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건희 컬렉션’이 전라도에 상륙한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 17일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 조우’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지역 순회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2020년 작고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컸다고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의 기증품으로 구성된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 조우’는 전남도립미술관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다. 2021년에는 기증받은 19점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대구미술관 기증작까지 폭을 넓혀 총 43명 작가의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의 말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가 표현한 그림의 주제와 작가 노트의 흐름에 따라 3개의 주제로 나뉘어 구성됐다. 전시 1·2·3부의 주제는 작가의 에세이집이나 화문집의 구절서 선별‧발췌한 것이다.
전남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창작의 고통과 희열이 담긴 작가의 글을 통해 관람객이 작가의 시상과 예술적 영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작품뿐만 아니라 풍성한 아카이브 자료를 전시장 곳곳에 배치해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1부 ‘자연을 벗하여’는 “자연을 벗하는 사람은 항상 정온한 마음으로 있는다”는 김기창의 말에서 발췌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포착해 각자의 방식으로 자연을 예찬했던 구상 구도의 회화와 조각이 배치됐다.
2021년 이어 두 번째
작가 43명 작품 60여점
대자연서 얻은 감흥을 해석한 유영국, 자연서 온 이미지를 아름다운 시상으로 표현한 김환기, 맑고 따뜻한 남도의 정취를 포착한 오지호, 산수에 관한 경험을 자유로운 선과 색으로 물들인 수묵화가 이상범, 허백련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부는 ‘삶과 예술의 사이에서’를 주제로 삼았다. “삶과 예술의 중간서 자연을 이해한다”는 장욱진의 말에서 따왔다. 현실의 세계로 밀착해 일상으로부터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는 방식 등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전시에선 인물을 진실되게 담아낸 박수근·이중섭·장욱진과 인간이 사회와 마주한 실존을 성찰한 김영주·류경채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 강인하고 응축된 형태로 인물상을 표현한 권진규의 조각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3부의 주제인 ‘초월과 창조를 향하여’는 곽인식의 말에서 착안했다. 곽인식은 “예술은 표면을 추구하며 표면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부는 재료와 양식이 새로운 것에 관한 실험을 전제로 한 독창적 작품으로 구성됐다.
재료의 물질성과 형태의 근원에 집중한 김종영, 김정숙의 조각 작품과 함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관념적 작품세계를 펼친 이응노·하인두·문학진·방혜자 등의 추상회화를 전시한다.
주제로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우리 문화재와 미술품에 관한 사랑을 함께 나누고자 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숭고한 뜻을 기려 마련된 전시”라며 “이번 전남도립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전시는 전남 출신 근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있다. 또 이들 작가가 생전에 남긴 자료를 함께 선보여 그간 도립미술관이 쌓아온 수집, 연구 노력도 함께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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