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코로나서 벗어난 정신적 해방감과 고금리, 고물가, 국제분쟁으로 인한 경제침체기를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의 평균 학력은 높아졌지만 그로 인한 취업 문제가 생겼고,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상식이 됐지만 SNS 발달로 인한 비교와 자괴감 문제는 어느 때보다 정신건강을 위협한다.
여기에 남녀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연애도 어려운 각자도생의 세파 속에서 다들 화가 났지만, 위로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외로움까지 더해지는 상황이다. 이런 이중적인 상황에서는 희망적인 청사진에 거부감이 들고, 힐링과 위로를 전하는 감성은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성공에 대한 열망은 있지만 그만큼 도태될까 봐 공포를 느낀다. ‘자존감 열풍’을 일으켰던 윤홍균 원장은 지금이야말로 ‘회복력’을 주시할 때라고 강조한다. <마음 지구력>은 불안과 공포를 버티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 연소시켜야 하는 위기와 기회가 혼재된 시대에서 회복력을 향상시키고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윤 원장의 성장 심리수업이다.
혹여라도 단어와 문장 속에 의도치 않은 냉소와 차가운 습성이 남아 독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을지 염려하면서 문장 하나하나에 배려와 진정성을 담아냈다.
저자는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핵심적인 말하기로 한 번의 선택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걸 기대하지 않고, 꾸준하고 지속적인 끈기를 발휘했을 때 우리는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나쁜 일을 경험할 각오를 하고 일단 시작부터 할 수 있는 용기, 안될 것 같아도 한 번 더 해보는 킵고잉 정신은 막다른 길에 부딪힌 우리에게 새로운 경로를 재탐색할 수 있는 열린 결말을 가져다준다.
이 책을 ‘의사가 쓰는 성공에 관한 이야기’라 정의하는 이유다.
한편 책에서 소개하는 ‘마음 지구력’이 좋은 사람들은 긍정적일 뿐 아니라 어려움을 유연하게 극복하는 단계적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앞으로 꽃길만 걷겠지”만 생각하다가 실망하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도 겪고 심란한 일도 생기겠지만 중간중간 꽃길도 걷겠지”라고 생각한다. 단계적 세계관은 감정 중추로만 사건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현실을 깨달으면서 전전두엽 피질에도 활성 물질을 보내준다.
그래서 전자 게임을 하듯 한 판 한 판에 집중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고, 한 판을 지더라도 멘털을 추스를 수 있으며 한 판을 이겨도 겸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흥미로운 설명을 따라 나를 되돌아보고 타인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며 나아가 역류하는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안전지대를 구축하다 보면, 주변 상황들에 정처없이 흔들리던 마음의 주파수가 오롯이 나에게만 공명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걱정 과잉 완벽주의자들의 인생 공략집이자 잦은 급발진과 급제동을 막는 유연한 핸들인 셈이다. 지속 가능한 삶의 정답은 결국 적절함에 있다. 적당한 가속과 적당한 감속 사이의 밸런스를 잡는 게 우리가 획득해야 할 기술이다. 이것이 마음 지구력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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