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미술사학계 원로’ 박영숙 런던대학 소아스 한국미술사 명예교수의 일침

“한국미술사학회 민낯이 드러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모두가 입을 다물면 없던 일이 된다고 생각한 걸까? 3개월짜리 시한부 공지를 홈페이지에 걸어놓고 ‘할 일을 다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렬한 반성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도 전무하다. 보다 못한 미술사학계 원로 교수가 나섰다. 

지난해 12월 김모 교수는 한국미술사학회에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박모 박사가 한국미술사학회 <미술사학연구>에 발표한 학술논문이 김 교수의 박사논문을 표절했다는 내용이다.(<일요시사> 1446호 ‘<단독> 한국미술사학회 표절 방관 의혹’)

깜깜이 회의

한국미술사학회가 구성한 연구윤리위원회는 표절 의혹에 대해 ‘연구부정 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나 경미한 정도로 판단된다’는 최종 심의 결과를 내놨다. 그러면서 해당 내용을 <미술사학연구>에 명시하고, 10월31일부터 12월31일까지 3개월 간 홈페이지에 게시한다고 밝혔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박 박사의 학술논문에 우수논문상을 수여한 전 집행부나 학술논문을 피어 리뷰(동료 평가)한 3명의 교수, 박 박사가 학술논문을 작성하는 데 참고한 서울대 박사논문의 지도교수 등 책임론을 피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제재 조치는 없었다.

심지어 연구윤리위원회는 현재까지도 심의를 총괄한 위원장이나 위원을 알 수 없는 ‘유령 집단’으로 남아 있다. 


박영숙 런던대학 소아스 한국미술사 명예교수는 이 같은 한국미술사학회의 태도에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박 교수는 한국미술사학회 종신회원이면서 김 교수의 박사논문을 지도했다. 김 교수가 표절 의혹을 처음 제기했을 때부터 한국미술사학회 회장, 박 박사의 박사논문 지도교수 등에 이메일을 보내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일요시사> 보도 이후 한국미술사학회서 표절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거나 학회장 등 관련자가 직을 내려놓는 등 어떤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학회 관계자 가운데 한 사람 정도는 제게 연락할 줄 알았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한국미술사학회의 태도는 박 교수의 예상과 달랐다. 마치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듯 평소와 같은 태도를 고수한 것이다. 박 교수는 한국미술사학회의 태도서 반성이나 자책, 책임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표절 의혹, 한국미술사학회의 대처 등을 가감없이 비판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김 교수의 박사논문과 박 박사의 학술논문 간의 유사성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김 교수와 박 박사는 모두 조선시대 감로탱을 주제로 논문을 썼습니다. 김 교수의 논문은 학계서 널리 인정을 받아 관련 분야 연구자라면 무시할 수 없는 연구물입니다. 하지만 박 박사는 논문 주제인 ‘감로도와 시식’에 관련된 논문은 모두 열거하면서 가장 중요한 선행 연구인 김 교수의 박사논문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두 논문을 읽어본 학자라면 주제, 도상해석, 방법론, 참고문헌까지 그 유사성을 결코 부인할 수 없을 뿐더러 박 박사의 명백한 표절을 부정할 수도 없을 겁니다.

-한국미술사학회 연구윤리위원회가 내놓은 최종 심사 결과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한국미술사학회 연구윤리위원회는 박 박사가 김 교수의 논문을 알고 있었지만 전혀 인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연구윤리의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명했습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학문적 규범과 규준에서 일탈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것이 국제화를 기대하는 학계서 나올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 교수의 표절 의혹 제기 이후 한국미술사학회 관계자에 이메일을 보내셨는데?

