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사람만 피 보는 배달플랫폼 막장 경쟁

“축구 다 끝나고 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지연을 호소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배달 지연은 배달 플랫폼의 묶음배달과 라이더의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배달플랫폼들은 라이더 확보와 묶음배달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도 다시 배달대행업체의 손을 빌리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대행사인 쿠팡과 배달의민족(배민)의 배달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히려 배달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점주들도 배달기사가 배차되지 않아 곤욕을 치르곤 한다고 넋두리를 내뱉는 실정이다. 각 사는 배달 고도화를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

툭하면 지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서 ‘배달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 ‘다 식은(다 불은) 음식을 배달받았다’며 배달 지연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한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이벤트에 맞춰 미리 음식을 주문했는데 배달이 너무 지연돼 이벤트를 망쳤다’ ‘축구 경기를 한참 앞두고 시켰는데 경기가 다 끝나고 왔다’는 글이 많은 공감을 받기도 했다.

한 소비자는 “점심시간에 맞춰 음식을 주문했다. 예상 도착시간보다 30분이 더 지났는데 아직 출발도 안 했었다”며 “주문을 취소하고 급하게 인근 식당서 식사를 해결해야 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배차 지연으로 배달이 늦어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넘쳐난다. 배달이 늦었다는 이유로 ‘별점’이 깎이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주문이 취소되기도 하는 등 손해를 보고 있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배민과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 경쟁을 하면서 심화됐다. 무료 배달 경쟁은 쿠팡이츠가 지난 3월26일부터 쿠팡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서비스를 시작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배민이 지난달 1일부터 ‘알뜰 배달’을 무료 서비스하며 맞불을 놨다.

쿠팡이츠와 배민이 무료 배달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은 ‘세이브 배달’과 ‘무료 배달’이다. 이는 동선에 따라 최적 묶음 배달을 하는 서비스다.

여기서 문제가 터졌다. 배달지가 여러 곳인 탓에 한정적인 배달 라이더의 배차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민과 쿠팡이츠의 알뜰 배달과 세이브 배달은 각 플랫폼의 자체 배달서비스다. 자체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반드시 플랫폼이 지정한 라이더(배달 기사)가 배달을 수행해야 하는데, 라이더가 부족해 배차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묶음 배달은 배차되기도 힘들고 배차가 된다고 하더라도 라이더들이 가게에 오는 데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묶음 배달로 사장은 라이더 배차 문제로 스트레스 받고 라이더들은 음식이 늦게 나온다고 가게에 불평을 쏟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무료 배달 경쟁 심화 
“묶음배달이 문제다”

라이더들은 묶음 배달로 노선 중간에 주문이 밀려들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라이더는 “배달을 하다 보면 중간에 묶음 배달주문이 여러 건 밀려들어 처음에 왔던 배달이 밀리는 사태가 발생한다”며 “비슷한 구간을 묶어서 가야 하다 보니 배달 애플리케이션서 먼저 들어온 주문이 아니라 뒤늦게 들어온 주문을 먼저 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차가 지연되는 이유는 배달 단가가 낮아진 점도 한몫한다. 현재 주요 플랫폼들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 단가는 2500~3000원 수준이다. 거리에 따라 할증이 추가되기는 하지만 코로나19 당시 기본 단가인 4000원보다 낮아진 셈이다.

한 라이더유니온 소속 라이더는 “지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배달 기본료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낮아진 단가로는 오토바이 감가‧수리비‧보험비 등을 고려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라이더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배달플랫폼이 점주와 라이더에 배달 지연 이유와 피해를 떠안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과 쿠폰 등 혜택을 통한 소비자 잡기 치킨게임에 많은 금원을 투입한 배달 플랫폼은 해당 금원을 가게와 라이더에게서 수수료 형식으로 가져오고 있다”며 “배달플랫폼이 사실상 ‘무료 배달’을 통해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싸움을 진행하면서 그 피해와 책임을 가게와 라이더에 전가하고 있는 셈”이라고 직격했다.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라이더유니온 조직국장은 “묶음 배달 도입 플랫폼이 여러 건 배차를 연결해 주다 보니 라이더들도 무리하게 배달을 할 수밖에 없고 자영업자와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며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고도화해야 하는데, 라이더와 자영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소·라이더 갈등도 잦아
다시 대행업체에 손 벌려

이에 대해 배달플랫폼들은 소비자 잡기와 배달 고도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배민 관계자는 “알뜰배달과 한집배달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구조로 한집배달 배달비도 소비자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폭 감소했다”며 “그러면서도 라이더 확보를 위해 시간제 보험료를 933원서 870원으로 낮춰 라이더의 재정적인 부담을 덜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낮아진 배달 단가로 라이더가 줄었다고 하지만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료는 라이더 노조와의 단체협약에 따라 정해진 최소 배달료와 거리 및 날씨 할증 등에 따라 원칙대로 지급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른 추가분(프로모션 등)을 가외로 얹는 구조로 별도 수립된 정책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또 배달 지연을 줄이기 위해 가게 거리와 날씨, 라이더 상황 등 70개가 넘는 요인을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하고 더 효율적인 배달을 실천하기 위해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쿠팡이츠 관계자는 “다른 배달플랫폼보다 기본 배달비 단가가 저렴한 것은 맞지만 프리랜서 라이더가 많아진 만큼 특정 시간대 라이더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 평균적인 라이더 단가는 코로나 시기보다 더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배달플랫폼들은 배달 지연문제 해소를 위해 제3자 배달대행 서비스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배민은 바로고, 부릉 등 외부 배달대행사도 배민1의 자체 배달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지난 1월 말부터 일부 지역서 배달대행사와 테스트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서비스가 잘 안착하면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하소연

요기요는 지난해 자사 배달서비스 배달 일부를 바로고·부릉·생각대로도 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다. 최근 요기배달 일부 배달주문을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플랫폼 ‘카카오 T 픽커’를 통해 수행하도록 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쿠팡이츠는 큰 배달 대행사는 아니지만, 여러 지역서 소규모 배달 대행 협력업체를 두고 라이더 수급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배달플랫폼들이 자체 운영 라이더를 공공연하게 내세웠지만 문제가 생기자 결국 다시 배달 대행 서비스로 돌아왔다는 비판도 나온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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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