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

GTX-A 수서-동탄 개통 소식과 함께 2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 부동산시장에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강남 접근성이 낮았던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 신설 사업이 확정되는 등 이른바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전국 GTX 시대’ 구상을 공개했다. 현재 추진 중인 GTX A·B·C 노선을 예정대로 착공 및 개통해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를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GTX-D·E·F 노선을 신설하면서 ‘2기 GTX 사업’도 본격화된다. 나아가 수도권을 넘어 충청·강원으로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수도권 넘어
충청·강원으로

6개 GTX 노선이 구축될 경우 하루 평균 183만명이 이용하며, 135조원의 경제적 효과와 약 50만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건설하는 GTX D·E·F 노선은 내년 상반기에 수립할 방침인 ‘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1기 GTX 개통 시기는 GTX A노선(운정-동탄)과 C노선(덕정-수원)이 2028년, B노선(인천대 입구-마석)은 2030년 등이다. 

이와 함께 A·B·C 노선을 충청권과 강원권으로 연장에 나선다. GTX A 노선은 남쪽으로 평택 지제역까지 20.9㎞의 연장이 추진되며, GTX B 노선은 동쪽으로 강원 춘천시까지 55.7㎞ 늘어난다. GTX C노선은 남쪽으로는 충남 천안을 지나 아산까지 59.9㎞ 늘리고, 북쪽 동두천까지도 9.6㎞ 연장한다.


전문가들은 기존 1기 GTX 노선에 포함된 지역보다는 연장 계획에 포함된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하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계획 노선 외에 노선 연장이 발표된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교통개선에 대한 미래 기대감과 장기 발전 키워드가 생기면서 선취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을 꿈꿨던 이들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잇달아 뚫리는 GTX 교통 호재
일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따라서 의정부나 평택과 아산, 춘천 등 기존에 집값이 저렴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GTX 노선 연장이 전체 부동산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요소는 아니라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GTX 효과에 따라 기대감이 이미 과도하게 반영된 지역에 대한 매수 주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경기도 안양 인덕원 지역은 GTX C 노선 수혜지로 손꼽히면서 2021년 지역 주요 단지 전용 84㎡가 10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6억원 수준서 거래가 되는 경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개통을 앞두고 있는 GTX A 노선의 경우 이미 고평가된 곳이 많으며, GTX C 노선과 관련해 인덕원 사례도 있듯이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곳은 무리하게 추격 매수를 할 필요는 없다. 

6개 노선에
하루 183만명

일단 업계에서는 GTX 신설 노선이 지나는 수도권 지역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노선을 이용하면 서울 출퇴근이 편리한 데다 서울보다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통이 가시화된 A 노선 인근 단지들의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을 경험한 학습효과로 개발이 확실시된 D·E·F 노선 인근 단지들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역별 노선 위치 및 역사 배치나 배분 등을 놓고 지자체 간 갈등 조율이 필요할 전망인데 광역 교통망 개발은 지역 내 상당한 개발호재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및 착공, 개통까지 많은 재원과 시간을 요하므로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이번 교통 계획에 서울 과밀 현상이 어느 정도 잠재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규 노선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수혜 지역 내 신규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GTX 노선이 예정된 지역서 분양하는 단지.

▲송내역 푸르지오 센트비엔= 대우건설은 경기 부천 ‘송내역 푸르지오 센트비엔’을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23층 12개동에 총 1045가구 중 일반분양 225가구 규모로 공급된다. 일반분양 물량을 전용면적별로 보면 1단지 ▲49A㎡ 21가구 ▲59㎡A 87가구, 2단지 ▲49B㎡ 27가구 ▲59㎡C 90가구 등 총 225가구로 구성된다.

녹색건축 인증,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을 받은 친환경 주거단지로, 남향 위주의 배치를 통해 조망과 채광, 통풍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넓은 통경축을 확보해 개방감을 높였다. 지상 공간에 조경 공간을 크게 늘린 공원형 단지로 설계했다.

