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분양시장은?

설 명절 이후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분양시장은 서울 초고가 아파트들이 청약통장을 대거 빨아들이고 있는 반면, 지방 분양단지는 여전히 냉랭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실거주 의무 3년 유예 법안 통과와 스트레스 DSR 시행을 이달 앞두고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 자이’는 이틀간 4만6000여명이 몰리면서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8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는 3만582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442.3대1을 나타냈다.

서울은 경쟁↑
지방은 미달↑

앞서 65가구(기관 추천분 제외)를 모집하는 특별공급엔 995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53.18대1을 보였다. 전용 59㎡ 면적이 17억원을 넘지만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 대비 최대 10억원가량 저렴하다는 판단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광진구 ‘포제스 한강’도 평당 평균 1억1500만원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1~2 순위 청약 106가구 모집에 1062명이 몰리며 평균 10대1의 경쟁률로 전 타입 마감됐다. 이 단지는 신축, 미래 가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영향을 미치며 특별공급서부터 젊은 층의 관심이 크게 몰렸다.

반면 경기, 부산, 광주, 전남 등 지역의 분양 물량은 대부분 1순위 마감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테넌바움294 Ⅰ’은 189가구 모집에 36개, ‘테넌바움294 Ⅱ’는 99가구 모집에 16개의 통장이 각각 접수됐다.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는 175가구 모집에 42개, ‘평택 브레인시티 5BL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은 1070가구 모집에 507개, ‘힐스테이트 중외공원’은 2블록(738가구 모집·854개 접수)과 3블록(655가구 모집·710개 접수) 모두 1순위 미달했다.

고금리 기조와 분양가 상승 등으로 분양시장에 양극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은 설 이후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오는 26일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에 대응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에 나서는 만큼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오는 단지들부터 대출금의 축소가 예상된다. 

수요자들은 높아진 분양시장 허들에 선별 청약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설 이후 분상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 3년 유예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실거주 외에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강남권 분상제 단지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가 아파트 청약통장 대거 흡수
지방 분양단지 여전히 찬바람만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부동산시장은 수요자가 제한적인 상황인데, 분양시장의 경우 입지·가격 등 여러 요건을 전체적으로 보고 이에 부합하는 쪽만 청약을 넣는 분위기”라며 “분양가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서 (분양)물량 감소가 예정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월은 봄 분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36개단지, 3만645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은 총 1만6645가구로 2000년 이래 동월 기준 가장 많은 물량이 예고됐다.

권역별로 보면 ▲경기 8700가구 ▲서울 4485가구 ▲인천 3460가구 순이다. 지난달(1만7255가구)보다는 감소했으나 지난해 동기(5435가구)보다 3배 늘어난 물량이다. 지방은 ▲광주 4045가구 ▲충북 2330가구 ▲전북 19 14가구 등 총 1만4000가구가 분양한다.


대출금
줄어들면?

한 부동산 전문가는 “봄 분양 성수기에 청약홈 개편과 총선 등이 예정돼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자금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상제 적용 단지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고분양가 부담은 여전하겠지만 지방에 비해 미분양 우려가 덜하고 서울 강남권역과 부도심, 수도권 원도심과 택지지구 일대를 중심으로 양호한 입지의 청약 대기 수요는 따라올 것“이라며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의 적정성을 잘 살피고 지역 호재나 역세권·건설업체 브랜드에 따라 차별화되는 청약수요의 양극화에 주목해 현명한 청약통장 사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알짜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도 설 이후 공략 대상으로 꼽힌다. 공급자에게 어려운 시장이지만 수요자에겐 좋은 기회로, 동·호수 지정이 가능하며 원하는 가격대에 골라 살 수 있어서다. 

갈수록 높아지는 분양가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한 번 높아진 분양가를 다시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나올 분양단지 보다는 알짜 잔여 물량을 노려볼만하다고 조언한다.  

이렇다 보니 신규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미분양 단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신규 분양 단지 중 입지와 상품이 우수해도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미분양이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분양 단지는 신규 분양 단지이지만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향후 새로운 분양 단지에 청약을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계약자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동이나 층을 직접 고를 수 있는 혜택도 있다.

