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떠난 이상민 마지막 쓴소리

“민주당 이젠 개딸당” 마침내 헤어질 결심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 이재명)계의 입지가 줄어드는 형국이다. 비주류 의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곳곳서 터져나온다. 지난 3일, 민주당 이상민 전 의원이 탈당의 시작점을 끊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도미노 탈당’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이 전 의원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상민 전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면서도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에는 합류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남을 가졌지만 “어떤 선택이든 열려 있다”는 모호한 답변만 냈다. 마침내 ‘유쾌한 결별’을 시사한  그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후회 없는 마지막 쓴소리를 내뱉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12월 초 거취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때를 마지노선으로 정한 이유는?

▲당내서 뜻을 같이 모아온 의원이 몇 명 있다. 지금은 소위 ‘원칙과 상식’이라고 하는데 모임의 구성원들과 결이 다르고 의견 차이도 있었다. 더는 당내서 민주주의를 논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히려 논의가 늦어질수록 ‘공천 흥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어서 빨리 입장을 정리하고 싶었다.

반면 다른 의원들은 당에 남는 쪽으로 기울었다. 사실 11월에라도 결정하려 했는데 예산국회 등 여러 모로 어수선해서 이 시기를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민주당과 결별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많다. 내가 속한 당이 1당이 돼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민주당이 잘되라고 그렇게 쓴소리를 했는데, 이제 그 꿈을 접은 거다. 다른 곳에서 그 꿈을 펼치려고 한다. 더는 내가 설 자리가 없다고 판단해 무력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노골적으로 부결을 호소한 적이 있다. 이전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까지 했는데 약속을 뒤집은 셈이다.

이후 영장이 기각되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서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압승하면서 기세등등해졌다. 나 같은 사람이 당을 비판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계속 민주당에 있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들었다.

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에게 점령당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민주당은 더 이상 민주당이 아니다. ‘이재명 사당’이고 ‘개딸당’이다. 당의 모든 게 이 대표를 방어하기 위해 돌아간다. 정당이라는 건 당원의 당비만이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 꾸려가는 공조직인데 특정인의 비리를 보호하고 감싸는 데 급급하다.

-민주당서 5선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떠나는 데 아쉬움은 없나?

▲물론 아쉽고 안타깝기도 하다. 나는 2004년 열린우리당으로 시작했다. 그때 슬로건이 ‘깨끗한 정치, 골고루 잘 사는 나라’였다. 그 슬로건을 생각하면 아직도 설렌다. 그런데 오죽하면 더는 이곳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겠는가?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보다 빨리 나가서 정치인으로서의 목적을 이루는 게 낫다고 본다. 내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고, 상대방도 그럴 것이다. 더는 경력을 낭비할 시간이 없다.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연락은 없었는지?

▲없다. 물론 연락이 없다고 해서 특별히 섭섭하지는 않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당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있어 결과가 어떻든 당내 구성원들을 추스르고 또 통합적으로 끌고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점에서는 상당히 인색하다.


-과거의 민주당과 지금을 비교한다면 어느 점이 가장 아쉬운가?

▲그때 당시에는 실험정신이 강했다. 치열하기도 했고 또 초선 의원은 부조리나 불의에 맞서 싸우기도 했다. 한국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정당이라는 것은 다양성과 다원성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다. 당명도 더불어민주당이다. ‘더불어’라는 것은 차이가 있음을 전제로 하고 차이가 있어도 어울릴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그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민주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 다른 의견을 허용치 않고 그저 ‘일색’이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초선 의원에게 아쉬움이 많다. 이견을 제시하는 과정서 자기 검열을 많이 한다.

탈당 도발에도 이 묵묵부답
“미련 없다” 다음 행보 주목

아무래도 당 대표를 맹종하는 데서 비롯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표 때도 똑같았다. 지금은 정도가 더 심해졌을 뿐이다. 맹종 이후에는 성역화, 다음에는 신격화가 된다. 당의 역동성이나 도덕성이 뚝 떨어지는 이유다. 당이 둔감해졌다.

-어떤 방면서 당이 둔감하다고 느꼈나?

▲도덕적 둔감성이다. ‘2021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대표적인 예시다. 돈봉투가 오고 간 것이 사실이다시피 하는데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없다. 우기고 버티고 “식사비다” “검찰 탄압이다”라는 말로 치부해 버린다. 검찰 탄압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모든 게 정당화된다. 그런 도덕적 감수성이 둔감해진 것을 볼 때면 퇴행했다고 느껴진다.

-이전부터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란 이야기가 기정사실로 돌았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나를 좋게 생각하는 분들은 덕담도 해줬다. 당시에는 내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받아줄 곳도 없었다. 그런데 국민의힘 쪽에서 “이쪽으로 와라”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니 당연히 따뜻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그쪽에서도 ‘쓴소리 담당’을 맡게 될까?

▲쓴소리를 하는 게 내 인생의 목표는 아니다. 처음부터 내 민의만 표출하면 또다시 갈등이 생긴다. 만일 쓴소리를 하더라도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 그쪽은 그쪽 나름의 문화와 분위기가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잘 배치해야 한다.

-민주당에 오랜 기간 머물렀던 만큼 국민의힘 의원과 섞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데?


▲국민의힘 의원이 우주나 화성서 온 사람도 아니고, 민주당과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이념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 ‘완전 보수’ ‘완전 진보’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 어쩌면 행태나 방식은 똑같을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민주당의 일색, 맹종은 국민의힘 내부에도 존재한다. 그쪽도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면 ‘깨갱’하지 않는가?