▲김 교수가 요구한 바는 박 박사가 표절을 인정하고, 학회가 이 사실을 공표하면서 우수논문상을 취소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당연한 절차라고 생각해 박 박사의 박사논문 지도교수인 서울대 이모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심의 결과 게시로 끝?
누구 하나 언급 없다

하지만 ‘윤리위원회 판결을 기다려보겠다’는 내용의 답장만 한 뒤 일체 연락이 없었습니다. 장모 학회장은 ‘제3자는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박사논문 지도교수조차 제3자로 치부한 셈입니다.

-표절 의혹을 심의한 한국미술사학회의 대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보를 공개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학계의 근본인데 한국미술사학회는 소수의 이사들이 감투를 쓰고 ‘보안’이라는 이름으로 정보를 독식한 채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누가 박 박사의 학술논문을 피어 리뷰했는지, 연구윤리위원회 위원이 누구였는지 발표도 없었고 문의해봐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정권을 누가 어떻게 행사했는지 과정과 절차도 알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김 교수의 요청을 기각했을 때부터 학회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정해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미술사학회가 내놓은 최종 심의 결과에 ‘카르텔’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표절 시비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동안 이런 표절 사건이 가끔 있던 모양입니다. 한 익명의 학자는 표절을 당하고도 울며 겨자 먹기로 울분을 감추고 가까운 동료에게만 호소했다고 합니다. 표절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이유는 학회지 논문 게재나 취업에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학회장에 선출되려면 학연이 가장 중요하고 학연에 따라 편을 나눠 자신들과 ‘일’을 도모하기 용이한 사람들을 선출하려고 학회 회원들에게 거듭 연락해서 종용한다는 소문도 들었습니다. 한국미술사학회가 이 정도로 정치화됐다는 것은 종신회원인 저로서는 상상도 못할 슬픈 일입니다. 카르텔이라니, 어느 학계든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런 정치용어가 허용되는 조직체가 한국학회에 존재하는 겁니까? 

-이번 논란 과정서 한국미술사학회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일요시사> 기사에서 한국미술사학회 회장이 “다른 학회도 이런 문제가 많은데 왜 우리 학회만 취재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 부분을 봤습니다. 학회장의 발언은 연구자의 학문적 성과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학자로서 윤리적, 도덕적 책임관이 상실된 언급이며 표절을 당한 학자에게 고통과 피해를 가중시키는 표현입니다. 


표절을 인정하면서도 표절 논문의 우수논문상 수여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국미술사학회에 학회로서의 존재가치 여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다른 학회’라는 표현은 한국 학계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는 그릇된 표현이기도 합니다. 학회장에게 학문이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진리 추구가 과연 무엇인지는 알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한국미술사학회 새 집행부에 당부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학문적 업적과 인격으로 존경받았던 창립위원 학자들(황수영, 진홍섭, 김원용, 최순우)과 그분들께서 세운 한국미술사학회 창립 이념을 다시금 되새기고 학문의 진실성을 회복할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타인의 연구성과를 도용하는 연구 부정행위는 학계서 근절돼야 합니다. 

카르텔 흔적

학자로서의 양심을 잃어버린 채 쓴 논문은 세계학회에 발표한다 해도 명예를 획득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겁니다. 한국 학회서 종종 일어나는 표절 논란은 외국 학회에서는 절대 용납받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표절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근절해야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학회를 개최해 표절에 대한 학회의 태도가 엄중하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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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대담> 황교안이 회상한 권한대행 경험담

