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전문가들에게 자영업 창업의 성공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코 ‘주인 의식’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정(情)의 문화가 지배하기 때문에 점포창업은 고객밀착형 영업을 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 그러나 주인 의식으로 충만한 활기찬 점포를 만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업종 특성상 직원 이직률이 높고, 노동 강도가 높아 주인이 웬만큼 잘해줘도 손님에게 짜증부터 내는 종업원이 부지기수라는 것이 자영업주의 고충이다.
이 같은 상황서 최근 자영업 시장에 가족끼리 창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부모와 자식 간, 형제자매간, 부부간 등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과 함께 함으로써 창업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노동력의 시너지효과로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들의 극심한 취업난으로 부모와 자식이 함께 창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부모의 경험, 자본과 자식의 노동력이 결합하는 경우다.
심리적 부담↓
경기 시흥시 정왕3동 아파트 단지 상가 내 29.7㎡(약 9평) 규모 매장의 웰빙치킨 전문점 ‘안심치킨’은 어머니와 딸이 창업해 성공한 사례다. 어머니 박영주(53)씨는 미용실 운영 30년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대학을 수석 졸업한 딸 조정희(28)씨는 성실함으로 무장돼 있다.
이들 모녀는 어머니 박씨의 제안으로 2020년 11월 안심치킨 창업을 시작했다.
박씨는 “딸이 워낙 공부를 잘해서 전공을 살리는 직업을 선택하기를 바랐지만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서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 없어서 딸의 창업을 지원하고 동참하기로 결정했었다”며 “딸이 생활력도 강하고, 친구들이나 윗사람들에게 친절하고, 항상 자신이 희생하는 행동을 평소에 자주 하는 편이라 서비스 업종인 외식업에 맞을 것 같아서 적극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딸 조씨는 대학을 수석 졸업했다. 대학서 청소년지도학과를 전공한 그는 등록금을 한번도 안 냈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코로나로 청소년시설이 휴관을 하게 되면서 취업이 어려워지자 아르바이트 등 다른 일을 하다가 어머니의 권유로 창업을 하게 됐다.
사실 대학 다닐 때부터 6년간이나 외국계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서 아르바이트를 경험해 실전 경험은 풍부하다. 부모에 용돈 한번 타 쓰지 않을 정도로 효녀라는 것이 어머니 박씨의 전언이다.
가족·부부 창업 사례 크게 늘어
노동력 시너지 효과로 수익성↑
모녀가 ‘안심치킨’을 선택한 이유는 무항생제 닭과 쌀가루로 튀기고,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아토피에 고생하는 아이들과 건강에 민감한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창업 아이템이라고 생각했고, 본사가 외식전문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가맹점 지원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심치킨은 거의 모든 메뉴를 인공첨가물은 전혀 넣지 않고 천연 재료로 만든 웰빙치킨이다. 원료육부터 자연 방목해서 키운 무항생제 닭과 밀가루 대신 쌀가루 튀김옷을 사용한다. 기름은 고급 식물성 기름으로 조리하는 등 치킨뿐 아니라 다른 메뉴도 대부분 천연 재료로 만든다.
반면 가격대는 일반 치킨전문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아 가성비가 높다.
따라서 안심치킨의 주 고객층은 여성과 내 아이의 건강을 챙기는 주부들이다.
모녀는 “최근 ‘배달 반, 홀 반’ 매출로 매출이 안정적으로 올라오고 있다”며, “작은 매장이지만 여느 치킨호프집과는 달리 여성 고객이 많은 편이다. 또, 주말과 휴일에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의 배달주문이 상당하다. 고객 중에는 자녀가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있는 엄마들이 많은데, 이는 아이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안심치킨의 인기를 설명했다.
안심치킨은 취급하는 대부분의 메뉴를 100% 무(無)첨가물로 개발했는데, 마니아 고객층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식은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으면 맛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안심치킨은 맛도 아주 좋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고 있다. 본사 관계자는 “안심치킨은 모든 메뉴를 개발하는 데에 3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하나하나 맛을 내기 위해 수없이 실험을 계속해 지금의 맛을 개발해 냈다”고 설명했다.
안심치킨은 메뉴도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 것이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주 메뉴인 프라이드뿐 아니라 구운치킨, 간장치킨, 찹쌀탕수육, 로제떡볶이, 고구마치즈스틱 등 치킨의 모든 것이 망라돼 있고 사이드 메뉴도 인기가 높다. 이처럼 다양한 메뉴 덕에 고객층이 남녀노소 두터운 것이 장점이고 매출 또한 안정적으로 올라온다.
모녀는 “이른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손님들로 북적인다. 홀을 꽉 채워서 치킨호프를 즐기는 고객들과 배달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대박 점포로 입소문 나면서 지역 명소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딸 조씨는 취업이 안 돼 창업을 했지만, 지금은 미래 큰 꿈에 부풀어 있다. 본인 힘으로 아파트도 사고, 가까운 곳에 점포 하나를 더 내서 어머니와 각각 운영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긍정 마인드
조씨는 “대학 4년간 전액 장학금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 자세로 안심치킨 창업으로 열심히 하니 장사가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제힘으로 인생을 개척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사는 서민부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심치킨은 단순히 호프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웰빙치킨이라는 요리를 판매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도전해 경험해보면 훗날 더 큰 외식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나름대로의 창업 자세를 말하기도 했다.
공부도 1등, 창업도 1등, 뭐든지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조정희씨의 미래가 기대된다. 성실하고 효녀인 딸과 함께 노후를 차근히 준비하는 박영주씨의 긍정의 마인드가 이들 가족의 미래 행복을 확신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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