전용 49㎡ 타입의 경우 3베이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거실 개방감·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59㎡ 타입은 드레스룸 등이 조성돼 넉넉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서비스 공간인 발코니를 설치해 실용적인 공간을 구성했다. 

단지 내 보행 녹도를 설치했으며 택배 차량 진입이 가능한 지하주차장을 마련한다. 커뮤니티시설로는 피트니스클럽, GX클럽, 골프클럽, 어린이집, 시니어클럽, 독서실 등이 조성되며, 그리너리 카페도 들어선다. 1·2단지 사이에 중앙 어린이공원 뿐 아니라 각 단지 내에도 테마 놀이터와 물놀이 공간으로 꾸며진 2곳의 어린이 놀이터 등이 계획돼있다.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등 친환경 그린 시스템,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패스 시스템, 스마트 일괄제어 스위치, 주차유도 시스템 등이 설치된다. 200만 화소 고화질 CCTV를 설치하고 단지 내 무인택배함과 주차관제 차량번호 인식시스템 등도 적용한다.

단지 외부와 내부를 5개의 구역으로 나눠 미세먼지와 공기 질을 집중 관리하는 푸르지오만의 클린에어시스템도 선보인다. 

서울보다 
낮은 가격

단지 반경 500m 내에 지하철 1호선 송내역과 중동역이 있다. 경인로와 송내대로, 송내IC, 부천종합터미널이 인근에 있으며 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도 가깝다. 송내역서 두 정거장 거리인 부평역이 GTX-B 정차역으로 계획돼있어 교통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반경 500m 내에 솔안·송내·부천서초등학교가 있으며 다수의 초·중·고가 밀집돼있으며 송내도서관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현대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뉴코아아울렛, CGV, 롯데시네마, 부천로데오거리 등의 대형 쇼핑·문화편의시설을 비롯해 순천향대학교부천병원, 근로복지공단인천병원 등이 단지 반경 2㎞ 내에 있다.

부천시청, 인천지방검찰청부천지청, 인천지방법원부천지원 등 공공기관도 가까워 행정 관련 업무 처리가 편리하다. 

단지 인근에 솔안공원을 비롯해 솔안말어린이공원, 행운어린이공원, 태양어린이공원, 투나광장, 둘리광장 등 다수의 공원이 가깝다. 차량으로 20분대 거리에 부천테크노파크와 부천오정물류단지, 서운일반산업단지, 오정일반산업단지, 계양산업단지 등 업무지구가 있다.


▲e편한세상 신곡 시그니처뷰=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일대에 들어서는 신규 분양 단지 ‘e편한세상 신곡 시그니처뷰’가 분양 중이다. 의정부시 장암생활권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6개동, 총 815세대로 조성된다. 이 중 수요자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52~84㎡, 407세대를 일반분양한다. 

전용면적별로는 52㎡A 36세대, 52㎡B 21세대, 59㎡A 67세대, 59㎡B 53세대, 59㎡C 64세대, 74㎡ 110세대, 84㎡A 16세대, 84㎡B 40세대로 구성된다. e편한세상만의 기술·상품·디자인·철학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C2 HOUSE’ 혁신 설계가 적용된다.

C2 HOUSE는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고객 성향을 반영한 특화 설계 주거 평면이다. 

여기에 대규모 정비사업 진행으로 서울의 뉴타운급 변화도 기대된다. 특히 주변으로 장암생활권 1, 4구역과 장암5구역이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이 일대가 6000세대 규모의 신흥주거타운을 형성할 전망이다.

GTX-D·E·F 노선 신설
2기 GTX 사업도 본격화

미래가치도 뛰어나다.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거친 GTX-C 노선(예정)의 개통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GTX-C 노선은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부터 수원역까지 14개 정거장을 지나는 총 86.46㎞ 길이의 노선으로 2028년 개통으로 계획돼있다.


