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주교대 채용 논란 그 이후…

‘임용 취소’ 결론 총장이 뭉갤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교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논란이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제보자의 문제 제기로 연구윤리위원회가 소집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친 끝에 ‘임용 취소’ 결론이 나왔다. 이제 공은 광주교대 총장에게 넘어간 상태다. 

지난해 7월 광주교육대학교(이하 광주교대) 미술교육과 채용 과정서 불공정 의혹이 불거졌다. (<일요시사>1454호 <단독> 광주교대 ‘맞춤형 채용’ 의혹 보도 참고) 최종 합격자가 미술교육과 채용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혹과 함께 채용 전반을 관리하는 광주교대의 대응도 문제로 지적됐다.

4개월 지나
위원회 구성

광주교대는 자격심사·전공적부심사·연구발표실적심사·연구내용심사 등 1차 전형서 한 차례 지원자를 거른 후 교수능력심사․면접심사 등 2차 전형을 진행해 김모 교수를 미술교육과 최종 합격자로 결정했다. 하지만 최종 합격자 발표(지난해 7월26일) 직후 일부 지원자의 문제 제기로 김 교수의 개인전 실적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광주교육대학교 교원업적평가 및 성과급적 연봉제 운영지침’에 따르면 전시 작품 중 70% 이상이 신작이어야만 개인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광주교대는 지침에 포함된 ‘미술 실기 업적평가 기준’에 따라 ▲도록(팸플릿) ▲현장 사진(개인전에 한함) ▲전시확인서 1부 등으로 개인전 실적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1차 전형을 통과한 5명 가운데 1명인 조모 작가는 김 교수의 개인전 실적이 지나치게 짧은 기간에 집중돼있고 그 구성 또한 ‘중복게재’ ‘자기 표절’ 등의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채용 과정서 제출한 개인전 실적의 양과 질 모두 광주교대 미술교육과 채용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광주교대에 명확한 검증을 요구했다.

최초 문제 제기 이후 4개월 동안 별다른 대응이 없던 광주교대는 지난 11월 연구윤리위원회를 구성해 김 교수의 연구윤리 부정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윤리위원회는 교무처장·기획처장·미래교육혁신원장·산학협력단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해 총 11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했다. 미래교육혁신원장인 선모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광주교대 연구윤리 규정에 따르면, 연구윤리위원회는 예비조사를 통해 제보자의 제보내용을 조사한 뒤 본조사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본조사가 진행되면 7인 이상의 위원으로 본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이때 외부인 30% 이상, 해당 연구 분야 전문가 50% 이상의 비율을 맞춰야 한다.

연구윤리위원회는 연구의 진실성 검증을 통해 교직원, 연구원, 학생, 교원 신규채용 지원자 등에 대한 연구부정 행위를 판단한다. 윤리규정에 따르면 연구윤리위원회는 ▲위조 ▲변조 ▲표절 ▲부당한 저자 표시 ▲부당한 중복게재 ▲연구부정 행위에 대한 조사 방해 등을 연구부정 행위로 판단해 제재 조치를 건의할 수 있다.

조 작가는 지난해 11월 ▲(김 교수의) 개인전 신작 비율이 70% 이하인데도 실적으로 인정된 점 ▲2023년 전시한 작품이 2011년 전시 작품의 자기 표절로 보이는 점 ▲현장 사진에는 없지만 도록에는 포함된 작품이 있는 전시 ▲초대전인지 개인전인지 불분명한 전시 ▲자료가 전혀 없어 실제로 전시가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 개인전 등에 대한 검증을 요청했다. 

연구윤리위원회 본조사 결과 나와
연구부정 행위 인정돼 의견 제시

조 작가에 따르면 김 교수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 중 5건이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3개월20일 동안에 열렸다. 단순 계산으로는 22일에 한 번꼴로 전시했던 셈이다.

이 중 일부 전시는 병원 갤러리, 카페형 갤러리 등 공인된 미술관으로 보기 어려운 장소서 개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실적 쌓기’에 급급해 개인전을 부실하게 진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초대전 여부 의혹도 비슷한 맥락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전은 전시 요청 주체에 따라 초대전과 일반전(대관전)으로 구분된다. 초대전은 미술관, 일반전은 작가의 요청으로 진행된다. 광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채용 기준서 초대전과 일반전을 구분해 배점했다.