[설 특집 대담] 황교안이 회상한 권한대행 경험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박희영 기자 =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5개월에 대해 “위기의 기간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적극적으로 일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는 권한대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다.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후 5개월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이하 권한대행)을 맡았다. <일요시사>는 설을 앞두고 황 전 총리를 만나 현 시국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황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지난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권한대행을 맡았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곧바로 들었던 생각과 소감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깨가 무겁고, 할 일이 엄중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쏟아졌다. 탄핵소추가 안 되길 바라다가 소추돼서 놀랐고, 많은 무거움이 있었다. “다시는 탄핵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탄핵은 임기가 정해진 정치인에게 아주 치명적이다. 특히 우리는 연임되지 않는다. 5년 동안 잘한 것도 있을 거고,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종합해서 판단한 후 평가해야 한다. 중간에 탄핵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많은 사람이 후회했다. 나는 지금도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명확한 이유를 기억하지 못한다. 당시 상황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는 구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제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다 뒤집어씌워졌다. 이런 탄핵은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다. 회복이 안 된다. “임기 동안 충실히 잘하도록 독려하고, 임기 종료 후 평가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고건 전 총리의 권한대행 시절로부터 참고한 게 있다면? ▲제일 먼저 준비한 자료는 고 전 총리의 권한대행 시절 각종 자료집이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 뭔지, 가장 어려운 점이 뭔지 파악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 -5개월 동안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자부하는 것과 아쉬운 것은? ▲그 5개월은 위기의 기간이었다. 다행히도 우리 국무위원들이 다 협력했다. 당시 국무위원 23명 중 4명은 고등학교 선배였다. 후배가 권한대행이 됐다고 소극적으로 나오진 않았다. 적극적으로 같이 협력했다. 나도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사방의 길’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IOC 과학기술 산업화와 벤처 창업을 위한 3조6000억원 상당 펀드를 만들었다. 규제도 없애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갈등이 줄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쉬운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그 자체였다. 고통스러웠다. 박 전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해 더욱 아쉽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대표 재임 기간과 관련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구태 정치가 아닌 새 정치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당 지지율은 10%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2019년 재보궐선거가 진행돼 당 차원서 선거를 지휘했고 지지세를 결집했다. 덕분에 한 곳에선 승리할 수 있었다. 다른 곳에선 (우리가)계속 이기다가 마지막 투표함 2개가 남았을 때 개표소의 불이 꺼졌다. 20~30분 후 불이 다시 켜졌는데, 직후 개표를 다시 진행하자 갑자기 반전돼 우리가 508표 차이로 졌다. 그사이에 준비된 조작을 한 것 같다. 당시 “뭉쳤더니 어려운 상황서도 이겼다”는 교훈을 얻었고,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판단을 했다. -‘최순실 특검’ 연장을 승인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특검은 소임을 다했으면 일을 마쳐야 한다. 수사가 끝났는데 정치적인 이유를 붙여 연장 수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봤다. 제가 볼 땐 이미 수사는 다 끝났다. 기간을 연장했다면, 정치 분란이 있을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저도 평생 검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기록과 내용을 보면 금방 안다. 그래서 “빨리 끝내자”는 생각이 들어 연장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도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고, 최 권한대행이 이어받았다. ▲탄핵으로 국정을 중단시키면 안 된다. 전쟁 등 상황서 대통령이 중상을 입는 등 사태가 발생하면 모를까, 이런 방법은 안 된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나라가 거둔 성과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서 탄핵·하야 등 상황을 거쳐 잘 된 경우가 별로 없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짧은 준비 기간을 거쳐 대통령이 됐다. 