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드러내는 이복현 금감원장 막전막후

‘윤석열 사단’ 막내 한동훈과 투톱?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금융감독원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연소·검찰 출신 수장이 입성한 이후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평도 나온다. 윤석열정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자리 잡은 금감원 원장에 관심이 쏠린다. <일요시사>가 그 행보를 쫓았다.

‘파격을 넘어 충격’.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발탁했을 때 정치권에서는 경악에 가까운 반응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한 장관은 문재인정부서 거듭 좌천당하면서도 검복을 벗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대권을 차지하자 많은 이들의 눈이 한 장관의 다음 행선지에 쏠렸다. 

총선 앞두고 
광폭 행보?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내 요직이 언급됐다. 검찰총장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섣부르다’는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선택은 그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검찰 조직을 관리·감독하는 법무부의 수장으로 앉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한 장관에게 힘을 실었다. 

‘깜짝 인사’에 대한 호응은 대단했다. 한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에 오르내렸고 그를 지지하는 이른바 ‘팬덤’도 생겼다. 취임 1주년에는 축하 꽃바구니가 법무부 계단을 가득 메웠다. 한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 등과 설전을 벌이는 등 관련 영상은 100만 조회수를 훌쩍 넘겼다. 

한 장관만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진 않지만 지명 당시 비슷한 강도로 충격을 안겼던 인사가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당시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였던 이 원장을 금감원장으로 임명했다. 검사 출신 법조인이 금감원장에 임명된 것은 1999년 금감원 출범 이후 최초다. 


1972년생인 이 원장은 경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사법고시 42회로 서울지검 남부지청을 시작으로 전주지검, 서울중앙지검, 춘천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다. 이후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사건 수사팀에 파견됐다.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2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을 거쳐 반부패수사4부장, 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과는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와 국정 농단 특검 수사에서 합을 맞췄다. 최순실 특검법 관련 수사팀에 파견됐을 때는 삼성그룹 승계 문제를 수사한 바 있다.

한 장관 등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측근으로 구성된 이른바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꼽힌다.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에 반발해 검복을 벗었다.

하이브·카카오 정조준
김범수 전 의장도 조사

이 원장은 지난해 4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올리고 사의를 표명했다.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나온 검찰 내 첫 사표였다.

그는 “경찰이 지상전에 능한 육군, 해병대라면 검찰은 F-16을 모는 공군 같은 기능”이라며 “무슨 이유인지 공군 파일럿이 미덥지 못하다고 수십년간 거액을 들여 양성한 파일럿을 다 내보내고 지상전 전문요원인 보병을 새로 교육시켜 나라를 지켜보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검수완박 법안을 비판했다. 


앞서 이 원장은 “껍질에 목을 넣는 거북이마냥, 모래 구덩이에 머리를 박는 타조마냥 사라져버리시는 분들을 조직을 이끄는 선배로 모시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김오수 당시 검찰총장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사의 표명 이후 2개월여 만에 이 원장이 금감원장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윤 대통령의 인선 과정서 검찰 출신이 득세하면서 ‘검찰 공화국’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서 금감원장에 사상 처음으로 검찰 출신을 앉힌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 원장을 임명하는 과정서 “(이 원장은)경제학과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이고 오랜 세월 금융수사 활동 과정서 금감원과 협업한 경험이 많다. 금융감독 규제나 시장조사 전문가이기 때문에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반면 변화무쌍한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뒤따랐다.

기대와 우려
상반된 평가

지난해 6월7일 취임 이후 1년4개월이 흐른 현재 이 원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모양새다. 검찰 출신 수장이 취임하면서 ‘금융검찰원’이 될 것이라는 안팎의 우려를 어느 정도 씻어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금융권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눈에 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 원장은 취임사에서 ▲금융시장의 선진화와 안정화 도모 ▲금융소비자 보호 ▲조직 내부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 원장의 재임 기간 동안 금융시장을 뒤흔든 사건·사고가 여럿 일어났다.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사태 등이다.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조성 사업을 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한 법원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일로, 그 결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크레디트 시장 등이 경색됐다. 

