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서 대장 단지로

반포 자이, 강남 타워팰리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성수 트리마제… 각 지역을 대표하는 단지들이 미분양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가 지금은 ‘대장 아파트’로 다시 우뚝 섰다.

래미안퍼스티지, 아크로리버파크 등과 함께 서초구 반포 대장주로 꼽히는 ‘반포동 반포자이(3410가구)’는 2008년 분양 당시 일반분양 599가구 중 40%에 달하는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며 미분양으로 골치 아팠던 곳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분양가도 전용 84㎡ 기준 11억원대로 높은 수준이었다.

GS건설은 계약금 납부 이후 잔금 납부일을 최대 6개월 연장해주고, 잔금을 미리 내면 그만큼 분양가를 깎아줬다. 미국 교민들까지 설득하기 위해 현지서 사업설명회를 진행, 항공권과 무료 숙박 체험 등 각종 혜택을 홍보했다. 그럼에도 미분양을 털어내기 힘들어 조합이 잔여분 159가구를 국내 사모펀드에 넘기기도 했다. 

비실비실
다시 우뚝

반포자이는 2022년 최고가 39억원을 찍은 이후 최근에도 31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반포자이와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반포 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도 미분양에 시달렸는데, 이곳도 지난 1월20일 36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 대비 세 배 넘게 가격이 뛰었다. 

2000년 분양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초기 분양률이 20~30%에 그쳐 삼성물산 고위 임원들이 미분양 물량을 할당받기도 했다.


2010년 분양을 시작해 절반가량이 미분양으로 남은 서초구 방배 ‘롯데캐슬아르떼’는 계약자가 분양가 절반만 납부하면 3년간 살 수 있고, 잔금은 건설사가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입주 2년6개월~3년 사이에는 위약금 없이 환매해 주는 ‘리스크 프리’ 계약제를 실시하며 미분양 털어내기에 안간힘을 썼던 바 있다.

유명 연예인, 자산가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성수 하이엔드 3대장’ 단지들도 심각한 미분양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화 갤러리아포레’는 2008년 분양 당시 3.3㎡당 4300만원의 높은 분양가로 분양한 지 4년이 지나도록 분양 물량의 20%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축구선수 손흥민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두산건설의 ‘성수 트리마제’도 2014년 3월 분양을 시작, 사실상 청약률 ‘0’을 기록하고, 2년이 지나도록 전체 분양 물량 422가구 중 266가구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했던 과거가 있다. 

DL이앤씨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건설사 오너 일가가 직접 청약에 나서 화제가 됐던 곳이다. 2008년 최초 분양 당시 ‘뚝섬 한숲 e편한세상’이란 이름으로 나왔는데, 분양가는 3.3㎡당 3856만~4594만원 선이었다. 특별공급과 1〜3순위 접수서 196가구에 29명만 청약해 전체 물량의 85%인 167가구는 미분양으로 남았다.

미분양 털어내기 안간힘
지금은 없어서 못 산다

이준용 당시 대림산업 명예회장(DL 명예회장)과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DL 회장), 이 명예회장의 조카인 이해서씨 등이 청약을 신청하는 등 미분양 해소를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저조한 분양률에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9년 만인 2017년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분양을 재개, 3.3㎡당 평균 분양가 4750만원대에 청약경쟁률 2.89대1을 기록했다. 

현재 마포구 대장 단지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도 2012년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이 0.42대 1에 불과, 2014년 입주 직전까지 미분양에 시달렸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 7억원대였지만 당시 기준으로 애매한 입지와 고 분양가 등이 미분양 요인으로 꼽혔다. 이곳도 미분양을 털기 위해 분양가 할인과 중도금 무이자, 확장비 무료 등 혜택을 제공했다. 


서울 강북권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는 ‘경희궁자이’도 미분양이 지속됐던 단지다. 2014년 11월 1085가구 일반분양에 경쟁률 3.5대1을 보였지만 당첨 후 계약 포기자가 속출하며 미분양이 쌓였다. 현재 전용 84㎡ 기준 시세 19억5000만원(1월18일)으로 분양가(7억8500만원)의 3배 가까이 올랐다.

현재 동대문구 대장주로 불리는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미분양으로 남아 계약금 5%, 중도금 20%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료 등 혜택을 제공했다. 

최근 사례로는 둔촌주공 재건축이 대표적이다. 2022년 12월 분양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도 분양 당시 899가구의 미분양이 나왔지만, 작년 1월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무순위청약 때 완판됐다. 현재 전용 84㎡ 기준 입주권 시세는 분양가 대비 5억원 이상 오른 19억원대로 형성돼있다. 일반분양가는 84㎡ 기준 12억3600만~13억2000만원 선이었다.

저조한 
분양률

최근 미분양 주택에 대한 시장의 외면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토부의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전월(5만7925가구) 대비 7.9%(4564가구) 증가한 6만2489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 만에 다시 증가했다.

수도권은 1만31가구로 전월(6998가구)보다 43.3%(3033가구) 급증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전월 대비 3.7% 늘어난 1만857가구로 지난해 8월(9392가구)부터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분양 단지라고 외면하기보다는 입지, 규모 등을 잘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 극심한 미분양을 겪었으나 대장 단지가 된 곳들의 공통점은 대단지로 조성되고 양호한 입지라는 점이다. 반포자이, 트리마제,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은 입지는 좋은데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분양해 미분양이 났던 곳들로, 입지가 좋다면 미분양 단지도 향후 5년, 10년 뒤에 ‘로또’로 변할 수 있어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요즘은 수요자들의 학습효과로 인해 가격이 떨어져도 입지가 양호한 지역은 다른 곳보다 경쟁률이 훨씬 치열하다. 반면 지방과 수도권 사각지대는 미래가치 상승이 어렵다고 보이며, 서울이라도 입지가 떨어지거나 나홀로 단지인 경우는 피해야 한다.