그래서 준비를 잘 하기 어려웠다. -직무정지된 한 총리와 최 권한대행에게 각각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권한대행에게도 권한이 있다. 나는 총리의 권한을 갖고 권한대행을 했다. 대통령을 지킬 때와 똑같이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 외엔 다 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일하시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국민과 함께 가는 권한대행이 됐으면 좋겠다. 한 총리도 정상적으로 총리로 복귀해 직무를 마칠 수 있길 바란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최근 헌법재판관 공석 3명 중 2명을 임명했다. 권한대행 재임 중 헌법재판소장은 임명하지 않았지만, 이선애 전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 ▲나는 “임명하지 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받고 있고, 파면되지 않았다. 탄핵 심판이 기각돼 윤 대통령이 복귀한 후 임명해야 한다. 나는 박 대통령이 파면된 후 이 전 재판관을 임명했다. 탄핵 심판이 종국된 상황과 진행 중인 상황은 전혀 다르다. “적극적 하되 헌법재판관 임명 말았어야” 최상목 권한대행에 건네는 뼈 있는 조언 -야당과 학계 일각선 “국회 추천 몫이므로 형식적 임명”이라고 주장하는데… ▲무슨 소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법을 아는 사람들인가? 그건 추천일 뿐, 임명이 아니다. 장관급 인사는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임명된다. 추천과 임명은 전혀 다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윤 대통령이 구속됐다. ▲구속하면 안 된다. 처음엔 내란죄라고 문제 삼더니, 소추 사유서 제외했는데, 이는 본체를 뺀 것이다. 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 재판 관할도 서울중앙지법이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다른 지법서 진행할 수 있다. 지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 그렇다면 원칙대로 서울중앙지법서 진행해야 한다. 많은 하자가 있다. 공수처 자체가 잘못된 조직인데, 불법 체포에 이어 구속까지 했다. 법에 없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해선 안 되는 일을 한다고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 체포에 최 권한대행은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만 했고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직무유기·직권남용으로 고발했다. ▲직권남용이 뭔지나 아는지 모르겠는데, 아무 죄명이나 붙이고 있다. 북한은 형법이 유명무실하다. 처벌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때그때 법을 만들어 집행한다. 우린 법치국가라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법을 운용해야 한다. 동의를 못 얻는 법은 법이 아니다. -서울서부지법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준항고도 기각했다. ▲공수처가 왜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을까? 저는 ‘영장 담당 판사를 선택한 게 아닌가’ 의심한다. 저는 그 판사가 다른 사람들이 우려하는 단체서 활동했다고 들었다. 그 단체 이름은 얘기하지 않지만 “편향된 판단을 했다”고 본다. 공수처는 경기도 과천에 있다. 일부러 서울서부지법에 갈 필요가 없다. 서울중앙지법이 더 가깝다. 어려운 일일수록 오해가 없어야 한다. 원칙대로 해야 한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하는 게 원칙이다. -권한대행이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의 권한은 무엇인가? ▲대행할 수 있는 모든 걸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탄핵당한 대통령이 돌아온 뒤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은 권한대행이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복귀한 뒤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국장급 공무원 정도는 권한대행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임명할 수 있다. 그런데 장관은 대통령의 정신이 담겨 있는 분을 임명해야 한다. 장관을 바꾸면, 대통령이 복귀한 후 자신이 쓸 사람이 없어진다. 장관급은 임명하면 안 된다. -권한대행도 정상 외교를 할 수 있나? ▲할 수 있다. 정상회담에선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복귀 후 결정해야 할 일을 진행하면 안 된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국정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위기서 지켜내는 일에 주력했다. 권한대행 5개월 동안 외국에 나간 기억은 없는 것 같다. -그땐 트럼프 1기가 출범했고, 곧 2기가 출범한다. 트럼프 1기 출범에 어떻게 대응했나? ▲(권한대행이었던 당시)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0분씩 몇 차례 전화 통화했다. 우리의 현 상황과 현안을 얘기했다. 그때와 비교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부정선거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 같고, 백악관 스태프 및 장관들도 미래지향적인 사람들로 채웠다. 우리도 그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빅테크와 4차 산업혁명은 굉장히 중요한데, 문재인정부를 거치면서 거의 대비하지 못했다. 현 정부도 민주당의 방해를 받았다. 