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적인 아름다움을 초월한 내면의 본질을 관철하고 있다.” 현대화랑이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유희영 화백의 개인전 ‘생동하는 색의 대칭’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는 유희영의 2000년대 이후 작품 30점이 소개된다.
유희영 화백은 1980년대부터 ‘색면 추상’이라는 독자적인 양식을 구축하며 한국 추상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현대화랑서 열리는 ‘생동하는 색의 대칭’전에서는 그가 지난 20여년간 탐구해 온 ‘색면 추상’의 정수가 담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형적 의지
유희영은 서구 모더니즘 추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도 한국적인 감성을 유지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과제를 치열하게 탐구했다. 전시 제목인 ‘생동하는 색의 대칭’은 색채와 대칭의 조화를 통해 독창적인 미학적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조형적 의지를 상징한다.
1960년대 국전을 통해 이름을 알린 유희영은 서정 추상과 기하 추상 사이서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의 예술적 여정은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을 반영하는 동시에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유희영의 작품세계서 1960~1970년대는 역동적인 운동감이 느껴지는 자유로운 붓질로 그려낸 작품을 선보이는 서정적 추상기로 구분된다. 1970~1980년대에는 비정형의 뜨거운 추상인 ‘잔상’ ‘수렵도’ 시리즈를 제작했다.
1980년대 작업에서는 색채의 밀도와 변화를 탐구하며 기하학적인 구성을 통해 화면의 균형과 조화를 끌어냈다.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아 시작된 서정적 추상 작업은 피카소의 청색시대서 영감을 받아 코발트블루, 프러시안블루 등 다양한 청색 계열부터 1980년대 후반, 변화를 꾀한 그의 붉은 계열 색채 사용으로 이어졌다.
2000년 이후 작품 소개
‘색면 추상’ 정수 담아
유희영의 작품서 색채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주제와 의미를 담는 매체다. 그는 전통 유화 물감을 고수하며 한 가지 색을 6~7회 이상 겹쳐 바르는 특유의 제작 방식을 통해 색채의 깊이와 밀도를 극대화했다. 수직과 수평의 균형을 이루는 엄격한 구조를 통해 화면에 정적인 울림과 함께 시각적인 안정감을 조성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0년대 유희영이 제작한 색채의 밀도, 직선의 기하학적 구성을 통해 조형화된 화면 속 심오한 색과 선, 면의 조화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미술평론가 정병관은 “유희영의 작업은 초록빛과 하늘이 사방을 감싸고 있는 작가의 옥천 작업실서 오랜 명상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ㄱ’ ‘ㄷ’ ‘ㅁ’ ‘N’ 등 문자를 연상시키는 색 띠에는 속도감과 시간성이 담겨있다. 반복되는 색 띠는 색 면에 생동감을 부여해 감각적인 리듬을 형성한다. 단순한 듯, 깊이감 있는 침묵의 레이어를 통해 보이지 않고, 닿을 수 없는 그러나 가까이에 있는 심원한 내적 세계로 안내한다.
시간적 안정
현대화랑 관계자는 “‘생동하는 색의 대칭’은 색채의 밀도와 섬세한 색의 대칭, 기하학적 구성, 특유의 리듬감과 첨예한 색조 레이어의 향연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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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영은?]
▲학력 및 경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명예교수
KAIST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초빙 석좌교수
▲개인전
‘유희영’ KAIST 대강당 유희영 갤러리(2023)
‘유희영 기증작품’ 대전시립미술관(2021)
‘유희영의 색면추상’ 현대화랑(2018)
‘유희영’ 월터 위카이저 갤러리(2006)
‘유희영’ 갤러리현대(2003) 외 다수
▲수상
제48회 5.16 민족상 예술부문(2013)
대한민국 미술인상(2009)
3.1 문화상(2008)
황조근정 훈장(2005)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