국내 초대전이 130점, 국내 일반전이 70점으로 배점 차이가 60점에 이른다. 지원자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차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5월 전북의 한 미술관서 개인전을 진행했는데 해당 전시가 초대전인지 일반전인지를 두고 말이 엇갈렸다. 김 교수는 해당 전시를 초대전이라고 제출했는데 미술관 관계자는 조 작가와의 통화서 일반전이라고 답했다.

해당 미술관 SNS서도 김 교수의 전시자료가 모두 삭제됐는데 그 또한 일반전이어서 작가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작가는 “초대전은 미술관 측에서 기획하고 준비하기 때문에 도록의 크레딧 부분에 총괄, 감수, 기획, 전시 진행, 전시 보조, 평론, 사진 등 관계자 이름과 주최, 주관, 후원사 등이 들어간다. 하지만 김 교수의 경우(해당 전시가) 초대전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크레딧 구성”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일요시사> 확인 결과 해당 전시 도록에는 김 교수의 이름뿐이었다.

연구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22일 조 작가의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예비조사를 진행했다. 총 6명의 위원이 참석한 연구윤리위원회는 이날 논의를 통해 조 작가의 제보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추정돼 외부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위한 본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피조사자 해명
“현대미술이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한 ‘연구윤리위원회 예비조사 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연구윤리위원회는 ▲개인전 전시 실적 중복 의혹(부당한 중복게재 혐의) ▲자기 표절 의혹(변조 혐의) ▲현장 사진에는 없는 작품이 도록에 수록됐다는 의혹(위조 혐의) 등을 검증하기 위해 전문가가 포함된 본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초대전 여부 의혹과 개인전 전시 여부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미술관의 확인서를 근거로 검증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후 외부위원 3명을 포함한 9명의 본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지난달 27일 열린 본조사위원회에는 김 교수(피조사자)가 참석해 의견을 진술했다. 김 교수는 부당한 중복게재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 해당 개념은 저서나 논문처럼 심사를 거쳐 공식적으로 비교할 때 쓰는 것이다. 전시 현장이라는 특수적인 상황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자기 표절 의혹이 제기된 작품에 대해서는 “의미적으로 주제가 바뀌었고 작품 배경과 잘 맞아 이 작품을 전시해야 할 이유가 있었고 새로운 작품명을 부여할 필요성도 있었다고 작가로서 판단했다”며 “외형적으로 자기 표절이라고 판단하는 자체도 현대미술에서는 하기 어려운 문제 제기”라고 강조했다.

거의 똑같아 보이는 작품이라도 작가가 다른 작품이라고, 의미가 다르다고 하면 인정해줘야 하는 게 현대미술이라는 주장이다. 

현장 사진에는 없지만 도록에는 있는 작품 관련해서는 “전시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작가는 그것을 고려해서 운영하고 선택하는 것”이라며 “도록과 현장의 작품이 차이가 생기는 것은 보편적으로 이해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광주 지역의 한 미술계 관계자는 김 교수의 해명을 두고 “미술계에 대한 이해가 현저히 부족한 것 같다”며 “작가의 전시 연출, 운영에 대한 자율권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이번 사안은 채용 과정서 불거진 일이다. 채용 기관의 기준에 맞춰서 그에 부합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게 1순위였다”고 지적했다.

현장 사진
배경 달라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는 김 교수가 제출한 7회의 전시회 실적 중 2회의 전시를 ‘부당한 중복게재’로, 자기 표절 의혹이 있는 작품을 ‘변조’로 판정했다. 그러면서 ‘2023학년도 2학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초빙 공고’에 명시된 ‘지원자격 등 임용조건에 하자가 발견되거나 제출한 서류에 허위 사실이 발견되거나 학위논문, 연구 실적물 등이 연구윤리에 저촉됐을 경우에는 심사서 제외되거나 합격 취소 또는 임용 후에도 임용을 취소할 수 있음’이라는 기타 사항에 의거해 ‘임용 취소’ 의견을 제시했다. 

미래교육혁신원 관계자는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서 결정된 사안을 가지고 연구윤리위원회서 논의했는데 별다른 이의 없이 결론이 났다. 총장님께 보고된 상태”라며 “연구윤리 규정에 따라 제보자와 피조사자 모두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현재 이의신청기간”이라고 밝혔다. 