대단지에 교통 및 교육환경이 양호한 경우 침체기에 미분양이 날 수 있지만 시장이 활성화되면 이런 곳들부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대비 
2〜3배 점프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역을 대표하는 대장 아파트들도 알고 보면 한때 미분양인 시절이 있었다”며 “인근에 교통과 교육 여건 등이 개선되는 지역에 단지의 경우 향후에도 수요층이 탄탄해 투자 가치를 노려볼만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목할만한 경기 남부권 미분양 단지들.


▲트리우스 광명= 경기도 광명시 광명뉴타운 2구역 ‘트리우스 광명’이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로 거듭난다. 고분양가 논란을 딛고 잔여 세대가 분양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명제2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은 지난 2일, 경기도광명교육지원청으로부터 광명1초등학교 신설 관련 일조 기준 만족 결과를 수신했다.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교육환경보호원의 사전 컨설팅을 받은 결과다.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도 추진된다. 조합은 “최근 조합서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의 찬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고 대부분 찬성했다”며 “입주 기간에 맞춰 국공립 어린이집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광명시 광명1동 12-2번지 일원 광명 2R 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선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전용면적 36~102㎡ 총 334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올해 12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 단지로 빠른 입주가 가능하다. 

발코니 확장을 비롯해 다양한 옵션들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단지별로 다양한 콘셉트의 휴식 공간과 테마 공간을 조성해 입주민들이 다채로운 공간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단지 내 조경 공간에는 파노라마 석가산, 티하우스(복층형), 특화 물놀이터, 특화 테마놀이터, 헬스트랙을 비롯해 시니어 가든, 커뮤니티 가든, 생태 연못과 외곽 산책로 등 자연 친화적인 공간들이 조성된다.

분양가 할인, 중도금 무이자, 확장비 무료… 
위약금 없이 환매해 주는 ‘리스크 프리’도


여기에 일반적인 타단지 계약금 10~20%에 비해 5%의 혜택을 제공해 수분양자의 초기자금 마련 부담을 덜었다. 또 인근 타 단지 중도금 대출 금리(1월 기준)가 4.9%~5.5%에 달하는 것과 달리 4.1~4.2%대 대출 금리로 중도금 대출금리 부담도 덜 수 있다.

▲영통역자이 프라시엘= 영통·망포 생활권에 위치한 ‘영통역자이 프라시엘’ 아파트가 미분양 잔여 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GS건설이 시공하는 단지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일원에 들어선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3층, 총 472가구 규모다. 전용면적은 ▲84㎡A 201가구, 84㎡B 109가구, 84㎡C 107가구, 84㎡D 35가구, 100㎡ 20가구로 구성된다. 

2026년 하반기 입주 예정이며, 전매제한은 6개월이다. 남향 위주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피트니스클럽, 골프연습장, 필라테스 등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갖춰진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 프리미엄 아울렛 등이 가깝다. 수원 영통 중심상업지구가 도보 거리에 있다. 청명산, 생태공원, 반달공원, 기흥 호수공원, 수원어린이교통공원, 살구골공원이 인근에 위치한다. 실내체육시설과 수영장을 갖춘 망포복합체육센터가 개발 계획 중이다.

도보 거리에 서천초가 위치하고, 서천중, 서천고, 영일초, 영일중, 태장중, 태장고, 영덕고, 경희대 국제캠퍼스, 반달어린이도서관 등이 가깝다. 영통·망포 학원가도 인접해 있어 교육여건이 우수하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으나, 용인은 다양한 개발 호재와 우수한 교통여건으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빠르게 소진 중”이라고 전했다.

▲지제역 반도체밸리 쌍용 더 플래티넘= 쌍용건설은 평택시 ‘지제역 반도체밸리 쌍용 더 플래티넘’ 아파트의 잔여 세대를 분양 중이다. 지제역 반도체밸리 공동 1블록에 들어서는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12개동, 총 1340가구다. 전용면적 84㎡, 113㎡로 구성된다.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로 조성된다. 잔디마당, 유아놀이터, 어린이놀이터 등 다양한 조경시설이 들어선다. 4레인 실내수영장과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카페, 스터디룸, 어린이집, 경로당, 돌봄센터, 맘스테이션 등이 갖춰진다. 

아파트 주변에 초등학교와 유치원 부지가 예정돼있다. 단지 내에 종로엠스쿨을 유치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2년간 무상 제공한다. 반경 1㎞ 내에 홈플러스와 아이파크 등 쇼핑시설이 들어서며, 아주대병원이 개원 예정이다.

평택 지제역과 서정리역이 인근에 위치한다. 경기대로를 이용해 서울 및 수도권으로 이동이 용이하고, 수원역으로 직결되는 KTX가 올해 개통 예정이다. 특히 ‘GTX 신설·연장’ 계획 확정으로 GTX-A, C 노선이 연장되면, GTX-A와 C 연장 노선이 교차하는 평택 지제역서 서울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잔여 세대
선착순으로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4억원대로 모델하우스서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계약금 10% 1, 2차 분납제를 적용하며, 계약 시 500만원만 있으면 체결이 가능하다. 청약통장은 필요 없으며,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1차 중도금 납입 전 전매가 가능하다. 2차 계약금 자납 시 연 7.3%의 이자금액을 지급하며, 사업 주체 지정 금융기관서 신용대출로 납부 시 이자 전액을 지원한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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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