-지난 9월 ‘유쾌한 결별’ 발언으로 상당한 이목을 끌었다. 왜 유쾌하다고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다.

▲가수 에일리가 부른 ‘보여줄게’ 노래서 영감을 얻었다. 떠나는 상대방을 보며 눈물을 흘리지 않고 오히려 새로워진 자신을 보여준다는 점이 너무 통쾌했다. 상황을 회피할 수도 있지만 가사를 보면 꺾이지 않고 상대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기까지 한다. 그래서 지금 당장 “유쾌한 결별을 하자”가 아니라 “유쾌한 결별을 할 각오로 선을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는 뜻에서 말한 것이다.

그런데 지도부에서는 이 발언을 분당으로 받아들였는지 오히려 놀란 반응을 보였다. 이후 이 대표가 나에게 ‘엄중 경고’를 했다. 경고는 받아봤는데 엄중 경고는 또 처음이다.

-신당을 창당할 계획은 없었는지?

▲하고 싶은 마음은 꿀뚝 같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세가 부족하다. 인적 네트워크도 필요하고 자금력도 있어야 하는데 총선을 앞두고 혼자 하려니 준비가 안 됐다. 진행형이지만 충청권을 기반으로 도전해보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번 시도는 해보려고 하는데 아직 용기와 패기가 솟구치지는 않는다.


-본격적으로 정치 현안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상민 의원의 정치관은 무엇인가?

▲경험치에 근거해서 대답하자면 세 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다. 공천이나 정치생명 연장에 굽히지 않고 주저 없이 민의를 대변하는 게 기본이다. 둘째는 상충하는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해결해나가는 능력이다. 부딪히는 걸 조정해내고 지혜를 모아서 조금씩 풀어가는 것이다.

새 보금자리 찾아 떠나는 이유는…
“정치 인생 최종 목표는 국회의장”

셋째는 앞서 말한 두 가지가 축적돼야 한다. 기반이 쌓이면 유권자한테 ‘오늘이 고돼도 나아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지금의 정치는 거짓말이 많다. “내가 정치인이 되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식이다.

-21대 국회는 유독 혐오로 얼룩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끝없는 진영 논리와 이념 싸움에 피로감을 느낀 국민도 적지 않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상대방을 보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당의 강성 지지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상대를 얼마나 적대적으로 대하고 상처 입히는지가 평가의 지표가 된다. 반대편을 악마화하고 같은 말이라도 험한 단어를 쓰는 일이 일반화됐다. 양쪽 모두 그런 현상을 보이는데 특히 민주당은 그게 심하다.

개딸이 박수를 쳐주면 보상이 있고 그게 악순환으로 번지게 된다. 그들의 지지를 받을수록 당의 최고위원이 되고 당 대표도 될 수 있다. 더 나아가면 대선후보도 노려볼만하고 후원금도 많이 들어온다. 만일 이런 보상이 없었다면 상대방한테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덤비는 일은 없을 거다.

-현재 민생과 관련해 관심 있게 보는 법안이 있다면?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인재를 육성하는 쪽에 방점을 두고 끈기를 가져야 한다. 내가 발의한 법안 중에 ‘사회적 특별연대세법’이 있다. 코로나19로 이득을 본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고 이를 청년을 위한 생활자금이나 학자금, 또는 교육 프로그램에 사용하자는 내용이다.

-세금 관련 이야기가 나왔는데 최근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주장했다.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섬세함 없이 막무가내로 진행하다 보니 불거진 문제라고 본다. 연구비의 배정이나 지원에 있어서 분명히 잘못 쓰이는 부분이 있다는 건 다 공감한다. 이런 부분을 핀셋으로 골라서 고쳐야 하는데 일률적으로 총액을 삭감해버렸다.

연구위원 재정은 회계연도가 1년씩이지만 연구비는 3년 또는 5년이다. 도중에 연구비를 잘라버리면 인건비가 필요한 포스트닥터나 대학원생이 완전히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연구비를 사용한 사람을 불법 카르텔로 규정하는 것 역시 이들에게 있어 굉장히 자존심 긁히는 일이다.

-정치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목적이 무엇인가?

▲국회의장이 돼서 국회 개혁을 이루고 싶다. 의원들의 특권 폐지와 민심에 부합하는 유능하고 효율적인 국회를 꾸리는 것이다. 의회 수장으로서 집행부의 수장인 대통령과 대칭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견제와 협업을 동시에 이뤄나가고 싶다.

두 번째는 의원의 국제적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개별적인 지식을 얻는 것에 불과하고 어학도 부족하다. 매번 한미동맹을 강조하지만 미국 의원과의 네트워크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국회가 아쉽게 느껴진다.

각 나라에 특화된 정치인 육성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쌓기 위한 토대와 기초를 만들고 싶다.

-끝으로 국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민의를 대변하고 더 나은 사회 조건을 개선하는, 그래서 이상민이 하는 일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하겠지만 노력해왔다. 내년 총선서 지역구인 대전유성을에 출마할 계획이다. 지금은 첨단 과학기술이 좌지우지하는 시대인데, 이곳은 과학기술의 메카로 꼽히는 곳이다. 과학기술이 국정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연구자가 재능을 발휘해 몰입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싶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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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