그래서 굉장히 엄중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잡은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 -최근 정치활동은 부정선거 의혹 관련 활동과 접목돼있나? ▲그건 아니다. 나라를 제대로 다시 세우려는 것이다. 저는 문재인정부 당시 너무 망쳐놔서 정치를 시작했다. 나라의 은혜를 입은 내가 나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후 6개월 동안 언론 보도를 지켜보면서 잘못된 좌파 정책을 펼친다는 것을 인지했다. 잘한 건 하나도 없고, 잘못한 것만 쌓였다. 문정부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경제 관련 조직을 만들었고, 소득분배성장에 대한 대안으로 민부론을 제시했다. 아울러 당의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기 위해 징비록을 작성했다. 안보 정책도 재정비하고,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도 했다. 정치개혁·당 개혁·공천개혁에 대한 대안을 만들었고, 자유 우파 대통합도 이뤘다. 당시엔 “당을 꼭 살리자”는 의지를 갖추고, 국회 의석 과반수를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배수진을 치고 “과반을 얻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결국 과반을 얻지 못해 사퇴하면서 ‘제1차 행복한 정치’가 끝났다. 이후엔 어렵고 힘든 길을 이어왔다. ‘꽉 막힌’ 경제 상황 타파할 방법은? “매일 10억씩” 창업 배틀 400조 효과 -현재에 이르러 보수가 많은 타격을 입었다. 재집권할 수 있는 방법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많이 회복됐다. 40%로 집계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싸울 때 싸우고, 좋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알려드리면 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진위를 잘 모르셨다가, 이제 진위를 아신 후 모이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건 다 막아놔서 마지막 돌파구로 비상계엄을 통해 부정선거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밖에 없었다. 나라를 살리는 방법이었다. 국민이 이를 깨닫고 집결하고 있다. 길은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로 집계된 조사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진행해 지난 5일 발표한 조사였다. 민주당은 질문이 편향됐다는 점을 들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하는데… ▲굉장히 공정한 여론조사를 했다고 본다. 고발 의사를 밝힘으로써, 민주당은 스스로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자기 편에 유리하면 제대로 된 여론조사고,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고발한다면서 억압하는 건 반민주적 행동이다. -4년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중임제가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개헌할 때가 아니다. 나라를 망칠 개헌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적절한 때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30년 자유민주 정권 창출론’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민주당·조국혁신당 같은 좌파에 한번 더 정권을 빼앗기면, 나라가 끝장난다. 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정당을 살려내 정상화한 경험이 있다. 윤 대통령을 탄생시켰고, 여야가 다시 경합하고 있다. 우리의 길을 가기 전에 반드시 나라부터 살려야 한다. 정책적으로 사회주의 국가가 다 됐다. 국민이 공산주의에 굉장히 부정적이셔서 함부로 못했지만, 한번만 더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무대뽀로 끌고 갈 거다. 그때 가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현 상황서 경제를 살릴 방법은 무엇인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나는 매일 창업 배틀을 여는 방법을 생각한다. 우승하면 10억원을 주는 것이다. 10억원이면 약 3년치 기업 유지비용이 될 텐데, 2~3개월 동안 매일 10억원씩 지급하는 것이다. 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주는 거다. 그후 3년이 지나 해당 기업들이 일어나면 창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 가려고 애쓰던 사람들이 창업으로 몰리게 되면, 우리 사회 전체가 벤처 창업 중심 경제구조로 바뀐다. 배틀서 진 사람도 준비해서 다시 도전하는 식으로 이어지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3650억원에 부수 비용을 합치면 약 4000억원이 필요하다. 그 4000억원은 정부가 부담하는 것인데, 정부 입장서 이 금액은 정말 껌값이다. 많은 벤처 창업 중 하나가 터지면, 4000억원이 400조원이 된다. 이를 토대로 일자리도 많이 늘어나는데, 우리 청년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길은 만드는 대로 생긴다. -끝으로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설 덕담 한마디 한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결국 바뀐다. 우리나라는 맨 밑바닥서 출발하는 나라다. 세계서 두 번째로 가장 못 사는 나라로 출발했는데, 오늘에 이른 것을 감사해야 한다. 너무 높이 올라가 잠깐 조정기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정말 정신 차리고 제대로 나라를 생각하면서 나아간다면 금방 회복될 거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 또한 지나간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새해와 설 명절을 맞이하시길 바란다. <hypak28@ilyosisa.co.kr>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