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중진회의서 신임 원내대표로 권성동 의원을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데 대해 “(원내대표 추대는)중진회의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선 권성동·권영세·김상훈·나경원·조경태·박대출·박덕흠·윤상현·윤재옥·이종배·이헌승·조배숙 의원이 중진회의를 갖고 신임 원내대표 선출 및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이들 중진 의원들은 권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추대하기로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나 의원은 중진회의 직후 관련 질의를 묻는 취재진에게 “권성동 의원으로 얘기가 정리됐다”고 답했다. 그는 “중진회의에선 원내대표로 권 의원이 좋겠다. 현재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고 즉시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은 권 의원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추대 형식이냐’는 추가 질의엔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그렇게 의견이 모아졌다. 한 분 정도 이의를 표시하긴 했지만, 대부분 의원들의 의견이 그렇게(모아졌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에 대해선 “여러 가지 논의가 이뤄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논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상현 의원은 “일부서 그런(권성동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얘기가 있었다. 오늘 의원총회서 논의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사자인 권 의원은 “중진 의원 전부는 아니고 다수 의원들께서 ‘어려운 상황에 그래도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서 어려운 당 상황을 조정하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돼라’는 말씀을 주셨는데 아직까지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더 많은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 등록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며 “오전엔 많은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오후에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9일에도 사퇴 의지가 확고하다며 조속한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당부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의 원내대표 사퇴 의사는 확고하다. 신임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날 한 대표의 “(신임 원내대표 선출은)중진회의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은 사실일까?
국민의힘 당헌 제19절 의원총회(의총)에 따르면 원내대표의 선출은 의총을 통해서 가능하다. 선출 방법 등 기타 필요한 사항은 당규로 정하고 있다. 당규 22 원내대표 선출 규정엔 원내대표 선거는 의총서 실시하며 선거일은 당 대표가 선거일 3일 전에 공고하도록 돼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엔 선출 시기를 달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의총은 국회의장단 및 국회상임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의 선출, 상임전국위원 선임, 국회 대책 및 원내 전략의 결정, 국가 주요 정책 및 주요 법안의 심의 등의 기능을 갖는다. 제56조에 따라 의장은 원내대표가 맡으며 의장이 회의를 주재할 수 없을 경우, 원내수석부대표, 원내부대표 중 1인이 맡도록 돼있다.
다만 당내 대표적인 친윤(친 윤석열)계 인사로 꼽히는 권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추대될 경우, 현 시국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앞서 원내대표를 맡았던 추경호 의원 역시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였던 탓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 후 사의를 밝히면서 나흘째 공석 상태다.
게다가 권 의원과 윤 대통령과의 친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번 계엄 사태 정국서 오히려 적절치 않은 인물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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