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화제의 당선인 황정아

5선 거물 잡은 무서운 새내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일방 삭감을 비판하며 정계 입문을 선언한 과학자가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을에 출마한 황정아 전 연구원의 이야기다. 누리호의 주역이던 그가 R&D 예산 삭감으로 정치판에 발을 들이고 과학계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차기 국회의장이라고 불리던 이상민 의원을 이기고 당선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리호 개발의 주역이 정치 신인으로 돌아왔다. 황정아 대전 유성을 국회의원 당선인 이야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인재 영입으로 들어간 그는 국민의힘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을 이기고 당선됐다.

황 당선인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일방 삭감을 비판하며 정계 입문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인재 영입 6호로 그를 영입하면서 “우주항공 분야의 굵직한 순간마다 역량을 발휘해 대한민국 우주개발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전문성뿐 아니라 정책 역량까지 겸비해 우주과학을 토대로 미래산업을 개척해 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연구개발특구
유성을 입성

황 당선인은 영입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관례대로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출마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결국 대전 유성을에 공천됐다. 정치계에서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위치한 유성을 지역민심에 가장 최적화된 후보라고 봤다.

황 당선인은 전남 여수 출신으로 전남과학고를 나와 KAIST서 학부와 석·박사를 마쳤다. 1999년 방영됐던 인기드라마 <카이스트>의 모델이자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로 알려져 있다. 누리호 개발의 성공 주역으로, 누리호 3차 발사 당시 인공위성 기획부터 설계, 개발 등 전 과정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최초 정찰위성인 425 위성사업에도 참여했다.

한국을 빛낼 젊은 과학자 30인(포항공대, 2016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KWSE) 감사장(2020년) 등 화려한 수상 경력도 자랑한다.

그는 이 같은 경력을 토대로 선거전 내내 R&D 예산 복원과 정부예산 총지출의 5%를 R&D 예산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겠다면서 과학계를 중심으로 민심을 파고들었다.

특히 TV 토론회서 황 당선인이 “이 후보는 R&D 삭감에 ‘여야 모두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R&D 예산이 4.6조원이나 삭감되자 결국 남 탓하는 것”이라며 “1차적으로 정부여당에 책임이 있지만, 이를 최종적으로 합의·처리한 민주당도 책임서 자유롭지 못하고 수습하는 게 더 중요한 만큼 내년도 예산은 전부 복원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한 것에 대해 인상깊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반영하듯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황 당선인은 이 의원을 오차범위를 넘어 압도했다. 지난달 발표된 여론조사 꽃의 총선 예측 결과에 따르면 황 당선인이 45.4%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이 의원은 29.1%에 그쳤다.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출신
민주당 6호 인재 영입 전략공천

결국 황 당선인은 과학계를 등에 업고 6만1387표(59.76%)를 득표하며 3만8209표(37.19%)의 이 의원을 큰 차이로 이기고 당선됐다. 황 당선인의 당선은 5선 중진을 이겼다는 의미와 대덕구 국회의원 당선인인 박정현과 대전에서 첫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큰 의미를 가진다.


당초 대전 유성을은 선거 초기부터 금강벨트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전 유성서 20년간의 정치경력을 토대로 탄탄한 입지를 닦아 놓은 이 의원이 당적은 옮겼지만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과 유성을은 바로 옆 지역구인 유성갑에 비해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무리한 탈당으로 강행한 이 의원보다는 정치 신인인 황 당선인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대선서도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가 49.40%,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46.87% 지지를 얻어 대전서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가 이겼던 선거구가 바로 유성을 지역구였다.

이 의원은 2004년 제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을 시작으로 제18대 총선서 자유선진당으로, 제19대 총선서 민주통합당으로, 제20·21대서 민주당 후보로 모두 당선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며 결별을 선언했고, 한 달 뒤인 올해 1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이 당적을 바꿨지만 지난 20년간 닦아온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유성을은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는 과학의 요람으로 대전서 석·박사 학위 소지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동시에 호남 출신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으며 KAIST와 충남대 등 대학가와 신도시를 중심으로 20~50대 등 타 선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정부가 R&D 관련 예산을 대거 삭감하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려 이번 투표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적’ 이상민
큰 차이 이겨

지난 2월16일 벌어진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졸업생 강제 퇴장 사건서 졸업생이자 교직원으로서 분노하며 사람들을 모아 정부 규탄 시위를 전개하는 등 황 당선인이 가장 큰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지지율을 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졸업생 강제 퇴장 사건은 대전 카이스트서 열린 학위수여식서 졸업생 한 명이 윤 대통령의 축사 도중 ‘부자 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원하라’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윤석열 대통령은 R&D 예산 복원하라”고 외쳤다가 경호처 요원들에게 입이 막히고 사지를 들린 채 퇴장당한 사건을 말한다.

사건 당사자인 신민기씨는 지난 9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그는 “당일 나는 석사학위 졸업장을 받으러 갔지만 경호처의 연행과 감금 때문에 (졸업장을)받지 못했고 차가운 방에서 박수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의 누구도 다시는 겪어서는 안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신씨는 “대통령경호처가 나를 졸업식 업무방해로 신고해 경찰에 체포됐고 경찰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생각해 보라. 그렇게 받고 싶었던 졸업장이 눈앞에 있는데 내가 뭐 하러 졸업식을 방해했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당선인은 ‘과학강국 수도, 완전히 새로운 유성’이라는 비전 아래 ▲국가 예산 5%를 연구예산(R&D)에 투입 ▲5000억원 규모의 R&D 추가경정예산 반영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한국형 하르나크 원칙 제도 마련 ▲청년 연구자 지원 확대 ▲과학기술부총리제 신설 등을 공약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비전인 글로벌 유니콘 도시 완성을 기치로 내걸고 ▲혁신벤처투자은행 ▲대전 스타트업밸리 건설 ▲출연연 연계 벤처사관학교(가칭) 도입 등을 약속했다.

