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25일, 강원도 고성군 소재의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에 가겠다며 오토바이로 제진검문소를 통과하려던 남성을 향해 공포탄이 발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경 A씨 등 3명 남성은 검문소를 지키던 초병에게 통일전망대를 가겠다며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통일전망대는 민통선 안쪽에 있는 데다 출입을 위해선 비무장지대(DMZ) 출입사무소에 사전 출입신고까지 마쳐야 하는데 이들은 해당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또 현행 규정상 오토바이는 민통선 안으로의 출입 자체가 제한돼있다.
군 당국 관계자는 “초병의 통제에 불응해 욕설과 위협을 가하면서 오토바이로 강압적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를 제지하는 과정서 매뉴얼에 따라 공포탄으로 경고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A씨 등은 군 당국의 설명과는 달리 무리하게 진입을 시도하지 않았을뿐더러, 제지에 순응해 기수를 돌리는 과정서 초병이 갑자기 총을 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오토바이 시동을 끈 상태서 되돌아가기 위해 움직이던 중 총이 발사됐으며 갑작스런 총성에 적잖이 놀랐다는 입장이다.
누리꾼들은 해당 언론 보도를 접한 뒤 군 당국 쪽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초병 표창해줘야 한다” “가게 놔둬보지. 넘어간 뒤에 어떻게 되나 구경하게…” “본인들이 피해자라고 인터뷰한 영상 보니 설명 듣고서 얌전히 돌아서 가는데 뒤에서 갑자기 공포탄을 쐈다고 한다. 그것도 앞바퀴 쪽에 쐈다더라” “곧 킥라니(킥보드 이용자+고라니의 합성 신조어)들 등장하겠군요” 등의 A씨 일행을 성토하는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8월7일에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인근서 육군 모 부대 초병과 농민이 출입 문제로 승강이를 벌이다가 공포탄이 발사되는 사건이 발생했던 바 있다.
당시 군 당국에 따르면 민통선에 경작지를 소유하고 있던 농민은 출입 절차가 까다워 출입이 지연되자 초병의 총기를 붙잡고 흔들었다. 이에 초병이 공포탄을 1발 발사했고 농민의 배 부위에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화상을 입는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기도 했다.
고성군에 따르면 민통선 이북 지역을 출입은 영농인의 경우 오전 6시30분~오후 7시까지(하계), 오전 7시~오후 6시(동계)로, 안보관광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제한돼있다.
영농, 공사 등의 상시출입자는 적색 모자 착용을 원칙으로 하며 기타 사유 발생 시 눈에 띄는 형광색 조끼 등을 착용하고 출입해야 한다.
또 승인된 도로 외 소로길 등은 군사작전에 지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엄격하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현행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은 민통선 이북지역 내 오토바이, 자전거 등 이륜차량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단, 단체행사 및 그룹 흉태의 출입의 경우 관할 부대장(사단장) 승인 하에 출입이 가능하다.
한편, 군 당국은 이날 공포탄을 발사하는 등 대응수칙을 수행했던 초병들에 대해 포상휴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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