과 말도 안 되는 협상(“주말이니까 맛있는 거 먹어야지!”)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의 모든 생각, 마음, 행위가 무의식의 작동이라면, ‘왕좌에서 밀려난’ 우리는 무얼 해야 하냐는 질문이 남는다. 이글먼은 여기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우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갈릴레이의 발견으로 더 대단한 세상을 알게 되었듯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기중심주의를 잃은 대신 뇌가 펼쳐내는 놀라움과 경이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의 내면생활을 조각해내는 당혹스러운 걸작” 그것이 이글먼이 무의식적인 뇌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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