지난해 11월 흥국생명이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영구채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채권시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흥국생명의 행보는 ‘제2의 레고랜드 사태’로 불렸다.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채권시장이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외화채 발행까지 위축될 우려가 제기됐다.

통상 5년이면 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해외 채권자의 기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해결이 필요했다.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사태서 이 원장은 전방위적 대응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취임 1년 동안 금융권과 유관기관 간담회를 80회 가까이 소화한 점이 눈에 띄었다.

부산·대구·광주 등 지역 금융기관 방문을 포함한 금융권 간담회 56회, 금융위원장 회동 등 유관기관 간담회 9회, 출입기자 간담회 등 언론 공식 간담회 7회, 전통시장 방문 등 사회공헌 6회 등 총 76회의 현장 소통이 이뤄졌다. 역대 금감원장 가운데 최대다.


대체적으로
긍정 평가

반면 이 원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관치 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원장은 임기 초부터 금융권의 사회공헌 동참을 위해 상생금융을 강조했다. 문제는 이 과정서 은행권이 신규 가계대출 금리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금리를 일부 인하했는데 이를 두고 금융시장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금리에 금융당국이 관여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상생금융의 결과로 가계부채가 증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지난 17일 금감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리인하 등 상생금융의 효과는 고신용자에 집중됐다”며 “관치금융과 정치금융이 (금융 시스템을)흔들면 안 된다”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지적이 나왔다. 이 원장이 상생금융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이후부터 가계부채 총액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그 효과가 서민보다는 고소득층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해당 주장에 대해 이 원장은 “사실관계 분석 결과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현재 이 원장의 행보가 ‘진짜’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행보가 금감원 내부, 금융권 등에 집중됐다면 최근 들어 바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취임 1년 만에 금감원장으로서 연착륙했다는 평이 나오자 이제 ‘특수통 검사’ 기질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3대 사모펀드에 대한 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라임펀드가 다선 국회의원 등 일부 유력인사에 특혜성 환매를 해줬다고 발표하면서 정치권에 후폭풍이 일었다. 공교롭게도 3대 펀드 모두 문재인정부 인사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임 사태 환매 특혜 의혹은 민주당 일부 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다. 실제로 장하원 디스커버리 펀드 대표는 문재인정부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친동생이다. 옵티머스 펀드 수사 과정에서는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해당 측근은 사무실 임차보증금과 가구·사무기기 임차료를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금감원이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민주당 측은 ‘정치 탄압’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조직 다지고 바깥 행보?
특수통 검사 기질 나오나

이 원장의 광폭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룡기업’ 카카오를 정조준한 것.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던 카카오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 과정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출범 4년 만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수사를 위한 조직으로 2019년 7월에 공식 출범했다. 금감원 소속 직원으로 구성됐고 검찰 지휘를 받아 경찰과 같은 수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던 금감원 특사경은 최근 아이돌그룹 BTS와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수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연예기획사 하이브 직원을 검찰 송치한 데 이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 특사경은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 가운데 배 대표에게만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배 대표 등은 지난 2월 SM 경영권 인수전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금감원에 출석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아직은 이르지만 시세조종 의혹이 처벌로 이어질 경우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서 손을 떼야 할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카카오 수사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카카오에 대한 법인 처벌 여부 등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불공정이나 불법이 있을 경우 정부 당국이 적절히 대응한다는 명확한 시그널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특사경의 카카오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 배경에는 ‘이복현 스타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수통 검사 시절 경제범죄 수사 경험과 전문성이 금감원 특사경이 움직일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총선 노리나
일단 선 그어

하이브, 카카오 등 금감원 특사경이 조준하고 있는 수사 대상의 체급이 커지면서 이 원장의 존재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그 방증으로 이 원장은 한 장관과 함께 내년 총선 출마설이 불거지는 중이다. ‘정치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차출설은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일단 이 원장은 “내년까지는 금감원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선을 그은 상태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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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