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뻥’ 뚫는 디도스 공포

마음만 먹으면 ‘방송 오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최근 인터넷 방송인들이 난무하는 디도스 공격을 그만둬 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게임업계와 플랫폼업계도 법적 대응과 지원책을 준비 중이지만 큰 효과는 없는 모양새다. 게다가 지원책 역시 개인 인터넷 방송인이 사용하기 힘들어 제대로 된 지원책이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공격자를 특정하기만 하면, 법적 처벌부터 수억원대의 합의금까지 받아낼 수 있어 업계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인터넷 방송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도스 공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게임사와 플랫폼사들은 강력 대응을 시사했지만 아직도 공격범을 특정하거나 문제 원인을 파악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게임사와 플랫폼사들에 따르면 인터넷 방송인을 향한 디도스 공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사이버 테러

일부 방송서만 진행되던 디도스 공격은 지난달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주된 공격 대상은 프로게이머 출신이나 인기 인터넷 방송인들이다. 디도스 공격은 특정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를 대상으로 많은 데이터를 발생시켜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서비스 거부 공격이다.

‘Distributed Denial of Service attack’의 앞 글자만 따서 디도스 공격이라고 불린다.

서비스 거부 공격들 중에서는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며, ‘사이버 테러’로 애용되는 공격 방식이지만 의외로 확실하게 막을 방안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인터넷 방송인들이 공통으로 겪은 현상은 ‘인터넷 연결이 끊기는 현상’이다. 해당 인터넷 장애로 인터넷 방송인들이 게임서 튕기거나(게임이 강제 종료되거나)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튕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으며 방송 송출 자체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들이 겪은 디도스 공격의 원인으로는 IP 유출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IP를 알아내면 특정 네트워크 대역폭을 타깃으로 디도스 공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IP주소가 유출이 됐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음성 채팅에 주로 사용되는 디스코드나 특정 게임 클라이언트서 유출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디도스 공격을 받은 인터넷 방송인들 중 디스코드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특정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 정확한 원인으로 볼 수 없다.

가장 자주 디도스 공격을 받는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이다. 작년 12월부터 롤 개인 방송인은 물론 프로게이머를 대상으로 하는 디도스 공격이 시도 때도 없이 진행됐다. 

게임·플랫폼 속수무책 무방비
공격범 특정? 원인도 파악 못해  

중계방송 중 최대 규모로 꼽히는 네이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의 ‘울프(전 롤 프로게이머)’와 아프리카TV의 김민교(롤 전문 인터넷 방송인)는 중계 때마다 방송과 인터넷이 먹통이 되는 사고를 겪었다. ‘페이커’나 ‘쇼메이커’ 등 대표 프로게이머들 역시 개인 방송 진행 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는 2군 공식 대회인 2024 LCK 챌린저스 리그(LCK Challengers League)도 디도스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진행된 경기서 갑자기 클라이언트 오류가 발생하며 경기가 1시간20분 넘게 지연된 바 있다. 롤의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는 클라이언트 오류 때문이라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디도스 공격으로 보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런 공식 대회에서는 대회 전용 클라이언트와 서버를 사용하는데 1시간20분이 넘게 클라이언트 문제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전 경기들에서는 문제가 없다가 관심을 많이 받는 경기를 진행하자 게임 진행이 안 된 것부터가 의도적인 디도스 공격으로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라이엇게임즈는 회사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며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는 최초 발생 시점부터 해당 이슈를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 보안 업데이트 방안 등을 담은 대응책을 준비해 왔으며 원천 차단을 위해 공격자와 그가 쓰는 프로그램을 찾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해 전방위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디도스 공격 툴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커뮤니티에 대한 정보 파악에도 나섰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라이엇게임즈는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공격 발생 직후부터 해결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며 “임시방편이 아닌 문제의 근원을 찾기 위한 추적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롤 이외의 다른 게임들도 디도스 공격을 당했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이하 로아)’는 지난달 31일 새로운 엔드 콘텐츠 ‘카제로스 레이드 : 에키드나’를 업데이트했다. 로아를 하는 유명 인터넷 방송인들이 다들 퍼스트 클리어를 목표로 둔 만큼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 12월부터 늘어
“수억 합의금 청구 가능”

하지만 레이드 오픈에 발맞춰 관련 공격대에 참여 중인 스트리머만 집중적으로 디도스가 몰아닥치며 이른바 오픈런의 의미는 퇴색됐다.

특히 이전의 엔드 콘텐츠를 처음으로 클리어했던 인터넷 방송인 공격대인 로아사랑단의 김뚜띠라는 스트리머는 디도스 공격으로 새벽에 방송을 13회나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 

디도스 테러에 직접적 피해를 입는 스트리밍 플랫폼들도 대처에 나섰다. 아프리카TV는 내부 기술진을 통해 방어 대책을 구축하고 있으며 회사 법무팀을 통해 데이터 수집과 법적 대응에 나섰다. 치지직을 운영하는 네이버 역시 대응 방안 구축 단계에 들어섰다는 말이 업계서 나온다.

다만 게임사나 플랫폼사에서 사용하는 디도스 방어 시스템은 기업용이라 개인 인터넷 방송인이 사용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스트리밍 업계 관계자는 “영리적 방송 플랫폼 및 콘텐츠에 의도적 과부하 테러 행위는 중형에 처해질 뿐 아니라 민사에서도 큰 배상을 할 수 있다”면서 “부디 큰 대가를 치르기 전에 스스로 깨닫고 행위를 멈추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디도스 테러는 법적으로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71조에 따르면 디도스 공격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게다가 공격자가 특정된 후 인터넷 방송인들과 플랫폼, 게임사 모두가 피해보상 민사소송을 진행한다면 합의금 액수도 수억원대로 예상된다.

김휘강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게임은 네트워크 딜레이에 승패가 갈리는 등 디도스 공격에 매우 취약한 업계”라며 “만약 디도스를 통한 승부조작까지 이뤄졌다면 민사소송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응책 없다?

한 변호사도 “디도스 공격은 정보통신망법과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며 “디도스 공격이 적발이 어렵지만 공격자가 특정만 된다면 형사소송서 최소 1500만원서 최대 5000만원의 추징과 형사처벌이 가능하며 민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한편 디도스와 관련된 판례도 이미 있다. 지난 2019년 공기업 인터넷과 PC방 여러 곳을 디도스 공격한 20대 개인이 검거됐으며, 2017년과 지난해에도 좀비PC를 확보하고 디도스 테러를 운영한 조직이 집단 검거되고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형사 처벌과 피해액 추징을 선고하기도 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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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