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술>은 아빠가 네 번째로 응급실에 실려 간 날을 기점으로 주인공 ‘재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단란한 4인 가족의 맏딸인 재운은 남들의 기대에 맞춰 직장을 구하고, 일자리를 찾아 하루하루를 보낸다. 재운의 일상에는 늘 술이 삶의 무게를 받치고 있다. 엄마의 방황과 아빠의 병치레, 프리랜서로서의 고단함과 장녀가 가진 부담감을 술로 해소한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성격의 재운은 술자리서만큼은 밝은 사람이 된다. 알코올로 인해 긴장이 풀려 평소 못하던 농담을 내뱉고, 타인과 웃음을 편하게 주고받는 마음의 기저에는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이 깔려 있다. 그는 취기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리라 믿으며 필름이 끊길 때까지 술을 들이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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