익명의 업계 전문가는 “무턱대고 미분양을 선택하기보다는 주변 입지와 시세를 보고 선택해야 하며 교통 호재가 있거나 도시개발이 예정된 지역은 향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이런 점도 눈여겨보면 좋다”고 전했다. 다음은 수도권 미분양 단지.

▲트리우스 광명= 경기도 광명시 광명뉴타운 2구역 ‘트리우스 광명’이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로 거듭난다. 고분양가 논란을 딛고 잔여 세대가 분양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명제2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은 지난 2일, 경기도광명교육지원청으로부터 광명1초등학교 신설 관련 일조 기준 만족 결과를 수신했다.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교육환경보호원의 사전컨설팅을 받은 결과다.

조합은 “우리 구역 내 초등(학교) 신설 관련 작년 7월부터 여러 차례 광명교육지원청과 함께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의 사전 컨설팅을 받았다”며 “기존 일조 기준 불만족으로 학교 설립이 어려웠던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하부에는 복합문화시설을, 상부에는 학교를 설립하는 계획으로 학교의 일조 기준을 만족한다는 공문을 수신했다”고 밝혔다.

저렴한 
분양가


이어 “현재 조합서 제출한 교육환경평가 사후 변경계획서를 관련 부서에서 검토 중”이라며 “1차 심사 이후 타당성 조사 및 재정투자심사 등 앞으로 남은 행정절차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도 추진된다. 조합은 “최근 조합서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의 찬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고 대부분 찬성했다”며 “입주 기간에 맞춰 국공립 어린이집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광명시 광명1동 12-2번지 일원 광명 2R 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선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전용면적 36~102㎡ 총 334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올해 12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 단지로 빠른 입주가 가능하다. 

발코니 확장을 비롯해 다양한 옵션들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단지별로 다양한 콘셉트의 휴식 공간과 테마 공간을 조성해 입주민들이 다채로운 공간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단지 내 조경 공간에는 파노라마 석가산, 티하우스(복층형), 특화 물놀이터, 특화 테마놀이터, 헬스트랙을 비롯해 시니어 가든, 커뮤니티 가든, 생태 연못과 외곽 산책로 등 자연 친화적인 공간들이 조성된다.

시장 양극화 지속 전망
주목할 알짜 미분양은?

여기에 일반적인 타단지 계약금 10~20%에 비해 5%의 혜택을 제공해 수분양자의 초기자금 마련 부담을 덜었다. 또 인근 타 단지 중도금 대출금리(1월 기준)가 4.9%~5.5%에 달하는 것과 달리 4.1~4.2%대 대출금리로 중도금 대출금리 부담도 덜 수 있다.


▲고촌 센트럴 자이=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신곡6지구에 공급되는 ‘고촌 센트럴 자이’가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16층 17개 동 규모로, 아파트 전용 63~105㎡ 총 1297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기존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에 더해 후분양 단지로서 주택 수요자들의 짧은 잔금 마련 기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입주 시까지 계약금 5%와 20% 잔금 유예(84㎡, 105㎡) 혜택 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조건 변경을 실시했다.

또 입주예정자들의 이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통상 2~3개월씩 적용되던 입주 지정기간을 5개월까지 연장했다. 

풍성한
혜택들

일반적으로 후분양 단지는 선분양에 비해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입주예정일이 빨라 입주예정자들이 계약과 동시에 이사 계획을 서둘러 잡아야 하는 부담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부담을 고려해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입주예정일의 지정기간을 5개월로 연장했다. 

당초 입주예정자들은 본격적인 여름 이사철에 접어드는 6월부터 휴가 기간까지 겹쳐 이삿짐센터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입주 지정기간이 늘어나면서 이사 계획 수립에도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재당첨 제한 및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 적용되는 등 입주 전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 현대건설은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일원서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32층, 11개동, 전용면적 36~84㎡ 총 832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중 408세대를 일반 분양한다.

전용면적별로 보면 36㎡ 68세대, 59㎡A 126세대, 59㎡B 17세대, 59㎡C 117세대, 75㎡ 24세대, 84㎡ 56세대 등이다. 최근 선호도가 가장 높은 59㎡가 공급세대의 63.73%를 차지한다.

계약금 5%,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단지는 금오생활권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진행, 토지 매입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다. 따라서 인근 타 분양 단지 대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돼 지역 수요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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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br>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