제보자나 피조사자가 제기한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연구윤리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해당 내용에 대해 논의한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예비조사부터 다시 진행되는 구조다. 연구윤리위원회는 이의신청에 대한 논의까지 마치고 최종 결론이 나오면 역시 총장에게 보고하고 추가로 수사기관에 고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연구윤리위원회의 결과가 나왔지만 광주교대 채용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광주교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연구윤리위원회서)임용 취소 결과가 나왔지만 총장이 조치를 하지 않으면 김 교수의 직은 유지된다. 학교에서는 교무처장과 총장이 ‘도록으로만 평가해야지 왜 현장 사진을 언급하냐’고 말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귀띔했다. 

광주교대 교무처장을 맡고 있는 방모 교수는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 결과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임용 취소 결론이 나온 것에 대한 학교 측 입장을 묻는 <일요시사>의 질문에 “잘 알지 못한다. 미래교육혁신원에 물어보면 잘 알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교무처장은 연구윤리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했다. 

연구윤리위원회 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추가 의혹도 불거졌다. 김 교수의 개인전 진행 여부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김 교수가 본조사 직전에 제출한 한 장의 현장 사진이 불씨가 됐다. 해당 사진의 배경이 김 교수가 개인전 실적으로 제출한 미술관이 아니라 다른 미술관이었기 때문이다.

제출 자료와 다른 전시 장소 의혹
미술관 관계자들 친인척으로 얽혀

김 교수는 지난해 2월15~23일 전남 담양군의 나야나교육박물관서 열린 ‘플라스토피아’라는 전시를 개인전 실적으로 제출했다. 연구윤리위원회가 확인한 김 교수의 전시 실적 확인서에도 해당 전시는 나야나교육박물관서 9일 동안 진행한 것으로 명시돼있다.

문제는 김 교수가 나야나교육박물관서 진행한 전시 ‘플라스토피아’의 현장 사진으로 제출한 자료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장 사진의 배경은 나야나교육박물관이 아닌 대담미술관으로 확인됐다. 대담미술관은 나야나교육박물관의 길 건너편에 위치해있다. 다시 말해 김 교수가 나야나교육박물관서 진행했다고 밝힌 개인전이 실제로는 대담미술관서 진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대담미술관 관계자는 “전시 기획은 나야나교육박물관서 진행했고 전시만 대담미술관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담미술관 홈페이지 확인 결과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는 전시가 열리지 않았다. 대담미술관 관계자는 “미술관 리모델링을 하던 시기”라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은 연구윤리 본조사 과정서도 언급됐다.

김 교수는 “나야나교육박물관 쪽은 전시할 상황이 안 되고 대담미술관 공간은 잠깐 비어 있어서 줄 수 있다고 들었다”며 “잘 모르고 전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미술계 관계자는 “작가는 전시장에 작품을 배치할 때 1㎝만 어긋나도 힘들어한다. 그런데 전시 장소를 잘 모르고 했다는 해명은 말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나야나교육박물관과 대담미술관에 얽혀 있는 인물의 면면이다. 대담미술관 관장은 김 교수의 서양화 전임 교수인 정모 교수다. 당초 이번 미술교육과 채용 자체가 정 교수의 퇴임으로 시작됐다.

광주교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나야나교육박물관 관장은 정 교수의 친언니다. 그 박물관 학예사로 있던 양모씨는 정 교수의 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김 교수가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에 제출한 나야나교육박물관 전시 확인서에 양씨의 이름이 확인된다. 

일각에서는 김 교수가 개인전 ‘플라스토피아’를 대담미술관서조차 열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채용 사유화
바로 잡을까

광주지역의 한 미술계 관계자는 “김 교수가 현장 사진으로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전시장 배경과 계절감이 맞지 않는다. 이런 의혹을 방지하기 위해 도록과 현장 사진, 전시 확인서를 모두 검증하는 것인데 광주교대는 여전히 도록만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작가는 “광주교대는 예비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도덕과 윤리가 교수의 많은 덕목 중 최우선이 돼야 한다. 이번 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마무리지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메일,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답신은 없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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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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