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지지 않는 새마을금고 논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07.21 08:49:29
  • 호수 14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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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장담 못 하는 심폐소생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상승과 예금 인출 사태로 금융권이 휘청이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안심하라며 설득에 나섰다.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수료 비리 의혹 등이 불거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방만 경영도 재조명된다. 올해만 성추문 등 사건 사고가 23건에 달한다. 행정안전부는 반성의 기미는커녕 “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불황으로 핑계 삼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지난 4일, 경기도 남양주시 동부새마을금고 호평지점서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했다. 대출 부실로 같은 지역에 화도새마을금고와 합병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고객들은 예·적금을 해지하기 위해 해당 지점에 몰렸다. SNS 등을 통해 새마을금고가 위험하다는 소문이 퍼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치중한 결과라는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

PF 대출 
치중 결과

부동산 PF시장 후발주자였던 새마을금고는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6.18%까지 솟았다. 특히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대출 위주인 기업대출 연체율은 역대 최악인 9.63%에 달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불안심리는 지난 2일 절정에 이르렀다.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이 눈에 띄게 줄면서 시작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258조2811억원이다. 지난 2월 말 265조2700억원에 비해 약 7조원 감소했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5.34%)도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1분기 기준 상호금융 전체 연체율(2.42%)을 2배 이상 웃돌았다. 내부서 파악한 지난달 기준 잠정 연체율은 6.4%에 달한다.

새마을금고는 “기존 고객이 가입한 상품의 만기로 예금이 빠져 지난 3~4월 금고 예금 잔액이 잠시 감소했다”고 안심시키면서 “5월부터는 상승세를 회복했다”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국민적 불안감으로 번져 진화작업은 어려워졌다.

새마을금고의 감독 관할 기관은 행정안전부다. 행안부는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을 낮추겠다고 특별대책을 발표했으나 되려 “오죽하면 정부가 나서나”는 등 불안심리만 키웠다. 행안부는 연체율이 높은 금고 100개를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중 연체율이 10%가 넘는 30개 금고에 대해서는 특별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70개 금고에 대해서는 특별점검을 결정했다. 필요하면 통폐합도 고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5일엔 기획재정부도 동참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부실한 금고는 우량 새마을금고서 인수·합병을 통해 예·적금 100%를 이전해 보호한다”고 달랬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서울 종로 교남동 새마을금고를 직접 찾아 “안심하고 새마을금고를 이용하셔도 된다”며 예금 가입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이튿날엔 행안부, 기재부, 금융위, 금감원, 한은이 컨트롤 타워인 범정부 대응단이 꾸려졌다. 새마을금고 지점이 합병하더도 고객의 모든 예금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또 예·적금을 다시 예치하면 비과세 혜택과 당초 약정이율을 복원하겠다고 했다.

곪을 대로 곪은 게 결국 터졌다
급한 불 끄기 나선 정부 대책은?

지난 7일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종로구 새마을금고 본점을 찾아 6000만원 신규 예금을 가입했다.

불안감만 키웠다는 지적에 행안부는 자세를 바꿨다. 이날 행안부는 연체율이 높은 새마을금고 30곳에 대한 특별검사 계획을 연기했다. 같은 날 범정부 대응단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뱅크런서 돌아온 재예치 건수는 이날 3000건을 넘었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상호금융권의 규제 강화에 나섰다. 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조합은 각 조합원의 자금을 예탁받아 빌려주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탄생 배경은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하기 위함이다. 직능 중심 조합으로는 농협·수협·축협 단위조합과 산림조합이 있다. 지역 중심 조합으로는 신용협동조합(신협), 새마을금고가 있다. 관리·감독하는 주무 부처는 모두 다른데, 신협은 금융당국이 맡는다. 전문성으로 보면 금융위가 관리해야 한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행안부가 중점적으로 맡고 있다. 이에 따라 행안부의 관리·감독 부실이 꾸준히 제기됐다. 새마을금고에 대한 감독을 금융위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미다. 

행안부는 “새마을금고는 설립 취지가 달라 행안부 관리가 필요하다”며 “지역사회 공헌과 서민금융 지원의 목적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민금융 지원이라는 행안부 입장은 실상과 달랐다.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이 가계대출을 뛰어넘어서다. 새마을금고 통계에 따르면 햇살론 등 공공대출은 2010년 말 기준 1조6302억8000만원서 2020년 말 6988억4700만원으로 급감했다. 약 57%로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의 총자산은 90조7774억원서 209조1199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반면, 기업대출은 최근 5년 새 급격히 늘었다. 2017년 말 기준으로 기업대출액은 18조367억6700만원이었다. 올해 기준으로는 111조6000억원으로 5배 이상 불어났다. 

“뱅크런
막아라”

논란에 휩싸인 연체율 역시 기업대출서 발생했다. 심지어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1.65%로 비교적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관련 대출금 회수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9.63%로 높은 수준이다.

