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국힘 ‘수산물 오찬’ 독일까? 득일까?

김기현 “왜 먹거리 논란인지 의문…괴담 세력” 비판
온라인에선 “후쿠시마 산이면 인정” 불편 목소리도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서 인접국인 한국, 중국의 반일 감정이 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9일,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연찬회 뒷풀이 오찬 장소로 인근 횟집을 찾았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찬은 인천 소재의 한 횟집을 찾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국내 수산물의 소비 진작과 어려움을 겪는 수산업계 종사자들의 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이날 오찬서 김 대표는 “우리가 늘 평소에 먹으러 가는 먹거리가 왜 이렇게 자꾸 논란이 되고, 무엇을 먹으러 가느냐가 사회의 관심사가 되는지 매우 의문”이라며 “평범한 일상생활을 망가뜨리고 먹거리 문제를 터무니없는 괴담으로 덮어씌우는 세력이 우리 사회를 정상에서 비정상으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에 왔으니 당연히 연안부두에 와야 하고, 생선을 먹는 게 당연한 건데 이 당연한 게 이상하게 생각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건 잘못된 사례”라며 “아무리 괴담으로 덮어씌워도 국민들은 무엇이 진실이고 과학이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아신다”고 언급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연찬회를 마치고 상임위원회별로 횟집에 가서 점심을 먹은 뒤 해산하기로 했다. 우리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수산물)소비를 촉진시키고 안심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와서 좀 먹으라고 하라. 4~5년 뒤에 먹어도 되고 지금 먹어도 된다”고 거들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지도부를 제외한 자당 의원들은 소속 상임위별로 근처 횟집서 오찬을 가졌다. 이날 오찬에는 민어회, 홍어, 오징어숙회, 전복 등이 올라왔으며 음주는 하지 않았다.

이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후쿠시마 오염수 사태와 같은 선동정치로 국민을 혼란과 고통에 빠뜨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가짜 뉴스, 괴담 등 선동정치에 강력 대응하되 정쟁을 지양하고 민생을 우선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난 6월 부산 해운대 방문 당시의 ‘세슘 발언’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표는 6월3일, 부산 서면을 찾아 “해운대 아름다운 바다에 수백만명이 와서 즐기는데 세슘 같은 이름도 기억하기 어려운 핵 방사능 물질이 섞여있다고 하면 누가 오겠느냐?”며 “바다가 오염되면 김밥은 대체 어떻게 만들 거냐”고 질타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한반도 영토와 바다를 더럽히는 오염수 방출은 절대 안 된다고 천명하라”며 “안전성 검증 없는 해양 투기는 절대 반대한다. 철저한 안전검증을 시행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같은 날 민주당은 닭칼국수, 돼지 삼겹살 등의 육류를 연찬회 오찬 메뉴로 정했다.

지난해 국민의힘은 정기국회를 앞둔 8월25일, 충남 천안시 소재의 재능교육연구원 연찬회서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 주스와 한식으로 오찬을 가졌던 바 있다. 


정가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들의 수산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과 어업 종사자들의 고충을 헤아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 여야 정당들의 연찬회 오찬 메뉴가 무슨 대단한 기삿거리도 아니고, 시쳇말로 서민들에게는 ‘아무 관심 없는’ 소재일 수도 있다. 집권여당 지도부가 연찬회 오찬서 활어회를 먹는 모습은 과연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까?

현재 온라인을 통해 형성되고 있는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한 분위기다. 그에 대한 배경은 크게 ▲문재인정부 시절이었던 2020년 국정감사 당시 김 대표의 오염수 방류 관련 발언 ▲시기적 오류 및 상관관계 등의 2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김 대표는 지난 2020년 10월26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알프스(ALPS)라고 하는 다핵종 제거설비를 예고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삼중수소, 트리튬이 남아 있고 이 물질들은 각종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국제소송과 가처분 신청도 해야 할 것이고 적어도 오염수 배출을 방지하기 위한 국회 요구안에 외교부가 찬성하는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이듬해 4월13일, 일본 정부가 각료회의서 오염수를 2년 뒤에 바다로 방류하기로 결정하자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당 차원서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같은 달 29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 규탄 및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한 결의안을 내기도 했다.

해당 결의안에는 “후쿠시마 오염수엔 인체에 치명적인 삼중수소를 비롯해 60여종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있는데 완전히 제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은 그해 6월29일, 대안 반영으로 폐기됐다.

당시 제안자에 이름을 올렸던 의원들은 조태용·강대식·김기현·김석기·김성원·김태호·박대수·박진·이태규·전봉민·정진석·정찬민·지성호·최형두·태영호·한무경으로, 민주당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모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었다.

같은 해 6월11일엔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이 제안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 규탄 결의안’도 같은 달 29일, 대안 반영으로 폐기됐다. 당시 결의안에는 강민정·최강욱(열린민주당)·권은희(국민의힘)·류호정·배진교·심상정·이은주·장혜영(정의당)·용혜인(기본소득당)·이규민·인재근(민주당)·조정훈(시대전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당시 문정부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입회하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방류를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여당이었던 민주당 입장에선 IAEA 결과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굳이 나서서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천명했던 바 있다.

또 활어회 특성상 일본 오염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회를 먹으면서 “국내 수산물이 안전하다”며 수산물 소비를 촉진시키겠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들린다.


학계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가 국내 바다에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이르면 7개월, 늦더라도 7~10년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이 같은 학계 시뮬레이션 결과를 감안한다면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잡히는 국내 수산물만큼은 방사능 오염수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해석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정부여당 지도부 및 같은 당 의원들은 ‘수산물 소비 촉진’ ‘어업 종사자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연찬회 자리서 굳이 회를 선택했다. 그런 이유라면 오히려 민주당과 손잡고 오염수 방류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서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했어야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지금 먹는 게 방사능이 있겠느냐’는 제목의 글에 “연안부두 가서 회 먹었는데, 방류한지 며칠 됐다고 (수산물에)이상이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해당 글에는 “저기에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넣어줘야 하는데…” “후쿠시마로 장기 연수 가서 체험도 하고 먹방도 하면 좋을 듯” “후쿠시마 가서 활어 먹고 와야 국민들이 믿지 않겠느냐” “저거 다 쇼.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후쿠시마 앞에서 잡은 신선한 회를 먹으면서 홍보해야지. 이게 뭐하는 거냐?”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다수 달렸다.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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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