다만 과학·연구 분야 공약은 탄탄하지만 타 분야 공약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교통 분야 공약은 국민의힘 공약을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성 과학자
과학계 지지

황 당선인은 지난 2일 CTX-A 노선 신설 추진을 비롯해 대전도시철도 2호선 지선 및 1호선 연장, 도시철도 3·4·5호선 조속 추진, 호남고속도로 지하화 등을 공약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소연 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본부장은 “CTX 추진, 대전 도시철도 3~5호선 조속 추진, 호남고속도로 지하화 등 모두 우리 윤석열정부와 이장우 대전시장의 약속”이라며 “인재 영입으로 전직 대전시장을 밀어내고 화려하게 등판한 후보치고는 옹색하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좋은 공약에 저작권을 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대전 도시철도 3~5호선 조속 추진은 지난 1일 이장우 시장이 직접 시민들께 약속한 내용”이라며 “도의적으로 이 시장의 이름만 지우고 성의 없이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양심에 반하는 일이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도 당시 “이 시장이 발표한 정책을 이름만 바꿔 공약에 담은 것 뿐만 아니라 훔친 것 같다”며 직격했다.

이상민 후보는 “이번 교통 공약뿐 아니라 지족터널 건설 추진, 정년 65세 환원,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 과학기술부총리제 신설 등의 공약은 이미 진행되거나 입법된 자신의 공약과 대동소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 스타트업 밸리 조성, 출연연 연계 벤처사관학교 도입 등 벤처 스타트업 관련 패키지 공약은 이미 국가 지자체서 진행되고 있는 정책도 있어 재탕이라는 의혹도 있다”며 “CTX-A 신설 역시 비용 추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공약 던지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 당선인을 향해 “공약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베끼기, 해명 회피 등의 행태를 하는 것은 과학자답지 않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39년 만에 여성이 당선
“희망의 별 쏘아 올릴 것”

이에 황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허태정 전 시장님도 추진하던 도시철도 신설과 유성구 주민들의 염원이자 민주당 후보들이 약속한 CTX-A 및 도시철도 2호선 지선을 추진하겠다고 하니, 국민의힘 측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의 시정을 베낀 것이라며 ‘팬클럽’이라고 저를 맹비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이 의원은 민주당과 이재명 당 대표의 대선 당시 공약이었던 과학기술부총리제 신설과 과기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정년 65세 환원까지 본인의 공약을 베낀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의 염원을 공약화하는 것이 정치인의 당연한 책무”라며 “좋은 정책에 여야가 어디있겠느냐, 황정아가 실제 성과를 낼까 두려운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대전과 유성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여당 시장이든, 정부 부처 장관이든 가리지 않고 만날 것”이라며 “과학강국 수도, 완전히 새로운 유성의 미래를 시민들과 함께 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회 입성에 성공한 황 당선인은 “윤석열정권의 퇴행을 심판하고 선진국 대한민국을 복원하라는 국민의 간절함이 담긴 준엄한 명령”이라며 “절박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당선인은 “대한민국이 백척간두에 서 있어 한시도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윤석열정권의 퇴행을 멈추고 무너뜨린 대한민국을 절박한 마음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함께 논란이 됐던 충청권 광역급행열차(CTX-A) 건설을 비롯한 지역 숙원 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CTX-A는 대전과 세종, 청주를 잇는 광역철도망으로, 철도교통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성 입장에선 조속히 추진하길 바라는 대표 교통사업이다.

“참신하다”
공약 보니…

그는 “유능한 일꾼이 되어 민생경제, 민주주의, 저출생, 인구소멸, 지방소멸, 안보, 평화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 대한민국의 길을 열겠다”며 “우리별을 쏘아 올리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희망의 별을 쏘아 올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해 온 과학강국 수도, 완전히 새로운 유성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kcj512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정아 당선인 첫 행보는? 할아버지 묘역 참배

황정아 당선인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지역 당선인들과 함께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홍범도 장군 묘역 참배를 마친 뒤 자신의 할아버지 묘역을 참배했다.

그의 할아버지인 고 황두옥 상병은 6·25전쟁 참전용사로 현재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있다.

황 당선인은 당선증을 할아버지의 묘역에 놓으며 “손녀가 이제 국회의원이 됐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유능한 국회의원, 일 잘하는 일꾼이 되겠다. 앞으로도 쭉 지켜봐 주시고 잘 돌봐달라”고 인사했다.

황정아 당선인은 “할아버지는 무뚝뚝하시지만 정이 많은 분이셨다”며 “그래서인지 늘 세세하게 보이지 않는 것까지 많이 챙겨주시고 어디를 가든 데리고 다니고 표현은 안 하셨지만 정말 다정다감하신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살아 계셨다면 말은 많이 안 하셨겠지만 그래도 잘해보라고 응원해 주셨을 것”이라며 “늘 제가 하는 일을 묵묵하게 지원하셨기에 끝까지 응원하고 지지해 주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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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