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전도?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등 솔루션 프로 단상

하정훈 원장 “소수 얘긴데 다수가 세뇌되는 것”
누리꾼들 “극단적·자극적 소재 불편” 폐지론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8일, 서울 서이초교 20대 여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교권이 붕괴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등 솔루션 육아 프로그램으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나흘 전이었던 지난 14일, 오은영 박사는 <금쪽같은 내 새끼> 말미에 작금의 교권 위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안쓰럽다”고 위로했다. 이날 방송엔 학급 친구들은 물론, 담임교사와 교감에게까지 폭언을 일삼는 금쪽이에 대한 솔루션이 소개됐다.

초등학교 2학년의 금쪽이로 인해 담임교사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오은영 박사는 학부모들에게 교사들에 대한 지지와 신뢰를 당부했는데 되려 그의 훈육법에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면서 기다렸다는 듯 그의 소셜미디어엔 “이제 TV에 그만 나오셔라. 교권 추락에 한몫 하셨다” 등 책임을 묻는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지난 26일에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오은영 박사가 학부모들 여럿을 망친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면서 논쟁이 일기도 했다. 글 작성자는 “체벌 없이 오냐 오냐 받아주고, 남 불편하게 하고 피해 주는 일까지도 존중해주고 공감하니 아이들 버릇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오 박사에게 책임을 돌렸다.

같은 날,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다른 육아 전문가가 본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안 그래도 낮은 출산율이 국가적 문제가 되는 상황서 멀쩡하고 정상적인 아이들의 육아를 보여줘 쉽고 재미있다는 걸 알려줘도 모자랄 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 작성자 A씨는 “맨날 말썽부리고 정신병원 가는 아이들만 보여주니 누가 애를 낳으려고 하겠느냐?”며 “평범하고 일상적인 육아 방송은 없고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돌아왔다>처럼 비현실적이거나 금쪽이처럼 자극적이거나 그저 시청률에만 집착해서 극단적으로 방송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글에는 “아이들 나오는 프로그램 자체를 보지 않는다. 부모가 오은영 솔루션을 볼 필요 없이 상식선에서만 키워도 다들 잘 자란다. 일부 안 되는 애들만 정신의학과 상담치료 받으면 된다” “금쪽이도 그렇고 연예, 결혼 등 예능프로그램이나 방송들도 그렇고 자극적이고 극단적으로만 보여주니 아이를 낳는 건 둘째 치고 결혼이나 하겠느냐?” 등 솔루션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 댓글이 잇따랐다.

한 회원은 “오은영은 요즘 광고도 많이 나오던데…현실에 가까워야 할 내용의 방송이건만, 너무 설정이 들어가 있고 자기들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두어 번 보고 바로 채널을 돌렸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저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정상적이지 않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고, 반려견 프로그램이 많아진 이유도 관리가 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반려견과 반려견 주인이 많아지기 때문”이라며 “더 늦기 전에 육아 방법을 배워야 한다. 단순히 자꾸 보면 아이 낳기를 무서워한다는 게 아니라, 자꾸 보여줘 그렇게 해선 안 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연 사나운 개를 보여준다고 반려견 인구가 줄어들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반면 “똑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은 게 사실이다” “육아가 힘든 건 다 아는 사실이고 솔직히 아이 키워본 사람들은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 “오은영 박사가 가르치는 것은 아이가 문제가 아닌, 부모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걸 소아과 전문의가 저런 식으로 평가해선 안 될 것 같다” “저 선생님, 말씀도 잘하시고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육아에 도움이 된다” 등 옹호 댓글도 달렸다.

또 자극적인 콘텐츠와 주제, 설정으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한쪽으로 특화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회원은 “진짜 문제다. 방송 시청률만 올리기 위해 자극적이고 사회에 소수가 겪고 있는 문제만 부각시킨다. 이혼, 좀 특이한 육아 문제, 아이 안 낳고 개와 고양이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들은 “볼 때마다 짜증이 난다. 안 본지 오래됐는데 그냥 폐지가 답” “극 공감한다. 방송이 사람들을 다 망쳐놓고 있다. 채널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볼거리가 생겨야 하는데 자극적인 내용들만 난무하고 있다” “진심 폐지해야 한다. 치료할 아이들 데리고 장사하는 거 아니냐” “돈과 시청률에 미친 방송 관계자들의 합작품” 등 폐지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프로는 이른바 ‘황금 시간대’인 매주 금요일 오후 9시30분에 방송되고 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다양한 고민을 함께 풀어보는 오은영 박사의 전 국민 멘털 케어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방송 취지는 ‘멘털 케어’라고 밝혔지만, 정작 솔루션 대상인 아이들의 욕설이나 폭행 등 자극적인 장면들이 주를 이루면서 문제 해결이 아닌 시청률에 매몰돼 주객이 전도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도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신과 의사라면 노력해도 바꾸기 어려운 아이가 있고, 상당수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런 노력에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는 그런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도 프로그램은 흥행 내지 권위를 위해 의도적인 건지, 아니면 은연중에 그러는지 환상을 유지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한 회원은 “결혼, 연애 방송만 봐도 어차피 방송용이고 각본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져 보지 않는다. 육아프로그램도 마찬가지고, 저분(하 원장) 말씀이 지극히 맞는 말”이라며 “저러니 아이도 안 낳으려고 하고 결혼도 안 하려고 하는 것이다. 세뇌시킨다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 원장은 유튜브 채널 ‘IMtv 아이엠티비’에 ‘요즘 육아 컨텐츠가 대세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문제가 있는 애들을 위한 건 정말 필요하다”면서도 “문제가 뭐냐면 일반인들이 자꾸 질병있는 아이들을 보게 되면 ‘육아가 힘들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답했다.

하 원장은 “요즘 엄마들에게 물어보면 육아가 쉽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쉽고 재밌게 키우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 너무 어려운 것만 계속해서 방송에 나오고 있다”며 “이건 환자를 위한 소수의 이야기인데 마치 다수처럼 돼서 ‘세뇌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은영 박사의 육아와 다른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정상 아이들의 육아법이(필요하다)라는 것이다. 정상 아이들의 육아법은 다르다”며 “정상 아이들을 키우는 분야를 다루는 게 소아과로 문제 있는 아이들은 또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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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