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끝나지 않은 광주교대 채용 사태

‘임용 취소’ 권고에도 강의 배정?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리위원회 차원서 할 수 있는 건 끝났습니다. 이제 총장의 몫입니다.” 광주교대 교수 채용 사태가 끝날 듯하면서도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두 번에 걸쳐 윤리위원회 판단이 나왔지만 학교 차원의 대응이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 이 과정서 문제의 교수가 올해 1학기 수업을 배정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광주교육대학교(이하 광주교대) 채용 문제가 불거진 시기는 지난해 7월로 합격자 발표가 난 직후다. 미술교육과 교수를 채용하는 과정서 지원자들 사이에 불공정 의혹이 제기됐다. 최종 합격한 김모 교수가 채용 기준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총장에게

처음 의혹을 언급한 조모 작가는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기관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1454호 ‘<단독> 광주교대 ‘맞춤형 채용’ 의혹’ ‘1462호 <단독>광주교대 채용 논란 그 이후…’ 참고)

조 작가가 문제 삼은 부분은 김 교수의 ▲개인전 전시 실적 중복 ▲자기 표절 의혹 ▲위조 의혹 등이다. 중복 전시 의혹은 광주교대가 공고를 통해 제시한 채용 기준인 ‘광주교육대학교 교원업적평가 및 성과급적연봉제 운영지침’의 ‘미술 실기 업적 평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기준에 따르면 신작 비율이 70% 이상일 때만 별개의 개인전으로 인정된다. 김 교수가 이 비율을 맞추지 못했는데도 개인전으로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자기 표절 의혹은 김 교수가 지난해 전시한 작품과 2011년 전시한 작품이 동일하다는 내용이다. 2011년 작품에 풀을 추가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현장 사진에 없는 작품이 도록에는 실려 있는 점을 지적해 위조 의혹도 제기했다. 

광주교대는 연구윤리규정에 따라 연구윤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예비조사를 통해 일부 안건에 대해 본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같은 해 12월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가 개최됐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서 논의한 사항은 채용 과정서 김 교수가 제출한 연구 실적이 광주교대 연구윤리규정에 따른 ‘부당한 중복게재’ ‘변조’ ‘위조’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김 교수는 “작가가 전시를 진행할 때 작품의 비율이나 개수는 윤리적인 문제와 별개인 창작자 고유의 선택과 연출의 영역”이라고 항변했다. 또 부당한 중복게재라는 개념을 전시 현장 특수성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해당 개념은 저서나 논문처럼 심사를 거쳐 공식적으로 비교할 때 사용되는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변조 의혹에 대해서는 “기존에 있던 작품을 발전시켰고 물리적으로 같은 근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로서 새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발전 과정 자체를 변조라고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도록에 실린 작품과 현장 사진의 차이에 대해서도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서 일어난 변수에 따라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 교수의 항변과 해명에도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는 개인전 관련 부당한 중복게재와 작품 변조를 인정해 ‘임용 취소’ 의견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


채용 공고에 기재된 ‘지원자격 등 임용조건에 하자가 발견되거나 제출한 서류에 허위 사실이 발견되거나 학위논문, 연구실적물 등이 연구윤리에 저촉됐을 경우 심사에서 제외되거나 합격 취소 또는 임용 후에도 임용을 취소할 수 있음’이라는 부분을 근거로 들었다.

이후 김 교수와 조 작가 모두 이의신청을 진행했지만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재조사가 필요 없다는 의견을 내면서 지난해 12월 의결한 첫 번째 조사의 검증 결과가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김 교수에 대한 임용 취소 의견에는 변동이 없다는 뜻이다.

이의신청 절차도 마무리
학교 측 조치만 남았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의 결정은 연구윤리위원회를 거쳐 학교로 가는 구조다. 광주교대 미래교육혁신원에 따르면 연구윤리위원회서 결론이 나면 학교 측이 인사위원회 등을 개최해 피조사자에 대한 처분을 논의한다.

광주교대 연구윤리 규정 제24조(결과에 대한 조치)는 ‘총장은 보고받은 조사 내용·결과의 합리성과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연구윤리위원회에 추가적인 조사의 실시 또는 조사와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연구윤리위원회는 이를 수용해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두 번에 걸쳐 연구윤리위원회가 가동됐고 피조사자와 제보자의 이의신청에도 동일한 결론이 나오면서 총장이 재조사를 지시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총장 입장에서는 연구윤리위원회 결정에 대한 ‘리액션’을 어떤 식으로든 해야 하는 셈이다. 

연구윤리규정 22조(조사결과의 보고)에 따르면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는 판정 이후 10일 이내에 각각 연구윤리위원회와 총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가 의의신청 처리 결과를 보고한 시점은 지난달 27일이다.

하지만 광주교대 교무팀 관계자는 지난 6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연구윤리위원회 결과가 넘어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김 교수가 올해 1학기 학과 수업을 배정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학내에서는 연구부정행위가 드러나 연구윤리위원회로부터 임용 취소 권고를 받은 교수가 수업을 진행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총장의 처분에 따라 학기 중에 중도하차하는 일이 벌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이 짊어진다는 설명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김 교수는 2학년과 4학년 강의를 배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교대 수업팀 관계자에 따르면 1학기 강의 배정은 1월에 학과장이 ‘강의 담당 내역’을 취합해 전달하면 수업팀이 배치하는 방식이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가 김 교수 문제에 대해 첫 번째 임용 취소 권고를 한 게 지난해 12월27일이다. 

다시 말해 광주교대는 임용 취소 권고 결정이 났음에도 김 교수의 강의를 배정했다는 뜻이다.

광주교대 교무팀 관계자는 “연구윤리위원회는 권고 조치고 아직 학교서(징계 등이) 결정된 사안이 없기 때문에 지난 학기와 동일하게 강의를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교대 수업팀 관계자 역시 “설사 학기 중간에 (교수에 대한)신분상의 조치가 이뤄진다고 해도 대체 강사 등 학생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준비돼있다”고 강조했다.


광주교대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타과 교수가 중복된 연구실적으로 연구비를 타 내는 등 비위가 드러나 징계위원회서 해임된 사례가 있었다. 당시 학교 측은 해당 교수에 대해 직접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런데 중복게재가 인정돼 임용 취소 권고가 나온 김 교수에 대한 처분은 진행이 매우 더딘 상태”라고 의아함을 표했다.

넘어간 공

광주교대 채용 사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온 시민단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의 박고형준 대표는 “연구윤리위원회서 나온 결정은 임용 취소 권고기 때문에 그 내용만 갖고 강의서 배제하는 것은 학생의 수업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도 “연구윤리위원회의 결정이 나온 만큼 광주교대와 총장은 김 교수에 대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