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국내 출간 이후 ‘회피형 인간’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수많은 독자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인간관계·심리학 도서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의 최신 개정판이 출간됐다. 혼자 있는 게 더 편한 사람,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사람, 상처받을까 봐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않는 사람, 속마음을 털어놓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는 사람,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책임이나 속박을 싫어하는 사람,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사람.
이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회피형 인간의 특징으로 얼핏 보면 점점 개인주의화돼가는 요즘 사람들의 특징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이런 사람이 더욱 많아졌고, 또 더는 혼자 커피를 마시거나, 영화를 보거나, 장을 보거나, 밥을 먹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돼버렸다.
꼭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대부분 현대인은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결혼이나 출산을 하려고 하지 않으며, 책임이나 속박보다는 자유를 선호한다. 이 같은 사회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1인 가구의 비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15. 6%이던 1인 가구 비율이 2010년에는 17.5%로 늘어났고 20 20년 31.7%에 이르렀다. 많은 학자가 앞으로도 1인 가구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집단의 문화서 개인의 문화로 바뀌는 것이 그토록 큰 사회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오카다 다카시는 이러한 사회 트렌트가 사회 유지 관점서 봐도 매우 위험하다고 진단한다.
결혼율과 출산율이 이런 식으로 꾸준히 줄어든다면 종국에는 인류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논리다. 또 타인과 친밀한 관계 맺는 것을 싫어하고 진심을 나누지 않다 보니 진정한 친구가 없는 사람들, 감정적으로 쉽게 상처받으며,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칩거해버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보다 질적으로 낮은 삶에 만족해버리는 것도 큰 손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회피형 인간이 점점 더 늘어나는 걸까?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는 바로 그 이유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그들이 지금보다 더 편안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2013년 일본에서 출간된 이후 아마존 심리 분야 1위, 아동 의학 분야 1위에 오른 바 있다. 2015년 2월에는 일본의 유명한 시사 보도 프로그램 NHK <클로즈업 현대〉에 ‘청소년 범죄와 애착 장애의 관계’에 관한 내용이 방영되면서 크게 주목받았고, 현재까지 심리 분야 베스트 순위에 여전히 올라 있다.
국내에도 2015년 소개된 이후 자기계발 인간관계 분야 베스트 순위에 여전히 올라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도 회피형 인간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2022년 개정판에 해제를 쓴 가족치료 전문가인 이남옥 교수에 따르면 임상 사례에서는 방임보다는 과도한 사랑 때문에 회피형 인간이 된 사례가 훨씬 더 많고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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