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설치미술가 김선희의 개인전 ‘실제, 실체의 실재’가 서울 용산구 소재 라흰갤러리서 열린다. 김선희는 빛의 모습을 관찰하고 채집해 이를 입체조형의 형식으로 표본화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시간을 제어하고 공간을 해체하는 빛은 실재하면서도 본연의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일상을 빛으로 시작해 빛으로 마감하면서도 빛의 존재를 시각적인 인지 작용 중에 무심코 망각한다.
종이발
김선희는 사물을 비추는 매개물로서의 빛이 감각과 인지가 성취되기 위한 선행 과정에 늘 실재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려 했다. 김선희의 개인전 ‘실제, 실체의 실재’는 다양한 관점으로 관찰한 빛의 현상을 공감각적으로 구현한 장이다. 작가는 빛의 실체와 행동을 고찰한 결과물을 통해 삶을 둘러싼 새로운 관점을 환기하고자 했다.
김선희의 작업은 표면에 가장 먼저 도달해 현상학적인 모든 가능성의 동인이 되는 빛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김선희가 이토록 끈질기게 빛을 탐구하는 이유는 목적과 성취에 집중된 관점을 다양한 순간의 지점으로 옮겨 감각의 부피와 근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빛의 존재가 눈과 물질 사이에 상호관계를 부여하는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빛을 감각하는 순간의 과정보다 ‘본다’는 목적에 언제나 먼저 도달한다. 김선희의 작업은 빛을 매개물로 보면서 주체로서 현상의 다채로운 인상을 표현하는 순간을 포착해 순간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진실을 모색한다.
감각의 부피와 근력
관람객 참여형 전시
김선희는 이 같은 원리를 설득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으로 끌어들인 빛을 시각 외의 다른 감각의 형태로 전이한다. 한지나 스트레치 패브릭 등의 매체를 사용해 빛의 시각적 감각을 촉각과 청각 등 공감각적인 실체로 번역했다.
또 김선희는 관람객의 행위가 라흰갤러리의 복합적인 공간 요소 안에서 더 많은 권한과 잠재성을 갖도록 조율했다. 관람객 참여형의 전시 방식으로 감각의 확장과 가능성을 모색한 것이다.
갤러리 1층은 지하층과 시선이 오가는 시점의 다양성, 채광창으로 유입되는 자연광, 좌식과 입식이 가능한 동선이 확보된다. 김선희는 여기에 종이발 형태의 작업을 설치해 관람객이 빛의 레이어링에 의한 현상에 몰입할 수 있게 했다.
2층 전시장은 화이트큐브의 구조를 통해 관람객의 이목을 작업에 집중시키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김선희는 관람객의 참여라는 변수로 결과가 변할 수 있는 프리즘 작업을 마련해 빛의 방향과 속도, 색감을 관람객이 다양하게 번역하도록 했다. 좌식 공간으로 구성된 3층에는 한지를 이용한 작업이 놓였다.
관람객이 한지를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빛의 형상이 한지의 질감과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통해 유기적인 감각으로 표현된다.
프리즘
라흰갤러리 관계자는 “김선희의 ‘실제, 실체의 실재’는 빛에서 발원하는 감각의 과정으로부터 순간의 찰나적 운집을 낱낱이 채록한 전시”라며 “수용자가 아닌 주체자로서 현상의 순간에 참여하고 순간을 실제로 순간을 살아가는 삶의 실체가 여기에 실재하고 있음을 감각하도록 이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다음 달 18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김선희는?]
▲학력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입체조형 석사졸업(2019)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공예학과(사진학과) 학사졸업(2009)
▲개인전
‘Light As __________’ 히든 엠 갤러리(2023)
‘Light after Corner’ 크래프트 온 더 힐(2022)
‘빛의 단면 in 일상의 단면’ 룬트갤러리(2021)
‘Light Lights│Space’ Imagination space of Cooper union(2019)
▲단체전
‘뿌리의 깊이-나의 자리 기획 3인전’ 라흰갤러리(2023)
‘Media is Massage’ 꼴라보 하우스 문래(2023)
‘KIMI for you 2023 기획 3인전 반복적 실재’ 키미아트(2023)
‘와일드 웨스트’ Mm 아트센터(2023)
‘공중도시프로젝트’ 131 작은 미술관(2023)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