탄생 배경이 서민금융 지원이라는 행안부 입장이 무색할 정도다. 행안부의 전문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리·감독을 금융위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새마을금고의 대응이 한발 늦었다고 지적한다. 같은 상호금융권조차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신규 공동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PF 신규 대출을 중단하도록 지도했다.

이에 지역 농·축협, 신협 등 발을 맞췄던 반면, 새마을금고는 취급한도를 축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새마을금고만 행안부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논란이 일자 행안부는 “우리가 오히려 더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고 반박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통감하기보다는 권한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감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2020년에는 신용사업과 공제사업의 감독을 금융위와 협의하도록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했다. 최근 개정된 법은 금감원장 등에게도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는 미봉책에 가깝다. 발 빠른 대응이 어렵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새마을금고법 일부 개정안’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 의원은 제안 이유로 “새마을금고의 경영건전성 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2021년 1월 발의된 이후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머물러 있다. 

행안부가 기득권 유지 차원서 감독권을 고집한다는 해석도 있다. 행안부 외풍은 새마을금고의 인사권에 영향을 줄 정도다. 실제로 새마을금고 인사추천위원회 위원 7명 중 1명을 행안부 장관이 중앙회장과 협의를 거쳐 추천한다. 9명 이상 13명 이하로 구성되는 예금자보호준비금 관리위원회에도 행안부 장관이 3명을 지명한다.

이사장의 
절대권력

게다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예산 승인 권한도 행안부 장관에게 있다. 최근 공포된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에는 행안부 장관이 임원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반면, 행안부가 감독할 명분으로 제시한 지역금융 기능은 약화됐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비수도권 자산 비중은 2012년 61.8%서 2021년 54.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신협은 68.6%서 66.8%로 1.8%p 감소에 그쳤다. 새마을금고의 비수도권 대출 비중은 2012년 63.2%서 2021년 55.5%로 낮아졌다. 

신협은 70.0%서 67.0%로 3%p 떨어졌고, 농협은 60.4%서 62.3%로 오히려 1.9%p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새마을금고의 방만 경영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행안부엔 새마을금고를 관리할 금융 전문가도 없다. 심지어 행안부 공무원 10명이 전국의 새마을금고 4000개를 관리한다.

지역 단위 경제에 이바지해온 역사적 배경과 달리 지방 금고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0년 기준 1480개였던 금고 수는 지난달 기준으로 1293개까지 감소했다.

일각에선 “지역별 금융 수요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새마을금고가 지역경제를 위한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양철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상근이사도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신 전 상근이사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서 “새마을금고는 고수익을 좇는 조직이 아니다”며 “부동산 PF 투자도 상생이 아닌 수익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지역 자금은 지역을 위해 쓴다는 원칙만 지켜도 이번 사태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새마을금고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올해만 23건
횡령·사기는 시중 5대 은행과 맞먹어

무분별한 영업행위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전국의 새마을금고서 올해만 23건의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감정가격 과다평가 대출’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대출 등 관계형 비위’가 12건으로 드러났다. 직장 내 괴롭힘도 다양했다. ‘폭언이나 폭행’ ‘성희롱을 포함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이 9건이었다.

이 밖에 ‘횡령’ ‘직무관련 투자’ ‘출퇴근보조비 중복 수령’ ‘부정 환전을 통한 차액 편취’ ‘목적 외 예산 사용’ 같은 금품 관련 8건 등이었다.

이는 개별 금고 이사장의 막강한 지배구조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새마을금고 사건사고는 다른 상호금융권과 비교해 건수나 피해액이 큰 수준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새마을금고 임직원의 횡령은 총 60건에 피해액만 385억5800만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농협은 60건·154억원, 신협은 58건·78억원, 수협은 20건·53억원 등이었다.

올해는 지역 금고뿐만 아니라 중앙회서도 비위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은 지난 3월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팀장급 직원 A씨를 구속했다. 지난 6일에는 박차훈 중앙회장의 측근인 류혁 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임직원이 저지른 횡령·배임 등 사고는 수년간 발생해왔다. 행안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횡령·배임·사기·알선수재 사고는 85건으로, 피해 금액은 640억9700만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의 금융사고 건수는 총 210건에 불과했다. 피해액은 1982억원으로 한 곳당 약 40건, 400억원 안팎이었다.

전문가들은 이사장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이 이번 사태의 일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무리한 대출을 실행한 건 관리·감독 부실이다. 행안부도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관리감독 부실
행안부도 책임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서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시중 은행보다 20배 높다.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며 “새마을금고 관리주체를 현재 행정안전부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소관부처로 바꾸고 금융기관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책임감을 통감하고 해결에 나선 모습은 다행스럽다. 새마을금고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철저하게 감독할 명분도 주어진 셈이다. 정부는 행안부 관리 부실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 금고 이사장 각자의 막강한 권한도 손질할 때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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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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