향후 개통이 완료되면 의정부역서 삼성역까지 다섯 정거장(약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바로 앞 의정부초등학교가 위치한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입지를 갖췄다. 어린 자녀의 보다 안전한 통학 환경이 보장돼 학부모층 수요자들의 관심이 예상된다. 또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해시설이 들어설 수 없어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구현할 전망이다.

의정부시 최대 근린공원인 추동근린공원 이용도 수월해 입주민들의 힐링 라이프도 보장될 전망이다. 가까이 발곡근린공원과 중랑천 수변공원도 위치해 트리플 공세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롯데마트 장암점 등 대형마트 이용이 수월하며, 의정부역을 중심으로 조성된 로데오거리, 신시가지 상권 이용이 편리하다.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광명시 광명동 일원에 선보이는 ‘트리우스 광명’의 임의공급(무순위) 청약을 진행 중이다. 임의공급 청약은 국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주택 수, 청약 통장과 무관하게 청약이 가능하다.

기존에 광명시 또는 수도권 거주자만 접수가 가능했던 것에서 전국 단위로 수요가 확대된 만큼 이번 임의공급 청약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급 가구는 전용면적 84㎡B 60가구, 84㎡C 25가구, 102㎡B 20가구 총 105가구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동, 전용면적 36~102㎡ 총 334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올해 12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 단지로 빠른 입주가 가능하다.

1층 세대 전면 인근에 식재를 보강해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할 예정이다. 단지별로 다양한 콘셉트의 휴식 공간과 테마 공간을 조성해 입주민들이 다채로운 공간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단지 내 조경 공간에는 파노라마 석가산, 티하우스(복층형), 특화 물놀이터, 특화 테마놀이터, 헬스트랙을 비롯해 시니어 가든, 커뮤니티 가든, 생태 연못과 외곽 산책로 등 자연 친화적인 공간들이 조성된다.

수혜 지역 
신규 단지

발코니 확장을 비롯해 다양한 옵션들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여기에 일반적인 타단지 계약금 10~20%에 비해 계약금 5%의 혜택을 제공해 수분양자의 초기자금 마련 부담을 덜었다. 또 인근 타 단지 중도금 대출금리(1월 기준)가 4.9%~5.5%에 달하는 것과 달리 트리우스 광명은 4.1~4.2%대 대출 금리로 중도금 대출금리 부담도 덜 수 있다. 

최근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 발표 이후 GTX-D 노선(광명시흥역) 신설 발표로 광명뉴타운은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노선 개통 시 광명뉴타운서 강남까지 20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단지는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지하철 1호선 개봉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 노선을 통해 서울역, 고속터미널, 강남구청 등으로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앞에 10여개의 버스 노선이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이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도 수월하다. 또 반경 1㎞ 내에 광명 전통시장과 롯데시네마 등 쇼핑·문화시설이 가깝게 위치한다. 광명시청, 광명시민회관 등 행정기관 이용도 쉽다.

중앙시장, 철산로데오거리 등 철산역 생활권과 코스트코 고척점, 고척 아이파크몰 등 구로구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다. 단지 주변 목감천 수변공원과 개봉공원, 개웅산공원 등이 위치한다. 일부 가구에선 목감천 조망도 가능하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계양= 두산건설과 쌍용건설 컨소시엄은 인천광역시 계양구 작전동 일원 작전현대아파트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계양’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9층, 9개동, 총 1370가구 대단지다. 이 중 전용면적 49~74㎡ 620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단지 건폐율이 15% 미만으로 동간 거리를 최대한 확보했다. 전용면적 49㎡에 안방 드레스룸이 조성되는 등 우수한 상품 설계가 적용됐다. 

단지는 인천지하철 1호선 작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GTX-F 노선이 신설되는 계양역(예정)까지 15분 내에 이동할 수 있다. 아울러 인근에 GTX-D 노선 계양역도 지날 예정이다. 향후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또 청라-강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장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서울 출퇴근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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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