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가 작가 한나 허의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두산갤러리가 한국 국적의 예술가를 넘어 한국계 디아시프로 예술가로까지 지원 대상을 확장하는 시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두산갤러리 큐레이터 장혜정과 뉴욕 기반 큐레토리얼 오피스 C/O의 설립자 크리스토퍼 Y. 류가 공동 기획했다.
한나 허는 미국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서 다음 달 21일까지 열리는 전시 ‘한나 허: 8’은 그가 선보이는 국내 첫 개인전이다.
보고
한나 허는 회화와 설치를 통해 우리의 시지각 체계를 시험하는 복잡한 화면을 구성한다. 구체적인 현실 너머의 초월적이고 정신적인 세계에 다다르기 위한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서 한나 허는 대형 회화 연작을 선보인다. 작품은 전시장에 기둥처럼 세워져 있는 4개의 벽 안팎에 등을 맞대어 걸리는데 이는 하나의 설치 작업으로 작동한다.
회화와 연동돼 설계된 공간은 관람객의 보는 행위뿐만 아니라 신체적 경험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안과 밖이 공존하는 벽에 명확한 순서 없이 걸린 작업은 관람객을 자발적으로 동선을 만드는 행위자로 변모시킨다. 또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스스로 외부와 내부를 정의하도록 유도한다.
작품 ‘8’은 하나의 설치 작업이면서 8점의 개별 회화다. 모두 ‘Thereshold’라는 동일한 제목을 붙인 이 회화는 일종의 ‘사이 상태’로서 변화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그중 2개의 화면에 나타나는 나선의 형태는 정교하게 배열된 그리드와 함께 시각적 긴장감을 형성하며 운동성을 더한다.
하나의 설치 작업
8점의 개별 회화
다른 화면에 등장하는 백색의 행렬은 정체가 불분명한 공간을 통과하는 듯한 이동성을 보여준다. 또 다른 4개의 화면서 볼 수 있는 기하학적 형태의 변화는 관람객이 작품을 온전히 경험하기 위해 넘어야 할 인식의 한계 영역을 은유한다.
한편 윈도우갤러리에서는 한나 허가 직접 초청한 동료 작가 나미라의 신작 ‘Chord’가 소개된다. 두 작가는 서로의 작업을 깊이 이해하며 주기적으로 협업하는 관계다.
나미라는 이번 전시를 위해 한나 허 작업의 주재료가 되는 시각적 효과와 색상 모티프를 참조해 새로운 설치 작업을 제작했다. 그는 일상적인 재료를 통해 작품을 마주하는 관람객의 인식 가장자리를 뒤흔드는 새로운 차원을 제시한다.
특히 그의 작업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빨간색은 빛이 희미해질 때 시야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색으로, 지각 너머의 공간을 상상하게 하는 통로로서 활용된다. 이번 설치 작업을 통해 그는 거울과 빨간색 유색 필름을 활용해 두 개의 상반된 공간을 만들어 비워지고 채워지는 과정이 반복되는 현상학적 공간을 창조했다.
경험하고
두산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 ‘한나 허: 8’은 한나 허 회화 고유의 특성과 이에 상응해 섬세하게 구축된 환경, 확장된 협업의 방식을 통해 인식의 경계를 끊임없이 흐트러뜨리고 여닫는다”며 “관람객은 현실을 초월한 시각적, 신체적 문턱에 위치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한나 허는?]
▲학력
UCLA 석사 졸업(2019)
콘코디아 대학교 학사 졸업(2008)
▲개인전
‘lost Thing’ Dracula’s Revenge(2024)
‘Two Angels’ Kristina Kite Gallery(2023)
‘Hanna Hur at TOA’ The Orange Advisory(2023)
‘Red Ecstatic’ Kristina Kite Gallery(2021)
‘Fortune Baby God’s Eyes‘ Feuilleton(2020)
‘Signal at the Wheel’ Hover at the Gate, Bel Ami(2019)
‘The Lovers’ Roberta Pelan(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